2021.4.13 한화 vs 삼성 1회말 규칙 설명
지난 4월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vs 삼성의 경기에서 1회말 특이한 상황이 발생했다.
상황은 이렇다.
1회말 1사 만루, 타자 이원석.
1. 이원석의 평범한 우익수 뜬공 타구를 우익수가 잡았다가 떨구었다.
2. 모든 주자는 진루를 시도했다. 하지만 이때 1루심은 타자주자 플라이아웃 판정을 내렸다.
3. 우익수는 2루 커버를 간 유격수에게 송구, 2루심은 1루주자 포스아웃 판정을 내렸다.
4. 한화 야수는 2루에서 아웃이 2아웃째로 착각, 2루주자를 잡기 위해 3루로 송구했다.
5. 유격수의 송구를 받은 3루주자가 2루주자를 태그 하며, 2루주자가 3루에서 태그아웃되었다. 하지만 태그아웃이 되기 전에 3루주자는 홈을 먼저 밟아 득점했다.
그 결과, 득점인정 및 공수교대가 되었다.
1아웃 만루에서 심판은 3개의 아웃카운트를 선언했다.
어떻게 된 것일까? 상황을 하나하나 분리해 짚어보자.
상황 1.
일반적으로 4심제 심판 로테이션 상, 우익수쪽 뜬공타구는 1루심이 타구를 쫓고 판정을 내린다. 2루심은 1루심이 내리는 판정에 따라 그에 맞는 후속판정을 내린다. 즉, 2루심은 1루심의 판정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사진에서 보듯, 3루주자는 볼이 야수에게 닿는 순간에도 리터치를 하지 않고, 홈으로 출발했다.
상황 2.
1루심은 이 타구에 대해 타자주자 아웃을 선언했다. (잘잘못은 뒤에 가린다.) 따라서 모든 주자는 귀루해야만 한다. 하지만 2루심은 타구를 노캐치로 판단, 우익수 - 유격수로 이어진 2루 송구에 대해 1루주자에게 포스아웃 판정을 내렸다.
한화 야수들도 당연히 노캐치라 판단해 1루주자 포스아웃 후, 3루로 달리는 2루주자를 잡기 위해 3루로 송구. 2루주자가 3루에서 태그아웃 판정이 내려졌다. 이 사이 3루주자는 먼저 홈을 밟았다.
하지만 1루심은 사진에서 보듯, 플라이 아웃을 판정했기 때문에 모든 야수들은 귀루해야하며, 수비자는 리터치에 대한 어필 혹은 주자를 태그해야 한다. 따라서 2루심의 포스아웃 판정은 무효가 된다.
3루로 향하는 2루주자가 태그아웃 처리됨에 따라 제 3아웃이 선언되었고, 한화 야수들은 3루주자에 대한 특별한 어필을 하지 않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주심과 3루심은 1루심의 판정을 정확히 인지했으며, 이에 맞는 적절한 판정을 내렸다.
상황 3.
한화 3루수는 2루주자를 잡기위한 태그플레이는 했지만, 3루주자 리터치 빠른 부분에 대한 어필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바로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상황에 대한 결론
심판 - 1루심의 판정을 2루심이 체크하지 않고 스스로 판단해 빈 곳에 판정을 내렸다. 3루심, 주심은 정확히 인지 후 그에 맞는 판정을 내렸다.
한화 - 1루심의 판정을 누구도 체크하지 않았다.
삼성 - 1루심의 판정을 누구도 체크하지 않았다.
어필아웃이란, 말 그대로 심판 판정 혹은 플레이 결과에 대한 항소(抗訴)를 함으로써 이의를 제기하는 것을 말한다. 어필아웃의 범위는 야구규칙 5.09 아웃 (c)항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플라이 볼이 잡힌 뒤 주자가 본래의 베이스를 리터치하기 전에 몸 또는 그 베이스를 태그당하였을 경우
⑵ 볼 인 플레이 때 주자가 진루 또는 역주하면서 순서로 각 베이스에 닿지 못하고 몸 또는 밟지 않은 베이스를 태그당하였을 경우
⑶ 주자가 1루를 오버런 또는 오버슬라이딩한 뒤 곧바로 되돌아오지 않아 몸 또는 베이스를 태그당하였을 경우
⑷ 주자가 본루에 닿지 않았고 닿으려는 노력도 하지 않아 본루를 태그당하였을 경우
이 외에도, 부정위타자 등 다양한 상황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어필아웃은,
1. 투수가 다음 투구를 하기 전 또는 다른 플레이를 하거나 플레이를 시도하기 전에 하여야 한다. 이닝의 초 또는 말이 끝났을 때는 수비 측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떠나기 전에 어필하여야 한다.
2. 어느 주자에 한 어필인지 를 명시해야 한다.
3. 심판원이 어필로 인식할 수 있도록 확실하게 말 또는 행동으로 표현하여야 한다. 선수가 공을 손에 쥐고 베 이스에 맥없이 서 있는 것만으로는 어필이 성립되지 않는다.
4. 반드시 선수가 베이스를 찍거나 주자를 태그하는 등의 행위로 어필해야 한다.
즉, 수비자는 어떤 주자를 아웃시키려는 것인지 정확하게 인지하고 어필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필 플레이는 명백한 ‘제4아웃’이 있음을 심판원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 플레이다. 제3아웃이 성립된 후라도 수비 측은 그보다 유리한 어필 플레이가 있으면 그쪽을 택해 먼저의 제3아웃과 바꿀 수 있다.
어필 플레이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무실점으로 상황을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어필플레이는 선수가 그라운드(페어지역)를 떠나기 전에 해야된다는 것이다.
심판의 판정이 옳았건 그렇지 않았건, 위 상황은 1루심의 판정을 보지 않고 플레이한 한화 야수진의 실책이다.
만약, 타자주자의 타구가 플라이아웃이 선언된 것을 알았다면 3루주자 리터치에 대한 부분을 어필해 제 4아웃 판정을 받은 후, 2루주자의 태그아웃(제 3아웃)과 교환해 실점을 막을 수 있었다.
1루심의 판정을 본 사람은 주심과 3루심이 유일했다. 경기에 참여한 이들 중 유이하게 그들만 1루심을 체크했고 정확하게 본인들의 임무를 수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심판은 문제
1루심의 판단은 그 어떤이가 보더라도 문제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 포구가 이뤄지는 동작과 그 다음 동작으로 이어지는 동작에서 공을 떨궜다면 조금 얘기가 다를 수 있지만, 타구는 우익수의 글러브에서 단 0.1초도 머무르지 못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 타구에 대해 '노캐치'가 아닌 '플라이 아웃'을 선언한 1루심의 생각을 물어보고 싶다. 어떤 이유에서 그런 판단을 내리게 되었는가.
2루심도 마찬가지다. 타구가 뜨는 순간 심판들은 각자 눈을 마주치며 누가 타구를 쫓을것인지 순간적으로 약속을 내린다. 대부분 약속된 움직임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로 눈 마주치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왜냐하면, 예외적인 상황이 분명히 존재하고, 타구 하나에 두명의 심판이 각기 다른 판정을 내리는 혼란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위 사례는 1루심의 판정에 따라 2루심의 판정이 완전히 뒤바뀔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2루심은 반드시 1루심의 판정을 확인 후 판정을 내려야 한다.
다행히, 주심과 3루심이 1루심의 판정에 따른 후속 판정이 이뤄졌기 때문에 무사히 넘어갔지만, 2루심의 아웃 선언은 결국 빈 베이스, 투명인간에게 아웃판정을 내린 꼴이 되었다.
최근, 심판진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해가는 상황속에서, 심판들의 판정시비가 끊이지 않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 심판의 권위를 떠나, 경기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관장하는 자로서의 신뢰는 그들 스스로 다져야 한다.
박시인 | sin2flying@naver.com
사진 |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