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사를 통괄하는 산업혁명 클래스
그럼 2021년, 여러분은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통해 어떤 서비스들을 이용하고 계신가요? 스마트폰이 등장한지 10여년 만에 우리 일상을 차지한 서비스는 어떻게 대체되어왔을까요? 아마도 저마다의 시간을 보내는 콘텐츠나 앱이 다들 다르실텐데요. 예를들어 코로나19를 겪으며 넷플릭스, 왓챠같은 OTT(Over the top) 서비스와 유튜브가 폭발적 성장을 이루며 삶의 모양새를 또달리 만들게 되었죠. 심지어 침실 문화도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책을 읽거나 이야기를 나누다 잠이 드는 모양새였다면 지금은 부부 각자의 컨텐츠를 소비하다 잠이 드는 형태로 바뀌고 있죠.
자, 오늘은 SNS에 대해 이야기 해 봅시다.
이제는 일반 명사가 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한 개 이상씩은 거의 매일 사용하고 계실 겁니다. 2004년 등장한 페이스북과 2006년 등장한 트위터로 촉발된 SNS의 붐은 사실 이전의 커뮤니티 서비스와 맥락상 큰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다른 사용자, 다양한 미디어와 연결되고 빠르게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달랐지요. 로그인을 하고 가입 또는 승인된 회원 기반으로 움직이던 당시 네이버 카페나 다음 카페 형태의 보드(게시판) 커뮤니티 형식에서는 공유나 확산할 수 있는 방법이 다소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러나 트위터나 페이스북의 경우는 달랐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나 콘텐츠를 쉽게 내 인맥들에게 공유할 수 있고, 내 의견을 달아 확산, 강화할 수 있습니다. 피드백 속도도 매우 빠르게 전파되기 시작했지요. 많은 유명인, 인플루언서가 개인 공식 소통 채널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또 언론 매체에서도 SNS의 영향력을 주목하기 시작하면서 일종의 붐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전 챕터에서 언급했던 SNS의 시초 격이었던 아이러브스쿨이나 싸이월드의 몰락이 내심 아쉬워지는 부분입니다. 트위터의 경우는 최근 다소 시들해지긴 했지만 한동안 강력한 소통 채널로 사용하고 계신 분이 있었죠. 네, 이제는 역사의 백스테이지로 가신 그 분입니다.(웃음)
또 하나의 주목할 만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그것은 통신사에서 제공했던 단문 메시지 서비스(SMS)의 몰락이었습니다. 2009년 말에 통신3사와 정부가 공조해 공고히 만든 WIPI(한국형 무선 인터넷 표준 플랫폼) 방어벽을 뚫고 국내에도 어렵사리 아이폰이 출시되었는데, 아이폰 출시 후 주목받는 어플리케이션 중의 하나로 무료 문자 서비스가 있었습니다. 그 원조는 페이스북이 운영하는 ‘왓츠앱(Whats App)’이라 할 수 있는데요. 스마트폰에 왓츠앱을 설치한 이용자끼리 무료 문자를 이용할 수 있던 서비스였습니다. 당시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문자 서비스는 이동통신사가 자사 음성 망을 이용해서 제공하고 대부분 건당 요금을 부과했지요. 이것은 그간 통신사의 아주 중요한 수익원이기도 했습니다.
스마트폰의 이러한 서비스 때문에 위기를 느끼던 차에 국내에서도 2010년 카카오톡 서비스가 출시되기에 이릅니다. 당시 스마트폰 유저들에게는 필수 앱이 되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기 시작합니다. 특히 2011년 11월에 출시된 카카오톡 이모티콘은 감정의 시각화와 캐릭터 모두 좋은 호응을 얻으며 카카오톡 대화를 기존의 ‘문자’나 다른 메신저와 확실하게 차별화시키며 대세를 굳혀버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됩니다. 현재에는 우리나라 모바일 메신저 사용시간 중 카카오톡이 94.4%의 점유율을 기록(2020년 기준)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누적 가입자 1억명, 하루 평균 송·수신 메시지 110억 건이라는 거대 플랫폼으로 성장하면서 말 그대로 10년의 시간 안에 국민 메신저로 거듭나게 된 것이죠.
기존 통신사의 SMS를 통한 수익 구조는 악화일로를 걷게 됩니다. 이후 사실상 백기투항을 하고 대부분 무료 제공 형태로 변모하게 되었지요. 제 강의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공통적인 현상이 여기서도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알아채셨나요? 사용자 경험을 통한 새로운 수요의 폭발이 트렌드를 주도하게 되고 새로운 혁신 시장이 급격한 성장을 이루어 기존 시장이나 방법론은 붕괴되거나 축소, 변화된다는 현상이죠.
이외에도 네이버 밴드, 카카오스토리 등의 폐쇄형 SNS도 많은 사용자가 사용하고 있으며, 지인 기반의 SNS에 피로감을 느낀 사람들이 관심사 기반의 SNS로 이동하기 시작하며 등장한 인스타그램, 피키캐스트, 빙글 등 후발 서비스도 가파르게 성장 중입니다. 최근에는 그 기능이 확장되며 영상 기반의 커뮤니티로 전환되고 있죠. 그 선두에 우리가 이미 살펴봤던 유튜브가 강력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하며 Vimeo, 틱톡이 그 뒤를 잇고 있고, 젋은 세대 중심으로는 인스타그램은 이미 대세가 된지 오래되었습니다.
기존에는 방송 매체, 언론에서 생성된 콘텐츠를 단순히 공유하고 확산해 가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일반인이 직접 콘텐츠를 창작하고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는 소셜 인플루언서(social influencer), 1인 크리에이터의 활동이 매우 활발해지면서 미디어, 광고 비즈니스 등의 판세도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스마트 폰이 일반화되기 이전에는 생각할 수 없던, 성공할 수 없던 서비스였을 겁니다. 결과적으로 걸어 다니면서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게 되면서 모든 것이 변화하게 된 셈입니다. 스마트폰의 등장과 네트워크 속도와 컴퓨팅 파워의 증진, 이를 활용하는 포노 사피엔스의 등장으로 삶의 모습은 이전과 다른 속도로 더 급격하게 변화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