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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십세기 소년 Feb 03. 2021

#모두의 4차 산업혁명 : 27교시

거대사를 통괄하는 산업혁명 클래스

#34. 나왔다, 인공지능         

                               

 자. 이제 제 수업의 진정한 주인공이자 4차 산업혁명이라는 메가 트렌드에 있어 가장 핵심이 되는 ‘인공지능’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개개인마다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을텐데요. 아마 공통적으로 오래 사는 것, 부자 되는 것 외에도 누군가 나 대신 일을 해주는 것도 한번쯤 상상해 보셨을 거예요. 이제 그 실현의 문을 막 연 참이예요. 앞으로 인류사가 어떻게 급변할지는 바로 이 기술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사실 인공지능은 근 70년이나 된 학문으로 앨런 튜링(Alan  Turing)의 튜링 테스트(Turing test)부터 퍼셉트론(Perceptron : 뇌 신경을 모사한 인공 신경 뉴런) 등 다양한 개념 정립과 연구가 이루어져 왔지만 ‘인공지능 겨울’이라 불리는 두 번의 침체기를 거치며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지요. 이론적 연구는 활발했으나 대용량의 데이터 수집과 연산 처리능력에 기술적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인공지능의 두 번의 겨울]


 그러나 지금은 빅데이터로 명명되는 데이터 수집·분석 도구와 컴퓨팅 파워, 버전을 계속 갱신해 가는 네트워크 기술 등의 발전으로 인공지능의 성능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쉽게 말해 여러분의 PC가 줄기차게 중앙처리장치(CPU)를 비롯해 메모리(RAM), 그래픽 처리장치(GPU), 저장장치(DISK) 등이 업그레이드되고, 또 네트워크 속도가 증대되며 처리할 수 있는 영역이 매우 다양하고 또 빨라져 이전에 구동이 불가능했던 고사양의 온라인 게임을 무리 없이 실행할 수 있게 된 것과 같은 이치로 보면 되겠습니다. 


 어쨌든 20년 내에 사람을 대체할 것이라던 당시 과학자들의 낙관론은 보기 좋게 무너집니다. 위에 언급했던 컴퓨팅 파워 문제를 제쳐놓더라도 이론을 제작하고 기하학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컴퓨터에게 비교적 쉽지만, 얼굴을 인식하거나 장애물을 피해 방을 가로지르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라는 ‘모라벡의 패러독스(Moravec's Paradox)’에 봉착하기도 하지요. 또 AI 구동을 위한 하드웨어가 지나치게 비싸 경제성이 떨어진 연유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점차 연구 자금줄이 막히고, 기술적 실망이 함께하며 1970~80년대까지 두 번의 암흑기를 거치고 맙니다. 


 그도 그럴것이 50년 넘는 연구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의 수퍼 컴퓨터조차 강아지와 고양이 하나 제대로 구별할 수 없었으니 말이지요. 지구에는 제타바이트(Zettabyte, 1ZB=10²¹ bytes) 수준의 데이터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중 컴퓨터로 분석 가능한 것은 10%도 되지 않는, 이미 수식이나 숫자로 표현 가능한 정량적 데이터뿐이죠. 나머지 90%는 기계가 분석할 수 없는, 그러나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비정량적 데이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린아이가 강아지와 산책하는 장면’은 세 살짜리 아이도 알아보지만 기계에게는 어렵습니다. 수백 종의 개가 존재하는 것뿐 아니라 뛰어다니고 걸어다니며 꼬리를 1도, 2도, 3도로 흔드는 모습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에요. 무한에 가까운 다양성을 보편적으로 설명하면 다른 동물들과 혼돈되고, 너무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대부분의 개가 포함되지 않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간은 이러한 비정량적 정보를 어떻게 인식할까요? 인간은 구체적인 설명이 아닌 경험과 학습을 통해 직관으로 인식합니다. 기계에도 역시 비슷한 학습 능력을 주자는 개념이 등장하게 되니 바로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이었습니다. 기계학습의 대표적 기술은 학습을 통해 데이터에 포함돼 있는 확률 규칙을 자율적으로 알아내는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 ANN)’입니다. 특히 인공신경망은 다층구조를 가지고 있어 여러 추상적 단계의 규칙을 동시에 학습할 수 있지요.


 그렇다면 인공신경망 층수가 높을수록 더 고차원적인 규칙을 찾아낼 수 있겠지요? 하지만 ‘깊은’ 인공신경망 학습은 수학적으로 쉽지 않아요. 2010년도에 들어와서야 드디어 수십 층 구조의 인공신경망 학습에 성공했으니 꽤 오랜 시간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었던 셈이지요.


 기존 인공신경망과 구별하기 위해 깊은 층수 구조를 가진 인공신경망은 ‘딥 러닝(Deep Learning)’이라고 부릅니다. 딥 러닝이 현실화되며 기계학습은 폭발적인 발전을 하게 되는데 2014~2015년에 이르러 기계가 사람보다 더 정확히 얼굴과 물체를 인식하기 시작했고, 2015년 2월 딥마인드 사(DeepMind Technologies Limited)는 세계 최고의 과학지 ‘네이처’를 통해 인간과 비슷한 수준으로 비디오 게임을 하는 기술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수많은 고양이 사진을 통해 ‘고양이’라는 보편성을 학습하는 기존 딥 러닝과는 달리 딥마인드의 ‘깊은 강화학습’은 전문가의 판단을 학습 데이터로 사용해 기계가 스스로 전문가가 돼 가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불과 1년 후 딥마인드는 또 한 편의 ‘네이처’ 논문을 통해 프로기사 수준으로 바둑을 둘 수 있는 ‘알파고’를 발표하기에 이르죠. 자, 다음 시간에는 전 세계에 인공지능 쇼크를 준 알파고 사건을 해설하기에 앞서 인공지능의 기초적 개념인 기계학습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고 가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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