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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인만 InMan Jan 27. 2021

바이러스 코로나 찿아오면 이렇게 싸우라.

10. 집으로 가는 길 위에서 만난 복병  

자정이 지난 두시 무렵부터 잠에서 깨어 더 이상 잠들 수가 없다. 앞자리 할머니께서 혈액 채취와 배변 후 뒤처리 과정에서 여러 간호사들이 오고 가는 상황인지라 아예 깨어 있기로 선택했다.


퇴원 감사 인사를 겸하여 입원기간 동안 소통으로 격려와 위로 용기를 주었던 가족, 친구, 공동체 벗들에게 인사의 글을 만들기로 했다.

아빠의 희망선택을 도우기 위해 만들었다는 가족 티셔츠와 퇴원 축하 호두파이 조각케익이다.

<퇴원하면서 드리는 감사 인사>

저 오늘
퇴원하여 집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29일 동안 코로나바이러스 전투에서
신실하신 주의 능력과 가족, 오랜 친구들, 믿음 공동체의 헌신적인 중보기도와 사랑으로 치료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무거운 마음을 지니고 있습니다. 제 어머니께서 아직 코로나바이러스 전투 이후 폐렴 전장에서 싸우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주님 주신 소명 다 이루고 천군 천사들의 환영이 있기까지 어머니 삶과 영혼을 돌봐 주시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오늘
주의 말씀으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이는 자기와 함께 있게 하시고 they might be with him" Mark 3:14
우리와 함께 하고 계신 주님의 사랑을 알고
누리는 회복의 시간으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내 안에 능력 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끝까지 사랑하시는 주님의 신실하신 사랑을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제 다시
저는 사랑의 빚진자로 돌아갑니다.
가족들에게 평생의 사랑으로
오랜 친구들에게 그 세월 더하기까지 진실함으로
신실한  믿음의 공동체와 함께 나누며 감사하는 순례자 성도로서
그 사랑에 기도와 찬송 그리고 감사하며 살아갈 것입니다.

오늘 아침 찬양은
1945.8.15 광복의 날 우리 믿음의 선조들께서 목소리 높여 불렀다는 '주 예수 이름 높이어'찬송으로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Thank you God with you.
2021.1.27 아침
https://youtu.be/kgQ9ER-fdWQ


새벽 네 시경 방호복 간호사가 왔다. 퇴원 짐 챙겨 주러 왔다고 한다. 입원할 때의 모든 짐들은 2중 포장되어 그동안 풀지 못하고 있었는데 퇴원하는 짐들과 함께 다시 챙겨 준다. 집으로 입고 갈 옷과 신발을 아내가 가지고 오기로 하여 완전히 새로운 옷들로 입고 나가야 한다. 이곳에서 사용하던 침대 시트, 물품들은 별도 소각하거나 처리된다 한다. 내가 사용하던 여분의 물건들, 마스크, 컵, 크리넥스, 물 티슈 등은 엊그제 새로 오신 할머니께 기증해 드렸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해 드렸다.


방호복 간호사께서 퇴원하더라도 마스크는 특별히 꼭 쓰고 다니시라 조언한다. 그동안 고농도 약물 치료제 사용으로 내 몸의 백혈구 중 호중구 수치(ANC)가 혈액 1ul당 580개로 낮아 감염 위험이 높다 한다. (※정상수치:2000~7500)

바이러스 전투 약물 공습으로 인한 백혈구 중 호중구(ANC) 손상을 많이 입었던 것이다. 이는 주로 암 치료 환자에게 일어나는 현상과 유사한 현상이라 한다. 


퇴원 전 1시간 전 주치의가 방문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수치 판단은 양성(35)이지만 전염력이 거의 없어 퇴원해도 좋을 만큼 상태 '쾌청'이라며 11시에 집으로 가셔서 회복하셔도 좋습니다.

"혈구 호중구 수치가 갑자기 떨어진 것이 염려되는데 어떻게 해야 합니까?"

"단순히 숫자로  보면 그렇게 생각 해실 수 있겠지만 스테로이드 등 복용 약물이 많아서 떨어졌는데 퇴원하면서 복용약이 조절되면서 회복시켜 나갈 겁니다. 앞으로 회복 기간에 오히려 환자분께서 다른 세균성 질환에 감염되지 않도록 특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잘 알겠습니다."

백혈구 주변의 호중구 숫자를 높이려며  어떻게 해야 사는가? 라는 물음에서 퇴원 한다.

"여기 '확진환자 격리 해제 시 생활수칙 안내문'을 잘 보시고 2주 뒤에 전화 외래진료 시 뵙도록 하겠습니다."

"의료진 덕분에 치료 잘 받고 좋은 모습으로 퇴원할 수 있어 감사드립니다."

대장 교수 주치의(Dr. KSC)가 돌아가고 나서 방호복 간호사가 이동하자는 안내를 했다.

"지하 3층 별도 격리 통로 엘리베이터 앞  주차장에 보호자분의 차량이 도착되어 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신발 위에 방호 덧신을 신고 저희들과 함께 내려가 되십니다."


입원 29일 만에 처음으로 땅을 밟는 순간이다. 마치 우주인이 우주 유영하다 지구에 귀환하여 첫발을 내딛는 순간의 느낌이랄까? 두 발바닥이 찌릿찌릿 약한 전기가 통하는듯한 느낌 있지만 한발 한발 앞으로 전진해본다. 균형감각이 약간 흔들리지만 주변 시설물 들을 보조 삼아 7층 중증 격리실 문 앞에 나왔다. 그동안 머물렀던 방은 3호실이었다. 이내 다시 들것에 누워야 했다. 이리저리 복도를 지나 별도 격리 엘리베이터를 작동시켜 지하 3층으로 출발했다.

한 달 만에 만나는 가족들이다. 따뜻한 가족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하고 나니 지하 3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아내와 딸이 나왔다. 포옹하려는 순간 안되지 하는 생각과 함께 눈인사와 말 인사로 대신한다.

"여보 수고했어"

"아빠 수고 많았어~^^"

"지금까지 함께 해주어 너무 고맙구나"

우리 가족이 함께 탄 승용차는 지하주차장을 빙그르 돌아 지상으로 나오면서 봄처럼 눈부신 햇볕에 스르르 눈이 감긴다.

"이 얼마 만인가? Thank you GOD"

지하3층 가족 대기 차량이 있는 엘리베이터 에서 나오는 필자.

집에 도착하니 베란다 유리창에 부착된 웰컴 보드가 반갑다. 아이들이 준비해두었다는 단체 티셔츠를 갈아 입고는 한상에 둘러앉아 먹고 마시는 가족 식사가 시작되니 집에 온 실감이 온몸에 전율로서 느끼져 온다. 

집에 돌아온 아빠를 환영하는 월컴보드(좌),아빠의 퇴원 희망을 도우기 위해 주문해 두었다는 가족 단체 티셔츠로 갈아입고 집밥 식사(우)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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