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좋은 배우자의 조건은 없다, 나한테 맞는 짝만 있을 뿐이다.
최근 이효리 씨가 예능프로그램에서 '좋은 사람은 없다, 나와 맞는 사람이 있을 뿐.'이라고 말해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었다. 관계 관련 강연을 하는 김창옥 교수도 좋은 배우자, 나쁜 배우자는 없으며 나에게 맞는 배우자와 결혼해야 한다고 말하여 패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보통 소개팅을 앞두고 있다면 주선자에게 '좋은 사람이야?'라고 물어볼 것이다. '키는 커?', '돈은 많아?', '예뻐?', '직업은?' 이런 질문도 해볼 것이다. 모든 질문에 '괜찮지~', '나 믿어봐'라는 주선자의 모호한 답만 돌아올 뿐 상대에 대한 정보를 얻지 못한 채로 소개팅에 나가게 된다. 기대를 낮추고 여러 번 마인드 컨트롤을 했는데도 막상 만났을 때 끌리는 느낌이 들지 않을 때가 많을 것이다.
커플매칭을 전문적으로 하는 결혼결혼정보회사에서도 좋은 조건의 배우자의 만남을 적극적으로 권유한다. 신규 가입 시, 회원을 경제적, 사회적, 외적 조건에 따라 등급을 매기는 게 대표적인 예시이다. 드라마 속에서도 잘생긴 재벌 남자친구를 만나는 스토리는 언제나 핑크빛으로 그려진다. 어떻게든 나보다 나은 배우자를 만나는 게, 내가 아쉬운 만남을 갖지 않는 게 합리적인 선택으로 비치곤 한다.
그렇다면 좋은 배우자의 조건이 존재할까? 좋은 조건의 배우자와의 결혼이 이상적이라면 대부분의 사람은 좋지 못한 결혼을 해야 할 것이다. 절반이 넘는 사람이 좋지 못한, 나쁜 배우자와 살아가는 건 너무 불행한 결말이 아닌가?
생각을 조금 바꾸어서 나한테 좋은 배우자를 만나는 건 어떨까? 나한테 '맞는' 짝꿍이라면 합이 좋을 것이다. 수 백개의 퍼즐조각을 하나씩 맞출 때에 맞는 조각들이 있다. 여러 조각들 중 어느 하나가 이쁘고 낫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배우자 선택도 비슷하다. 나의 빈 부분을 채워줄 단짝을 만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나의 장점을 극대화해 주고 단점을 잘 덮어주는 평생의 친구를 말이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조건의 배우자를 만났다고 해서 계속 행복할 수 있을까? 고르고 고른 내 짝이, 어디 내놓아도 잘난 이성이더라도 마음이 통하지 않는다면 함께해도 외로울 것이다. 사람은 마음이 통할 때에 안정감을 느끼고 행복이 지속된다고 한다.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는 사람과의 삶이 행복하지 않을까? 나의 고민에 지지해 주고 응원해 주는 내 편을 만난다면 그거야말로 천생연분이 아닐까 싶다.
나한테 맞는 짝꿍인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나를 잘 알아야 한다. 내게 어떤 사람이 필요한지, 어떤 사람과의 시간이 행복한지를 알아야 한다. 물론 경제력, 인품과 같은 현실적인 조건들을 아예 고려하지 말아야 하는 건 아니다. 최소한으로 맞았으면 하는 현실적인 조건의 기준을 세워보고 나와 맞는 배우자를 찾아보는 게 좋을 것 같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배우자의 가치들에 우선순위를 매겨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또한 나의 성장배경을 돌아봄으로써 결핍을 인지하고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배우자 선택을 고민하고 있다면, 보다 좋은 조건의 짝이 내게 오지 않을까 후회하기보다는 나에게 '적합한' 이성은 누구일까를 생각한다면 불안이나 아쉬움이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직접 실천하려고 할 때에 막막할 수 있다. 그럴 때에는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보는 게 좋다. 심리검사와 상담사의 해석을 들어봄으로써 방향성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아래 링크는 이번 글을 쓸 때 참고한 영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