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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밀밭의 사기꾼 Dec 23. 2020

길고양이에게는 돌을 던져도 될까?

동물 학대는 아주 나쁜 사람들이 하는 잔인한 행동만을 말하는 게 아니야. 집에서 함께 사는 동물이든, 자연에서 홀로 살아가는 동물이든, 살아있는 생명은 모두 존중받아야 한단다. 동물과 사람이 서로 존중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한번 생각해보지 않을래?(<어린이 동산> 10월호)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인간만의 것이 아니야


“왜 개를 밖에 데리고 나오는 거야?”

일일이와 평화롭게 산책을 하던 나는 어디선가 들려오는 고함 소리에 깜짝 놀랐어. 처음에는 나에게 하는 말인 줄 몰랐는데, 자세히 보니 어떤 아저씨가 내게 손가락질을 하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더라구. 개와 함께 공원을 산책하는 게 무슨 문제길래 저 아저씨는 내게 화를 내는 걸까? 목줄도 했고 대변봉투로 뒤처리도 깨끗하고 했고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목줄을 짧게 잡고 일일이가 흥분하지 않도록 했는데 말이야. 평화로운 산책길에 갑자기 모르는 아저씨에게 욕설을 들어서 나는 무척 속상했어. 


그날 저녁,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러 공원에 나갔는데 어디선가 초등학생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렸어. 재미있는 놀이를 하며 놀고 있나보다 생각하고 지나치려는데, 자세히 보니 글쎄 아이들이 고양이들에게 돌을 던지고 있는 거야. 날아오는 돌에 놀란 고양이들이 펄쩍 뛰며 사방으로 흩어졌고 그 모습을 본 아이들은 더 큰 소리로 웃었어. 


“이게 무슨 짓이야? 왜 죄 없는 고양이를 괴롭히고 있는 거니?”

“괴롭히는 거 아닌데요. 그냥 장난친 건데요…….”

아이들은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어. 정말로 왜 혼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는 표정이었지. 

“내가 지나가다가 갑자기 너희들에게 돌을 던지면 너희는 그냥 웃을 수 있니? 장난으로 생각할 수 있겠니?”

“……아니오.”


아이들은 다음부터는 길고양이에게 그런 장난을 치지 않겠다고 말하며 돌아섰어. 그날은 정말 여러모로 마음이 좋지 않은 날이었어. 개와 함께 공원을 걷는다는 이유로 화를 내는 사람이 있었고, ‘장난’이라며 길고양이들에게 돌을 던지는 아이들을 만났지.

요즘 동물 학대가 심각한 문제라는 뉴스를 많이 봤을 거야. 동물을 함부로 때리고 괴롭히고 심지어 죽이기까지 하는 잔인한 소식들을 보면서, 우리 친구들도 분명 마음이 아팠으리라고 생각해. 그런데 동물 학대란 그렇게 엄청난 일을 저지르는 것만 말하는 건 아니야. 동물을 나보다 하찮고 약한 존재라고 생각하며 함부로 대하는 것 역시 동물 학대일 수 있단다.


길고양이들도 자연의 일부로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어


개와 고양이가 인간과 함께 살아온 세월이 그토록 오래 지났는데도 여전히 우리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존재라는 걸 이해 못하는 사람들이 있어. 개와 산책을 하다보면 감히 동물이 사람이 생활하는 공간에 들어와 팔자 좋게 산책을 한다며 화를 내는 사람을 종종 볼 수 있단다. 그런 사람들은 개나 고양이를 하찮게 취급하면서 함부로 욕하고 막 대하곤 하지. 동물 학대는 바로 그런 생각에서부터 시작된단다. 동물은 나보다 약하거나 낮은 존재라고 생각하니까 아무렇게나 대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게다가 동물은 인간의 말을 할 수가 없으니 나쁜 사람들에게 맞서 싸우지도 못하니까 말이야. 


하지만 이걸 꼭 명심해야 해. 살아있는 생명은 모두 귀한 존재란다. 누구도 나와 다른 존재를 함부로 대할 권리는 없어. 나보다 작아도, 나보다 약해도, 나와는 다른 모습이라도, 우리는 살아있는 생명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단다. 

지나가는 길고양이에게 돌을 던지거나 발을 굴러 놀래키는 행동이 동물을 잔인하게 학대하는 사람들의 행동과 똑같다고 말할 수는 없을 거야. 하지만 당하는 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그것은 결코 다르지 않단다. 우리는 항상 행동하기 전에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봐야 해. 장난으로 친구를 놀렸는데 친구는 기분이 나쁠 수도 있어. 내가 장난이라고 해서, 친구도 똑같이 장난으로 받아들일까? 항상 그렇지는 않다는 걸 명심해야 해. 동물에게도 마찬가지야. 


발을 쿵쿵 굴러서 동물이 겁을 먹고 달아나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해서는 안 돼. 동물에게는 너의 발장난이 엄청난 위협으로 느껴지거든. 동물과 사람은 언어가 다르니까 너의 행동이 장난인지 위협인지 구분할 수 없어. 네가 깔깔거리며 웃는 소리도 동물들에게는 뜻을 알 수 없는 위협적인 큰 소리로 들릴 뿐이야. 우리에게는 사소하고 작은 행동이지만 자연에서 힘겹게 생존하며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엄청난 위협으로 다가온단다. 생각해 봐. 누군가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한다는 게 너무 이상한 일이지 않니?


오늘은 그동안 내가 길에서 마주쳤던 동물들에게 어떻게 행동해왔는지 한번 생각해봤으면 좋겠어. 인간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것은 사실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야. 서로의 삶을 존중해주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따뜻한 눈빛을 전달하는 일만으로도 우리는 함께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단다.  


우리가 서로 이렇게 따뜻한 눈빛을 주고받을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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