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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리 Mar 21. 2024

우리 동네 구멍가게를 찾았다!

딸이 지난주 토요일에 마라톤을 나갔어요.

경남 창녕에서 하는데 아침 일찍 내 차를 가지고 갔지요.

전날 산책을 하면서 일정을 말하더군요.

지도를 찾아보니 창녕에서 우리가 살던 밀양까지 한 시간 거리인데 가고 싶다고요.

십 년을 살았던 곳이면서 실상 딸의 유년시절을 보낸 곳이기도 하죠.

유치원부터 초등 저학년까지 살았던 곳도 가고

그 뒤에 살았던 동네도 갈 것이라고요.

다음 날 정말 말했던 곳을 한 곳도 빠짐없이 갔더군요.

갈 때마다 가족 단톡방에 사진을 올려서 재미나게 봤어요.


가장 놀라운 사실은 동시집 제목의 [우리동네 구멍가게]를 찾은 거지요.

딸은 그 가게가 제목의 장소인지 몰랐다네요. (내가 말 안했나?;;)

어릴 때 아빠 따라 간 기억이 있어서 사진을 찍어 올린 거죠.

제가 여기가 [우리동네 구멍가게] 라고 했더니 그러냐며 책을 가지고 왔으면 참 좋았겠다는 겁니다.

들어가서 인사를 나누긴 했더라고요.

아, 아쉽네 정말 책을 가지고 갔으면 할머니께 드리면 좋았을 텐데 했습니다.

아!

있다, 책!

엄마 트렁커에 있다!

딸도 놀라서 찾아보고 발견을 했습니다.

다시 할머니를 찾아가서 책을 드렸어요.


올해 87세가 되는 할머니는 아버지를 기억하고 계십니다.

우리가 아이스크림을 납품했으니까요.

저에게 겨울초를 한 달 내내 먹을 만큼 주신 적도 있으신 참 정이 많은 분이셨죠.

할머니가 생각보다 너무나 좋아하셔서 딸도 흐뭇했다고 합니다.

눈물을 글썽일 정도였다네요.

아들들이 오면 꼭 보여주겠다고요.

아들만 다섯을 키운 분이십니다.

정말 여장부시죠. 

지금은 다리가 안 아프고 허리가 아프시다고 ㅠㅠ


원래 동시의 제목은 우리 '동네'가 아니라 우리 '마을'이었어요.

출판사에서 마을보다는 동네가 낫겠다고 해서 급히 바꾼 거죠.

그런데 시는 그대로 '마을'로 되어 있어서 살짝 아쉽습니다.

혹시 2쇄가 나온다면 당연히 바꿔야겠다고 생각해요

그런 날이 꼭 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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