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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리 Mar 25. 2024

동시에 동시해 - 조지훈 동시 두 편

동시

저녁놀
 
딸기가 빨갛게
익은 산길에,
 
흐르는 샘물이
조잘조잘.
 
얼룩송아진
어딜 갔을까.
 
꼴 한 짐 벌써
다 해 놨는데,
 
초생달 갸웃이
엿보는 언덕에,
 
하이얀 메밀꽃이
소곤소곤.
 
얼룩송아진
어딜 갔을까.
 
그림자야
너도 말 좀 해라.
 
<소학생 문예독본(6학년)>. 1949년
 
 
 
 
 
 
 
 
 
달밤
 
순이가 달아나면
기인 담장 위으로
달님이 따라오고
 
분이가 달아나면
기인 담장 밑으로
달님이 따라가고
 
하늘에 달이야 하나인데…
 
 
순이는 달님을 데리고
집으로 가고
 
분이도 달님을 데리고
집으로 가고
 
시집<풀잎단장>. 1952년
 
 
 
본명은 동탁(). 1920년 12월 3일 경북 영양 출생. 1941년 혜화전문 문과를 졸업했다. 오대산 불교전문 강원 강사를 거쳐 광복 후인 1946년 조선청년문학가협회를 창립했고, 문총구국대 기획위원장, 한국시인협회장을 역임했다.

1947년부터 고려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소 초대 소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문장』에 「고풍의상()」(1939)과 「봉황수()」(1940)를 정지용의 추천으로 발표하면서 시단에 등단했다. 『청록집[공저]』(1946), 『풀잎 단장()』(1952), 『역사 앞에서』(1959), 『여운』(1964) 등의 시집과 『시와 인생』(1953), 『창에 기대어』(1958), 『지조론』(1962), 『돌의 미학』(1964) 등의 수상집, 그리고 『시의 원리』(1953), 『한국문화사서설』 등의 논저들을 간행하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조지훈 [趙芝薰] (한국현대문학대사전, 2004. 2. 25., 권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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