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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리 Mar 11. 2024

동시에 동시해 - 김영일 동시들(1)

시골의 여름 


산 너머

저어쪽

이름 모를 마을에

호박 얹혀 있는 집 한 채 있었다.

소쩍새 한나절 울다 가고

매아미 한나절 울다 가고

호박 얹혀 있는 시골집에는

아무도 아무도 없었다.

긴 긴 여름날에

물방아만 한가히 돌고 있었다.


<아동문화>. 1948년 11월        





 

비 그친 하늘 


소낙비 그쳤다.

하늘에

세수하고 싶다


<아동문화>. 1948년 11월   





      

수양버들 


수양버들

봄바람에 머리 빗는다.

언니 생각난다.


<조선동요전집(현대편 1)>. 정태병 엮음. 1946년   




1914년 황해도 신천(信川)에서 출생했다. 1934년 동요 「반딧불」이 『매일신보』 신춘문예에, 1935년 「방울새」가 『아이생활』에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이후 많은 동요와 동화 및 동시를 창작했다.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의 니혼[日本]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으며, 유학 당시 아동지 『고향집』을 발행했다. 졸업 이후 만주를 유랑하며 소설을 습작하다가 귀국, 1941년 이구조(李龜祚)와 서울의 신촌상업학교에서 근무했다. 1940년을 전후해 『아이생활』의 집필 동인과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가톨릭소년』, 『소년』, 『동아일보』, 『매일신보』 등에 작품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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