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위트랜드 Jun 19. 2024

스위스에 보이스피싱이 있다고요?!

스위스 취리히에서의 일기 6.

벌써 3달 전쯤 일이다.


집을 구할 때

남편과 함께 처음으로 집을 보러 갔었다.


나름 홈게이트 발견한,

매우 마음에 드는 집이었기에 혼자 가는 것보다는

동행이 낫다고 판단했다.


바닥난방에 넓은 가든,

하나의 층에 모든 구성이 다 갖춰져 있는 등

내가 찾는 모든 조건이 갖춰진 집이었다.


가격도 우리 예산 안에 들어왔다.

 

에이전시 담당자도 함께 가기로 해

우리는 오후 12시 반 슈테트반호프 역 앞에서 만났다.


매우 젊어 보이는 남성이 우리의 담당자였다.(딱 봐도 20대 후반...)     


우리는 에이전시 담당자와 함께

그가 운전하는 승용차에 올라타 뷰잉할 집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갑자기 내 스위스 전화기로 전화가 왔다.


모르는 번호였다.

혹시나 또 아이 학교일까 급히 전화를 받았다.


이번에는 지난번의 경험을 바탕삼아

(갑자기 걸려온 전화에 당황해 내용을 모두 숙지하지 못했던 사태가 있었다)

바로 녹음을 눌렀다.

    

그런데, 흘러나오는 독일어.


나에게 독일어로 전화할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무슨 일인가 싶어 나는 독일어를 못하니 영어로 말해달라고 하자,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으로 전화를 돌려주겠단다.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조금 기다리자

영어로 말하는 한 여성이 전화로 연결됐다.   

  

나에게 선라이즈(스위스 현지 휴대전화 통신사)에서

온라인 구매를 한 것이 배달될 예정이라며,

소켓 A, B, C, 또는 숫자를 고르라는 것이었다.


대체 이게 무슨 소리인지 이해할 수 없어

운전 중이던 스위스 현지인(에이전시 관계자)에게 전화를 넘겨줬다.  

    

그는 영어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더니,

전화를 끊고는 텔레마케팅이라고 얘기해줬다.


응? 스위스에서 보이스피싱 같은 게 있다고?

그렇단다.


내가 구매하지 않은 것을 구매했다는 식으로 말하며

정보를 얻고, 그 정보로 물건을 파는 거라고 한다.


혼자 있을 때 전화를 받았으면

까딱 잘못하면 전화로 나의 정보를 다 알려줄 뻔했다^^;;     


내가 구매하지 않은 걸 구매했다는 식으로 걸려오는 전화는

무시하면 된단다.


참 사람 사는 곳은

유럽이나 아시아나 그게 그거다.

다들 힘들게 사는구나.      


그 와중에 영어하는 사람으로 전화 돌려준 그 마케터,

참 대단하다.


웃긴 건, 그 영어하는 사람은

독일어는 또 못한다는 사실…

생각해보니 참 황당하다.

     

어쨌든 그렇게 찾아간 우리의 집 후보지에는

일본인 가족이 살고 있었다.


주재원 기간이 끝나 다시 일본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같은 동양인이 집 문을 열고 빼곰 나타나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유럽, 그것도 스위스에서

보기 힘든 동양인을 이렇게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위안이 생긴다는 게 너무 신기할 따름이다.


일본인 가족의 아이들은 심지어

우리 아이들과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었고,

그 중 큰 아이는 우리 큰 아이와 같은 학년 다른 반이었다!


보이스피싱을 당할 뻔 한건

어느새 까맣게 잊어버렸다 ㅋㅋ

   

사실, 집이 마음에 들면 잘 봐달라는 의미로

초콜릿을 하나 사갔는데, 일본인 가족에게 수줍게 건네자 너무너무 기뻐했다 :)


같은 학교 학부모에게 초콜릿을 건넨 거라,

혹여 그 집이 우리 집이 되지 않더라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과적으로는 다른 더 좋은 집을 구해서

현재 아주 잘 살고 있다ㅋ)




하루에도 글로 남기고 싶은 내용이 쏟아져 나온다.

까먹기 전에 열심히 글로 남겨야겠다.


조금은 두서 없이

주룩주룩 쓰는 일기 형태라도 좋다.


깊은 기억 속으로 가라앉기 전에,

글로 잘 남기자.



그런 마음으로 나는 지금 스타벅스 자리 한 켠을 차지하고

이렇게 일기를 쓰는 중이다.      


날씨도 좋고,

창밖에 보여지는 취리히 중앙역의 모습도 아름답고.


아이스 카페라떼 맛은

정말 언제 먹어도 최고! ㅎㅎ




이제 독일어 학원을 다녀와야 하고,

다가올 아이들의 여름방학을

알차게 보내기 위한 계획도 세워야 한다.


당장 이번주 금요일부터는

아이들과 함께

독일 레고랜드 호텔로 2박3일 여행을 떠난다!


독일 레고랜드 호텔은

한국의 레고랜드의 3배 정도 되는 규모!


그 옆에 새로 개장했다는

페파피크 파크도 함께 들를 예정! ♥


즐거운 6월 중순이 흘러간다-



작가의 이전글 국제학교, 새로운 세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