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원래 고통인거야!
시지프스는 신의 비밀을 인간에게 발설해버린 죄로 끝나지 않는 형벌을 받게 된다.
언덕 위로 돌을 굴려 올리는 형벌인데, 올리는 순간 돌은 다시 언덕 아래로 떨어지고, 시지프스는 다시 내려가 끝나지 않는 돌 굴리기를 지속한다.
우리 인생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알베르 카뮈는 돌이 다시 내려갈 걸 알면서도 다시 지속하는 그의 행동은 신에게 유일하게 반항하는 행위로 규정하며, 무의미한 의식 속에서 의미를 관념을 부정하고 무한한 반복을 즐김으로써 세상의 부조리함에 대항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를 보며 두가지 생각이 든다. 하나는 인생은 끝없는 도전과 낙담의 쳇바퀴라는 것과, 두번째는 계속하고자 하는 오기와 집념이 인간의 힘이라는 것.
신이 시지프스에게 이런 형벌을 내린 건 인생의 덧없음에 갇혀 허무한 여생을 보내라는 의미였을까, 아니면 그 안에서 너만의 족적을 남겨봐라 하는 것이었을까.
만약 시지프스가 돌 굴리기를 멈췄더라면 이 이야기는 신화로 남지 않았을 것이다. 반복 행위가 자신을 힘들게 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그는 멈추지 않았고, 결국 후대 우리에게까지 영향력을 미치게 된 것이 아닐까.
한국나이로 올해 30이 되면서 드는 생각이 많았다.
인생은 원래 슬프고 고통스러운 것.
고통을 인생의 기본 값으로 받아들이고 다가오는 행복과 기쁨에 감사할 것.
가정과 학교가 정해 준 안전한 아스팔트 길 위를 걷다 거친 돌이 가득한 사회로 나오니 낙담할 일만 수백가지다. 취업준비, 취직 이후 생겨나는 새로운 고민들, 자꾸 떨어지는 면접, 주변 친구들과의 비교, 사회적 잣대의 내면화..
나의 현실적인 위치를 점점 알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나는 한참 먼것 같다.
사람은 다 각자의 때가 있고, 어떻게 되는지 모른다지만 그냥 지금이 힘들어서 나는 실패하고 있는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것만 잘 되면 행복할 거야, 이번 일만 잘 해내면 즐거울 거야 하는 굴레 속에서 바쁘게 도전하고 일을 쳐내고는 있지만, 이 일이 지나도 나는 다시 똑같은 도전과 허덕임을 맞이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고, 그런 와중에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생각할때면 낙담스럽기 그지없다.
오늘은 시지프스를 생각하며 위안을 얻어야겠다. 원래 인생이란 언덕에서 돌 굴리기와 같은 것이 아닐까. 그치만 그 일도 내 소중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주인의식을 가지고 굴리다보면 이를 포기했을 때, 혹은 생각없이 굴릴 때보다 의미있는 하루를 보낼 것이고, 그게 쌓이다보면 성장하겠지.
이번 돌 굴리기는 다음 돌 굴리기와는 같지 않아야 하니까. 적어도 다음 돌 굴리기는 좀 더 수월하게 한다던가, 땅에 트랙을 만들면서 굴려 트랙길을 만든다던가,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 하다.
신의 영역에 절대 도달하지 못하는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일 뿐, 오늘도 다시 깨닫는다.
오늘 누군가가 나에게 말해준 '컨텐츠 있는 인간'이 되어야지. 실패에 지지 말고 오늘은 웃으면서 돌을 굴려야겠다.
고마워 시지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