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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드레 Nov 27. 2024

일어나서는 안될 미래의 이야기가 현실이 된다면.

영화 <애시드 레인: 죽음의 비> 리뷰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는 더 이상 미래의 일이 아니다. 이미 현실로 다가온 재난이며 세계 곳곳에서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아는 일이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을 반영하듯 영화 <애시드 레인: 죽음의 비>는 환경오염으로 발생된 최악의 자연재해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쥐스트 필리포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제76회 칸 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되어 호평을 받았으며 2024년 11월 27일 개봉했다.



"한 사람의 위기가 우리 모두의 위기로 이어진다. 우리 동료의 권리를 위해 정의를 세우자. 우리 동료들의 억울함을 풀어달라. 카린을 위해 정의를 실현하자"라고 외치며 여러 명의 남자들이 사무실을 점거한다. 경찰이 동원되어 사태를 수습하려고 했으나 그들을 제압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미켈은 항의를 하다 말리던 경찰을 폭행했고 체포되어 보호관찰 처분을 받게 된다. 이 사건으로 인해 가족들과 떨어지게 됐고 딸 셀마는 다른 학생들에 의해 조롱당하기도 했다. 그렇게 가족 간의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예상치 못한 재난이 닥치게 된다. 뭐든 닿으면 녹아버리는 산성비가 내리기 시작하며 그들은 생존을 위한 처절한 싸움을 시작하게 된다. 과연 그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닿는 순간 모든 것을 녹인다는 산성비라는 신선한 소재는 현실적인 공포를 자아내기에 더욱 기대감을 가졌다. 하지만 초반의 속도감에 비해 늘어지는 이야기 전개가 매우 식상하게 느껴진다. 늘 보던 재난 영화의 클리셰가 이 영화에서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예상 가능한 이야기 전개는 흥미롭지도 않으며 피로감을 준다. 또한, 영화의 만듦새가 조약 하며 깊이 있는 주제 반영이 부족하다는 점도 아쉬움을 남긴다. 영화의 전반부 내용 중 일부는 공장에서 해고된 것에 화가 나 벌어진 일들이었다고 암시한다. 개인적으로 이에 관한 내용에 대해 자세히 다뤄졌다면 더욱 흥미로웠겠지만 지구의 위기는 현재의 어려움과는 상관없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다. 산성비에 대한 보도가 나왔지만 일부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그 소식에 대해 깊이 관심을 가지 않았다. 그처럼 직접적인 위협이 있을 때만 위기의식을 느끼는 우리의 모습을 그려낸다. 이러한 메시지는 충분히 공감되지만 덕지덕지 붙은 표현방식이 영화의 완성도를 떨어뜨린다. 우리가 직면한 기후 위기는 이미 눈앞에 다가왔고 그 피해는 온전히 우리가 입게 된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처럼 우리는 여전히 위기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우리가 지금 바로 행동하지 않는다면, 그 결과는 피할 수 없는 재앙으로 이어질 것이다. 영화는 그 선택을 우리에게 묻고 있으며 그 답은 이제 우리가 내릴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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