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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다운 니니 Sep 12. 2022

23. 인생의 속도

 나는 우리의 인생이 저마다의 속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아기 때 말을 빨리 시작하고, 누군가는 걷기를 빨리 시작하듯 개인의 인생의 속도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기도 우리는 인생을 살며 타인의 규정해놓은 '통상적인'속도에 우리의 인생을 억지로 끼워 넣으며 살고 있다. 

 우리나라에 '언제까지' 군대에 가야 된다는 법은 있으나 '몇 살'에 꼭 가야 된다는 법이 있는가? 자신의 꿈은 없지만 재수 없이 성적에 맞춰 대학에 입학을 꼭 해야 되며 몇 살까지는 결혼을 해야 되며 결혼 뒤에는 몇 년 안에 아이를 낳아야 된다고 사람들은 타인을 다그친다. 법에 지정되지 않은 이 시간의 속도를 왜 정해놓고 다른 사람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것일까. 안타깝게도 우리에게 이런 상처를 주는 사람들은 가까운 사람들이다.

 사람들은 타인이 자신과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일을 하는 것을 보며 안정감을 얻는다. 다른 사람이 이룬 무엇인가를 보며 불안해하고 비교하며 자신의 다그치고 학대한다. 타인이 이룬 성공을 자신과 비교하며 불안해하고, 반대로 통상적 시간을 거부하는 사람들을 보며 유별나다고 손가락질한다.

 나는 이제부터라도 나의 인생의 속도를 살기 위해서 한국을 떠났다. 나에게 주어진 내 인생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내 마음대로 이용할 수 없다는 현실이 내 인생이 내 것이 아닌 것 같았다. 이제는 놀고먹는 백수의 시간이지만 이 시간이 헛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집이 없다, 차도 없다, 노후가 준비되지 않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하지도 않았다. 대기업을 다니지도 않고 그곳에서 높은 직급도 아니다. 결혼한 지 7년 차가 되었지만 아이도 없다. 하지만 반대로 나에겐 자유가 있다. 내 삶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새벽까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늦잠을 자고, 내가 원할 때 커피를 사 먹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여행을 할 수 있는 내 시간이 드디어 생겼다. 나는 이제야 내 인생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주도권을 갖게 되었다.

 누구나가 자신의 삶을 자신의 의지로 할 수 있다. 다만 그렇게 할 용기가 없을 뿐이다. 손가락질받을 용기, 타인을 이해시킬 용기, 남들과 다른 삶을 잘 살아갈 용기가 없는 것이다. 우리의 자유는 돈에서 오는 게 아니고 용기에서 오는 것이다. 

용기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킴을 믿는다.

우리의 삶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내 삶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용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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