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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파리 Oct 03. 2021

BMW F90 M5, 새벽 아시아나 CC 드라이브

 feat. 힐링, 연비, 냉각수, 주행기

아침마다 어디 잠깐 다녀오는 게 일주일 중 가장 힘이 되는 날입니다. 


남자는 그들만의 동굴이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저는 주말 아침 1~2시간 다녀오는 게 그런 동굴 체험 같습니다. 


이날도 어김없이 아침 7시 언저리에 눈이 떠졌습니다. 몸은 피곤하니 갈까 말까 고민을 하며 10분 정도 침대 위를 뒹굴뒹굴합니다. 


그러다 어기적 어기적 일어나 옷만 대충 갈아입고 집을 나섭니다. 가족들이 자고 있기 때문에 문을 살짝 닫고 나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는데 오늘따라 아파트 안인데도 공기가 상쾌하게 느껴집니다. 


그렇습니다.. 마스크를 안 하고 있었습니다. 다시 마스크를 쓰고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갑니다. 

팔파리에 시동을 켜고 오랜만에 한 5분 정도 엔진에게 워밍업 시간을 주었습니다. 요즘 차는 그런 거 없어도 되기 때문에 저 같은 경우 그냥 촉매 데우기 위해 띄우는 RPM만 내려가면 바로 출발하는 편입니다. 


지난번에도 언급했었지만 예열의 시간은  그냥 저에게 주는 여유시간입니다. 주말의 여유죠.

그리고 오늘은 Peace 모드입니다. 스포츠나 스포츠 플러스는 사용하지 않고 컴포트 모드에서 되도록이면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 기능을 사용하여 대부분 주행할 생각입니다. 그러면 연비가 얼마나 나오려나요. 


제 차의 현재 기준 출고 후 평균 연비는 약 5.6km 정도 됩니다. V8 4,395cc 엔진이니 조금만 밟아 재껴도 기름을 벌컥 벌컥 마시기 때문입니다. 

연료탱크를 보니 반절밖에 남지 않아서 항상 다니는 (어쩔 수 없이 가게 되는) SK 신길동 주유소에서 고급유를 가득 채웁니다. 


오늘의 고급유 가격은 1,779원입니다. 지난번에 넣었을 때는 1,775원이었는데 4원이나 올랐습니다. WTI가 9월 초에는 배럴당 70불 밑으로 내려가는 거 같더니 스물스물 올라 어제는 배럴달 75불을 넘어 섰습니다. 5불 올랐는데 4원 오른 거면 뭐 나쁘지 않습니다.


참고로 유가와 휘발유 가격은 바로바로 반영되지 않습니다. 정유사가 하루 단위로 사 오지 않고 통상 몇 개월 단위의 물량을 사 오기 때문에 그때 사 오는 물량의 평균 가격과의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정유사/주유소가 책정하는 마진 부분도 있긴 한데 큰 흐름은 몇 달 치 들여오는 물량의 평균 가격 때문에 그렇다고 봐야 합니다. 

그런데 제 차 바로 앞에 명차 E60 M5가 있네요.. 

하지만 시동 걸고 나가는 소리가 음... M5가 아닌듯한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 절 아쉽게 했습니다. 

역시나 새벽 올림픽 대로는 뻥 뚫려있고 웬일로 한남대교에서부터 시작하는 경부고속도로도 팔파리 연비 잘 나오라고 흐름이 아주 좋습니다. 


저는 BMW Driving Asssistant Plus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요 확실히 팰리세이드의 반자율 주행보다 자연스럽고 부드럽고 이질감도 없고 모든 게 한참 낫습니다. 이 차는 차선 변경도 지원해 주는데 일상 주행 시 차선 변경도 부드럽게 잘 해주기 때문에 믿고 사용하는 편입니다. 

서울 톨게이트에 가까워지면 비머베르크 플레이타운 간판이 보입니다. 정말 좋은 자리에 위치한 확실한 광고 간판이죠. 지나가다 한번씩들 보셨죠? 맛있는 커피와 셀프 정비가 가능한 개러지가 있으니 BMW 오너가 아니더라도 한 번 들러보세요. 주차까지 편하니 뭐 잠깐 들렀다가기 좋습니다. 

크리에이티브 커피랩이 제공하는 커피도 맛있습니다. 

참, 오늘의 행선지는 아시아나 CC 클럽 하우스입니다. 

골프를 치러 가는 건 아니고 아시는 분이 여기 올라가는 진입로가 좋다고 추천해 주셔서 평소 다니던 가평을 제치고 이날은 이곳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길은 경부에서 영동으로 갈아타서 가는데, 가다 보니 반가운 용인휴게소가 있어 호두과자에 라테나 한잔하자 하고 쉬었습니다만, 이른 아침이라 호두과자를 실패하여 요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던킨의 먼치킨을 하나 들고 왔습니다. 

저는 보통 휴게소에 들어가면 휴게소 저 뒤 끝 쪽 화물차들이 평행 주차는 곳에 합니다. 


그래야 마음이 편해요, 어디 놀러 가는 분들은 들떠있으셔서 그런지 차 문도 신나게 여시고, 그냥 가시고 뭐라 그러면 또 그거 가지고 기분 좋은 날 기분 나쁘게 한다고 도리어 성질내시고 그렇거든요. 그냥 제가 더 걷는 게 마음이 편합니다. 

각설하고요, F90 M5 옆태 보세요. 적절한 오버행과  짧게 떨어지는 트렁크 라인이 보여주는 스포티한 감성이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참, 저는 하차감이라는 말을 좋아하진 않는데요, 가끔 M5의 하차감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차는 원래 태생이 그렇습니다. BMW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엄청 많이 들으셨을 거 같은데 'Beast In a Suit' 이게 M5의 컨셉입니다. 


드러나진 않지만 강력한 포스 그게 M5의 장점이자 매력 포인트이고 그걸 좋아하시는 분들이 타는 차가 M5입니다. 하차감을 챙기시는 분들이라면 이 차 가격대에서 화려한 다른 차에 대한 선택지가 좀 있지요. 

그런데 이게 막 와인딩 하는 그런 느낌의 도로가 아닙니다. 차분하고 조용하게 재즈나 클래식 들으면서 30km/h 정도의 속도로 창문 열어 넣고 새소리도 들어 주면서 올라가는 그런 힐링 코스입니다. 

숲길이라 그런지 공기도 시원하고 새소리 풀벌레 소리가 음악 소리와 합쳐지는데 불편하지 않습니다. 합주라도 하듯 너무 잘 어울려서 차 세워두고 한 시간 가만히 있다가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목적지인 아시아나 CC 클럽 하우스에 도착하니 이미 아침 일찍 부킹 하시고 라운딩 하시는 분들의 차가 빼곡하게 서 있었습니다. 저는 그냥 갈 거라서 한 바퀴 샥 돌고 나와 한쪽에 잠깐 차를 세운후 인증샷을 좀 찍었습니다. 

골프장이라 그런지 잔디 상태도 좋고, 조경도 잘되어 있어서 햇빛이 만들어 내는 나무의 그림자가 한 폭의 그림이었습니다. 

누가 찍어줄 사람이 없으니 팔파리와 처음으로 셀카도 남겨 봅니다. 주변에 차 다니고 사람 다니면 창피해서 못하는데 아무도 없으니 용기 내서 찍어봅니다. 

이때를 위해 남겨둔 파스쿠찌의 캐러멜 마키아토도 풍경을 보면서 원샷 드링킹합니다. 이때 팔파리의 B&W 하이엔드 시스템이 들려줬던 음악은 'Ennio Morricone-(2002) La Mision [Suite  Orquestal]' 이었는데 그 순간과 참 어울렸던 거 같습니다. 

이런 음악 들을 때는 음향 프로파일을 공간감을 확 주는 걸로 세팅하면 좋습니다. 

이 음악의 러닝 타임이 12분 정도 되니 그 정도 머물다가 이제 다시 서울로 향합니다. 올라왔던 길을 다시 찬찬히 눈에 담으면서 내려갑니다. 햇빛이 만들어 내는 틴들현상이 보이는데 막 에너지를 받는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역시 서울로 가는 길도 모두 녹색입니다. 요즘 말하는 그린라이트죠.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의 그린라이트가 주는 설렘이 있듯이. 저처럼 운전하는 사람에게도 그린라이트가 주는 설렘도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설렙니다. 

이번에는 경부를 안 타고 조금 돌아갔습니다.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쭉 가다가 서해안 고속도로를 만나서 올라갔는데 주행거리는 이게 조금 더 길지만 교통 흐름이 상대적으로 많이 원활해서 더 빨리 집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모든 구간은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의 도움을 받아 연비 운전을 하였습니다. 

팔파리 같은 경우 고속으로 달리게 되면 여기저기 오픈된채 달려있는 라디에이터들이 열일을 하기 때문에 냉각수 온도가 70도 언저리로 금방 떨어집니다만, 또 엔진열을 식히기 위해 열심히 순환하기 때문에 금방 100도 선으로 올라옵니다. 

한편 적당한 속도로 달리면 냉각수가 그렇게까지 떨어찌진 않습니다. 보통 100도 내외로 유지되는데요 냉각수 온도는 무조건 낮게 유지된다고 좋은 건 아닙니다. 

이 녀석이 하는 일은 엔진의 열을 당겨와서 궁극적으로 엔진이 고열로 사망하는 걸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냉각수 온도가 올라가면 그만큼 유온은 안정 범위를 유지하거나 내려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냉각수가 엔진열을 빼앗아 오기 때문이죠. 

그런데 올라가는 냉각수를 제대로 식혀주지 않으면 더 이상 엔진의 열을 빼앗아 오지 못하기 때문에 차가 퍼지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위 사진 보시면 왼쪽 사진의 엔진 데이터에는 냉각수 온도가 나오고, 오른쪽 스포츠 디스플레이에는 유온이 나오는데 방금 설명드린 부분과 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하여튼 컴포트 모드로 규정 속도 내에서 고알피엠을 쓰지 않고 운행하니 주행 가능 거리가 무려 567km가 나옵니다. 


팔파리 출고 후 최고 기록입니다. 이걸 보고 나니 이 녀석도 얌전하게  운전하면 장거리 운행에 걱정 없겠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이날 주차장에 딱 주차하고 연비가 어느 정도 나왔을까 설레는 마음으로 한 번 열어봤는데요.. 두 자릿수 연비를 보았습니다. 

무려 10km/l 이것 역시 최고 기록입니다. 

오늘은 정말 힐링과 가성비를 제대로 채운 그런 드라이빙이었음에 마음 한곳이 따뜻해지면서 머릿속이 가벼워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여러분들도 한 번쯤은 자신만의 동굴에서 최대한 즐겨보는 시간을 가져 보세요. 

이거 나름 도움 많이 되는 거 같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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