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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점 Nov 05. 2022

캐나다로 가족 여행 (1)

여행 준비

큰딸은 올해 5월에 캐나다 위니펙으로 유학을 갔다. 혼자서.


떠나기 전 만 해도 큰딸은 유학에 대해 자신만만했다. 하지만 막상 출국일이 되니 불안해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처음 해보는 출가. 처음 가보는 대학교. 지구 반대편에 있는, 처음 가 보는 나라. 처음으로 혼자 타는 비행기. 심지어 중간에 갈아타야 한다. 


지금까지 엄마 아빠 그늘에서 살았다. 이제부터는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무슨 일이든 처음은 어렵고 혼자도 어려운데, 성인이 되자마자 여러 어려움을 한꺼번에 맞닥뜨리는 셈이니, 불안해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일 테다. 


그 전에는 이런 큰딸의 마음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다 출국하는 당일에야 알게 되었다. 딸을 떠나보낸 날, 나는 잠을 제대로 못 이뤘다. 혼자 보내지 말고 나도 같이 갔어야 했다는 후회 때문이었다. 


다음 날, 큰딸로부터 무사히 잘 도착했다는 메시지가 왔다. 그제야 조금 안심이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 불안함이 남아 있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위니펙에 가봐야 마음이 놓이겠다.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직접 봐야겠다. 그래서 온 가족이 다 함께 캐나다에 갔다 오기로 했다.



일정


먼저 날짜를 잡았다. 나는 언제든지 회사에 휴가를 낼 수 있었다. 와이프가 학원을 뺄 수 있는 날은 추석, 설, 그리고 여름휴가철이었다. 가장 가까운 날짜는 여름휴가철. 마침 둘째의 방학과도 겹쳤다. 최대한 날짜를 뽑아보니 월요일에 출발해서 그다음 주 화요일에 한국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귀국일에는 비행기에서 1박을 하는 셈이니, 7박 9일. 딱 적당한 일정이다. 망설이지 않고 그때로 날짜를 잡았다.


둘째 아들은 밴쿠버에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캐나다까지 간 김에 밴쿠버에도 들려 보기로 했다. 위니펙에서 4박. 그리고, 네 명이 같이 밴쿠버로 이동. 밴쿠버에서 3박. 마지막 날에 큰딸은 위니펙으로 가고 나머지는 한국으로 귀국. 


완벽한 계획이었다.


예약


여행일까지는 두 달이 남았다. 그 사이에 비행기표, 호텔, 차 렌털을 예약했다. 시간이 많으므로 차근차근 진행했다.



제일 먼저 예약해야 하는 것인 비행기표다. 밴쿠버를 경유해서 위니펙으로 가는 비행기 표를 알아보았다. Skyscanner로 알아보니 익스피디아로 예약하는 것이 가장 저렴했다. 비용은 대략 1인당 260만원 정도. 비행기를 예약할 때는, 왕복 하나를 예약하는 것이 편도 두 개를 예약하는 것보다 쌀 것이라는 것이 기존의 내 생각이었다. 그런데, 가격을 알아보면서, 두 개가 가격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다음, hotels.com으로 호텔을 예약했다. 위니펙의 물가는 캐나다치고는 저렴한 편이어서, 4명이 묵을 쓸만한 호텔을 1박에 15만원 정도로 예약할 수 있었다. 그에 비해 밴쿠버는 호텔비가 위니펙의 세배 정도 비쌌다.


위니펙은 소도시라서 대중교통보다는 차를 렌트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차량도 렌트했다. 비용은 4일 (96시간)에 50만원 정도. 밴쿠버는 대도시라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고 주차시설도 별로 없을 것이라, 차는 렌트하지 않았다.


eTA 발급과 사기 사이트


캐나다는 입국하기 전에 "전자여행허가"라고 하는 eTA(Electonic Travel Authorization)를 작성해야 한다. 예전 같으면 비행기 안에서 입국신고서를 작성했는데, 이것을 미리 온라인으로 작성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비용은 1인당 $7 CAD가 든다. 한화로는 7000원 정도이다. 캐나다 정부 사이트인 www.canada.ca에서 발급받는다.



그런데, 이와 관련한 사기 사이트가 많다. 사기 사이트는 eTA 발급을 대행해 주는 agent 사이트인데, 주소가 .com으로 끝난다. eTA가 발급되기는 하는데, 터무니없이 비싼 요금을 받는다. 구글에서 Canada eTA로 검색한 다음 윗부분에 나온 사이트는 전부 다 사기 사이트이다. 그럴듯한 UI를 가지고 있어서, 전혀 사기스럽지 않게 생겼다. 


나도 사기 사이트에 걸려, 우리 식구 3명의 eTA를 3명 것을 사기 사이트에서 발급받았다. 3명 것을 다 발급받고 나서, SMS로 온 카드 결제 문자를 보니 1인당 $132 USD, 약 16만원이 세 번 결제된 것을 알게 되었다. 터무니없는 가격임을 보고 사기 사이트에 당했다는 것을 그제야 알았다.


일단 어떻게든 수습을 해야 할 것 같아서, 사기 사이트를 다시 한번 살펴보니 취소를 요청할 수 있는 메뉴가 있었다. 그래서 세 명 것을 취소 신청을 했다. 사이트 말로는 취소 신청을 검토하는데 1, 2일쯤 걸릴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취소 신청을 하자마자 eTA가 발급되었다는 메일이 왔다. 이것들이 내 돈을 환불하기 싫어서 eTA를 빨리 발급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화가 나서 그날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이뤘다. 다음날 카드사에 전화해서 취소할 수 없냐고 물어보니, 취소는 안된단다. 대신에 1달쯤 뒤에 항변 신청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따지고 보면 사기 사이트에서는 eTA 발급의 대행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라서 내 항변이 받아들여질지는 알 수가 없었다.


분을 삭이고 있던 차에, 사기 사이트로부터 메일이 왔다. 내 취소 신청을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미 eTA가 발급되었으므로, eTA 발급 수수료 7 CAD는 제외하고 나머지 돈은 환불해 주겠다고 했다. 하룻밤 마음고생은 했지만, 금전상의 손해는 없게 되었다.


강조하기 위해, 다시 한번 언급하자. 구글에서 Canada eTA로 검색한 다음, 윗부분에 나오는 사이트 (.com으로 끝남)은 전부 사기 사이트이다. 반드시 정부 공식 사이트인 www.canada.ca에서 발급을 받아야 한다.


기타 서류 작업


차를 렌트하려면 국제운전면허증이나 영문운전면허증이 있어야 한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영문운전면허증은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하여, 경찰서에 가서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았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영문운전면허증도 당일 발급이 가능했다.


그 당시 캐나다는 코로나 백신을 맞았거나 코로나 음성 확인 증명서가 있어야 갈 수 있었다. 다행히 우리 식구는 모두 코로나 백신 접종을 완료한 상태였다.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는 서류를 영문으로 준비했다. 캐나다 입국 시 랜덤으로 검사를 해서 양성이 나오면 입국이 거부된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코로나 발병률은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이므로 이에 대한 걱정은 별로 되지 않았다.


ArriveCAN 앱


출국하기 2일 전에 ArriveCAN 앱을 핸드폰에 설치하고 작성했다. 


이것으로 여행 준비가 모두 끝났다.



캐나다로 가족 여행 (1) - 여행 준비

캐나다로 가족 여행 (2) - 위니펙과 밴쿠버

캐나다로 가족 여행 (3) - 코로나 때문에 강제로 늘어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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