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눈물보다, 진실이 드러나야 할 시간이다
"... 여러분은 시방 아홉 살에 구구단을 외워버린 큰일을 해부렀다. 구구단이 무엇이당가. 천 년이 넘도록 전승해 온 지혜로운 수리다, 이것이여. 느그들은 시방 그 장구한 역사를 이러내분 것이여. 자, 구구단의 끝이 어찌 되는가?"
"구구는 팔십일요!"
"그라제. 구구단의 끝은 81이제. 우리 겨레의 경전이 천부경도 81자고, 노자 선생의 도덕경도 81장이제. 구구단은 비밀한 머시기가 담긴 것이다, 이말이제. 구구는 뭐시다?"
"팔십일요!"
"앞으로 여러분 인생길에 아홉살을 아홉 번이나 살 기회가 주어져 있제이. 창창하고 드높고 탁 트인 날들이 열려 있단 말이시. 그랑께 18살 27살 36살 45살... 아홉을 한 번씩 더할 때마다 시방 구구단을 속에다 새겨버린 오늘처럼, 평생을 품고 나갈 위대한 뭔가를 하나씩 해내불자 이 말이시. 알겄능가!" [눈물꽃 소년], 박노해/ 느린걸음/ 8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