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도시 튠과 스위스의 보석 슈피츠
스위스 여행기 브런치북에 예약해 놓고 수정 후 발행을 눌렀는데…. 당연히 브런치북으로 올라가려니 했습니다. 한참이 지난 후에야 일반글로 올라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삭제해도 사라지지 않고 저장이 되더라는 말이 생각나서 삭제버튼을 클릭했는데, 글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맥이 풀려버려 도저히 다시 쓸 엄두가 나지 않아 사진만 올려놓습니다. 천천히 힘내서 다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부족한 글에 이미 라이킷을 주신 작가님들, 제 글을 찾아와 주신 작가님들께 죄송합니다.
오늘도 비다. 아침부터 딸은 앱으로 비가 오지 않는 곳을 찾았다. 우리가 가는 동안 비가 갤 것을 예상하고 간 곳은 베른 옆의 도시 튠, 하지만 도착하고 나서도 한참 동안 비는 그치지 않았다. 비에 젖은 도시와 갈길 잃은 여행객들, 서두르는 현지인들을 바라보며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
정오가 지나 비가 그치고, 그제야 우린 강변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비가 온 후, 젖은 강과 소리 없이 흐르는 물과 색을 잃은 나무 사이로 샤다우 성을 만났다.
환상적인 분홍빛의 아름다운 샤다우(Schloss Schadau) 성은 19세기에 지어진 건축물로 현재 호텔과 레스토랑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강과 어우러진 성의 모습은 그저 그림 같았다.
전통 영국식 정원이라는 샤다우 성의 정원 잔디밭, 햇빛이 없는 데도 초록 잔디가 빛나고 있었다. 아이들이 놀기에 좋은 잔디밭, 비가 온 탓인지 인적이 드물었다.
걷다가 발견한 교통 안내 표지판, 무슨 뜻일까? 한쪽에 주차해도 된다는 뜻일까? 일방통행? 우린 내기를 했다. (무슨 뜻일지 맞춰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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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추월금지. 알고 보면 무릎을 치게 된다. 찰떡 표지판이다.
튠 성으로 향하다가 표지판을 발견했다. Schloss Thun(튠성) burgtor(성문) Stadtkirche(시립교회) 복잡함을 덜어내고 본질만 남겨 직관적으로 이해되는 피토그램적 표지판, 꺄약!! 소리 지를 만큼 아름답다. 예술이 따로 없다. 나는 이런 단순한 아름다움이 좋다.
튠 성은 현재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5개 층에 걸쳐 역사적인 유물과 현대 미술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중세 시대의 제단 앞 장식 천부터 현대적인 기획전시까지 다양한 예술품을 선보이는 곳으로 유명하다.(튠 성 사진이 없네요ㅜ)
튠 성은 12세기말에 지어진 튠 성은 네 귀퉁이에 있는 원형 타워에 올라가면 튠 시내와 호수, 멀리 눈 덮인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가 보인다. 이 정도면 왜 융프라우가 유럽의 지붕인지 알겠다. 스위스 어디에서나 보이는 융프라우다.
튠 성에 전시된 중세 태피스트리(직물벽화)이다. 당시의 신앙과 권력과 선과악의 상징체계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원형 안에는 상상의 동물과 성서적 동물들을 그려 넣어 악, 혼돈, 자연의 힘을 상징하고 가운데 서있는 성인은 악을 물리치는 존재이다. 교회나 귀족 공간을 장식하면서 신앙, 권력, 보호의 의미를 동시에 담는다. 테피스트리는 벽을 장식하는 효과뿐만아니라, 돌벽의 차가운 냉기를 막아주고, 당시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성경의 내용이나 성인의 삶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보여주는 성경’ 역할을 했다니 일타삼피이다.
가운데 왕관을 쓰고 있는 여성은 성모 마리아, 후광은 빛과 신성함. 붉은 패턴은 영광과 신성의 상징이다. 왼쪽에는 세례 요한과 사도들. 오른쪽에는 갑옷을 입은 성인, 맨 오른쪽 수레바퀴를 곁에 둔 성녀 카타리나도 보인다.(바퀴는 성녀 카타리나의 순교를 상징하는 도구이다)
이렇게 무거운 철갑옷을 입고 어떻게 싸웠을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튠 성은 성 중앙의 거대한 타워와 네 모서리에 솟아 있는 뾰족한 원형 포탑이 특징이다. 12세기 체링겐 가문에 의해 세워진 이 성은 툰 시내와 호수를 파노라마뷰로 볼 수 있다.
격자창으로 보이는 풍경은 또 다른 멋스러움이 있다.
창을 통해 보이는 튠의 시가지는 한 폭의 그림엽서를 보는 듯 평화롭고 아름답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유람선을 타고 슈피츠 성으로 갔다.
유람선에서 본 샤다우 성
슈피츠 성은 성 앞에 정원이 넓게 펼쳐져 있고, 튠 호수 뒤로 니센 산이 피라미드처럼 솟아 있어 어디를 보아도 아름다운 성이었다. 성은 현재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었는데 우리가 도착한 시각이 5시, 막 폐장을 해버려서 우린 들어가지 못했다. 하지만 성에서 내려다보는 호수와 기차역까지 가는 걸어가며 호수와 평화로운 일상을 보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걷다가 호숫가 벤치에 앉아 아름다운 호수와 호숫가 동네를 바라보는 것으로도 충분했다.
숙소로 가는 길에 무지개를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