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4. 작가 된 날
-브런치작가가 되심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멘토님이 “이번 주 숙제는 브런치작가 등록하기입니다.”라고 말씀하셨을 때 깜짝 놀랐다. “뭐… 뭐라고요? 브런치작가등록요??? 거기는 다들 얼마나 글을 잘 쓰는데요. “
멘토님은 여러 분들 실력이면 110등 안에 들 겁니다. “
‘설마….’ 했다.
그래도 숙제니까, 떨어져도 핑계가 좋잖아.
근데 작가등록은 어디 있는 거지? 오~ 여기 있네. 클릭
글을 3편 쓰라고?? 오케이~
이미 썼던 글 3편 보고 또 보고 수정해서 올리고.
어떤 글을 쓸지 이를테면 기획안을 쓰라는데.
좋아, <황혼이혼 할 뻔/ 부제: 백수부부의 잘 먹고 잘 사는 법>으로 해야겠다.
작가 소개. 뭐라고 쓰지?? 어렵구먼.
나는 무엇을 좋아하지? 좋아하는 걸로 써야지.
눈, 비를 좋아하고, 산과 바다를 좋아하고, 책과 도서관을 좋아하고 블라블라블라~
작가등록 클릭.
브런치를 가끔 드나들며 글을 읽기는 했어도 내가 작가가 될 거라고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가끔 브런치작가 몇 번째 떨어졌어요,라는 글을 보며 브런치작가 되기 쉽지 않구나 생각했다.
일주일정도 걸린댔나? 여하튼 며칠 걸린다고 했는데 등록한 날 오후에 바로 문자가 왔다. 작가가 되었단다. 축하한단다. 와우~~~!! 나 쫌 대단한데??
친구들 단톡방에 자랑 좀 하고 우리 딸들에게도 자랑을 했다. 친구들 왈, 작가라구? 축하해~ 너랑 너무 잘 어울려~ 근데 브런치작가가 뭐야??ㅋㅋㅋㅋㅋ
멘토님이랑 멘티들이 모인 오픈톡방에도 큰소리로 저 작가 되었어요~ 외치고 축하를 받았다.
아뿔싸… 축하 메일도 온다는데, 회원가입 할 때 기입했던 메일주소는 안 쓴 지 벌써 10년은 된 거 같은데..
메일에 들어가 보니 포화상태로 새 메일을 다 토해내고 있었다. 아!!!! 내 메일 돌려줘ㅠㅠ
브런치는 나에게 ‘저장된 글이 있어요. 발행해 보세요. 그래야 글이 늘어요~ ’라고 압박 아닌 압박을 하는데, 난 ‘좀 더 잘 쓰고 싶어요~ 기다려주세요’라며 발행을 망설였다.
이미 다른 온라인 ***에 가볍고 편하게 끄적이고 있었다. 그곳은 이웃들이 모여 커뮤니티를 만들고 그것이 수익으로 연결되고 또 다른 권력이 생성되는 것처럼 보였다. 좋은 글에 하트를 받고 싶은데 읽지도 않고 하트를 누르는 게 싫어 하트를 없애기도 하고 댓글을 막아보기도 했다.
이웃 몇백 명, 몇천 명이 되었어요가 중요한 곳. N사의 글쓰기방에서는 너무나 소소한 나의 일상을 쓰는 일기 같은 글이었고 누가 보든지 말든지 신경 안 쓰는 듯, 신경 쓰는 듯한 글을 써왔고 수익 올리는 글들도 부러웠으나 그쪽으로 방향성을 가지진 않았다. 난 내 길을 가리라.
그런 내가 밖에서 보기에 브런치는 N사와 달랐다. 순수해 보여서 좋았다. 글쓰기 고수들이 모여 진짜 글을 쓰는 곳, 그런 브런치가 나를 작가라고 불러주었다.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날 작가라고 소개한다. 하지만 브런치에 들어오면 다들 글을 얼마나 잘 쓰는지…
나도 부지런히 글을 써서 브런치에 걸맞은 작가가 되는 꿈을 꾸어본다.
여러분, 제가 브런치작가가 되었어요~어디 가서 자랑 하지? 대나무숲에라도 가서 소문을 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