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은 또 다른 시작
올해는 더위가 유난히도 일찍 시작되었다. 5월부터 열파가 시작되어 일찌감치 사람들은 여름을 맞을 준비를 했었다. 캐나다의 겨울을 길고 혹독하다. 따라서 여름에 가능하면 많이 즐기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지난해 등록했던 온라인 강좌를 마치고 6월 말에 졸업을 했다. 졸업장을 받아 들고 나니 나름 뿌듯하고 내가 이뤄낸 성과에 대해 자신감이 충만했다.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은 나를 성장시키는 일이기도 하다. 일 년간의 VFX 과정으로 기본을 다졌고 어떻게 작업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데모 릴을 만들어야 하지만 어찌 되었든 짧은 4초짜리 영상 3개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잡 시장에 뛰어들 생각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그대로 계속하면서 투잡이 목표다. 만약 새로 도전하는 곳에서 좋은 조건이 있다면 완전한 전환도 염두에 두고 있다. 미술을 전공했으면서 기술지원팀에 일하는 거 보다는 아티스트로 일하는 게 더 맞을 테니 말이다. 그렇다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딱히 싫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단지 오래 했고 다른 일에 도전을 해 보고 싶을 뿐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고 새로운 것을 찾아 성취를 해야지 기쁨을 느끼는 모양이다. 그래서 시작을 하고 끝을 맺고 또다시 시작을 하는 일은 즐거운 것이다.
그동안 개을리 했던 불어도 내년에는 다시 한번 찾아볼 생각이다.
오랜 시간 동안 알 수 없는 우울감과 깊은 세상에 대한 불신 그리고 삶에 대한 회의를 느꼈지만 이제는 그렇게 느끼지 않고 생각하지 않는다. 살아가는 것은 그냥 숨 쉬는 것과 다름이 없다. 맛있는 것을 먹고 즐겁게 사랑하는 사람과 대화하고 일터로 가서 오늘 하루 충실하게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와 가족과 함께 오늘의 일을 이야기하는 것이 삶이다. 무언가 특별해야 하는 것이 아닌 그냥 일상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가치 있는 시간이다.
반복되는 일상이 지겨워진다면 무언가 배워 보기를 권해본다. 그 무엇이 되었든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맺고 지식을 습득하는 과장이다. 그 속에서 나를 또 한 번 성장시킬 것이다.
이번 여름이 새롭듯 내년 여름도 또 새롭고 흘러 흘러 맞이하게 될 가을도 기대된다. 이번 해는 퀘벡의 아름다운 단풍여행을 떠나보도록 계획을 세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