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딸이 쳤던 스포츠 지도자 2급 자격시험을 4월 초엔가 접수해 놓고 책도 샀지만 계속 미루다 시험이 토요일인 걸 화요일에야 깨닫고 급히 공부를 시작했다. 사실 분량이 너무 많아 포기하려는 마음이 반이어서 엄두를 내지 못한 것도 있다. 그래도 이왕 치는 것 책은 보고 가야 할 것 같아 영상을 먼저 찾아본 후 짬을 내어 책을 술술 넘기며 읽었다. 사람 이름이 나오는 부분과 역사에 관한 부분을 욀 엄두가 나지 않아 읽어보고 상식적인 선에서 답을 하자는 생각으로 시험장에 들어갔다. 처음 가보는 낯선 곳에서 젊은 친구들에 둘러싸여 시험을 치는 동안 다른 나라 말을 읽는 것 같은 문제들도 많아 난감했다. 진작 공부 좀 더 할 걸, 하는 생각은 학창 시절이나 나이가 든 지금이나 다름이 없다. (가채점 해 보니 3문제만 더 맞으면 합격이어서 아까웠다. 내년에 다시 도전해 봐야지.)
집에 가는 길에 길을 잘못 들어 돌아가는 경로로 가던 중 전망이 좋을 것 같은 카페를 발견하고 들어가서 책을 읽었다. 다음에 또 오고 싶은 곳이었다. 북바이북으로 가 예약해 둔 북토크에 참여했다. 김지영 작가님의 ‘잘되는 독서모임, 이렇게 합니다’라는 책이었다. 남자분들이 반이라 놀랐다. 평소에 독서모임을 하시는 분들이 노하우를 궁금해하며 오신 것이었다. 바로 다음 주 목요일이 내 북토크여서 벤치마킹하는 마음으로 앉아서 보았다. 말씀을 어찌나 조곤조곤 잘하시는지 나는 따라갈 수가 없을 것 같았다. 마치고는 책에 사인을 받고 작가님과 함께 독서모임 하는 책 친구분이 준비한 귀여운 화분을 받아 왔다.
바로 다음 일정이 있어 행주산성으로 향했다. 가정교회 식구들 모임이었다. 더운 날씨였지만 나무그늘이 시원했던 행주산성에 올라 탁 트인 강을 바라보고 내려와 맛있는 저녁 식사를 하고 전망 좋은 카페에서 차를 마셨다. 새벽부터 일어나 시험치고 바쁘게 왔다 갔다 하느라 하품이 계속 나왔지만 함께 있는 시간이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