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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May 04. 2024

<<몰입의 즐거움>> 에너자이저 -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북토크를 준비하면서 몰입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찾던 중 읽은 줄 알았던 이 책을 뒤늦게 찾아 읽었다. 왜 이제야 만났을까?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구입해서 밑줄 그으며 읽고 싶은 책이었다. 제목에 즐거움이라는 말이 있지만 책은 그리 즐겁지는 않다. 연구 결과도 실린 조금은 딱딱한 책이다. 하지만 그래서 더 신뢰가 갔다. 일찌감치 몰입의 좋은 점을 생각하고 책으로 남긴 것이 감사하다. 


북토크의 주제가 ‘몰입으로 삶의 무게 덜어내기’였다. 화요일에 했던 짧은 강연도 마차가지다. 연구사님이 들으시더니 “철학적이네요” 하고 말씀하셨다. 내가 실제로 경험한 것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던 터라 조금 놀랐다. 그동안 태권도와 바이올린을 비롯해 뜨개질, 여행, 영어공부 등 여러 가지 취미생활을 해 왔다. 뜨개질을 할 때는 무념무상의 상태를 경험했고, 자주 가는 혼자만의 여행에서는 시름을 떨치기도 했다. 테솔을 공부했던 6개월을 비롯한 그 해에는 영어 책만 읽었다. 지금까지 꾸준히 하는 것은 독서와 태권도, 그리고 바이올린이다. 앞으로 그림도 그려보고 싶다. 내가 경험한 무아지경을 이 책에서는 이론적으로 다루고 있다. 실제로 겪어 보았기에 책의 내용에 공감할 수 있었다. 


심하게 몰입하면 배고픈 줄도, 아픈 줄도 모르게 된다. 그야말로 몰아의 경지이다. 하지만 몰입은 그리 쉽게 일어나지는 않는다. 그리고 사람에 따라 빈도나 강도의 차이가 있다. 이 책에서는 내가 현재 하는 것보다는 살짝 높은 단계의 과제를 할 때 가장 효율적으로 발휘된다고 하였다. 낮은 단계는 동기부여가 되지 않고 너무 높은 단계는 포기하게 되기 때문이다. 자신의 현재 수준을 잘 알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만 한다면 보다 쉽게 몰입에 도달할 수 있다. 

이 책에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이 몰입을 더 잘한다는 내용이 있어 놀라웠다. 이 책이 나올 당시에는 텔레비전과 비교되지만 현재는 아마도 SNS나 연달아 보게 되는 영상들과 비교될 것이다. 텔레비전을 많이 보는 사람보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몰입을 더 잘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니 책을 더 열심히 읽어야겠다. 왜냐하면 몰입의 즐거움은 바로 삶의 질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몰입 경험은 배움으로 이어진다고 하였다. 새로운 과제와 실력을 향해 나아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몰입을 잘하는 사람은 배우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배움은 학생 시절에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질 높은 삶을 위해 어떤 일이든 배우고, 과제를 해결하며 조금씩 나아가는 삶을 꾸려보는 것은 어떨까? 만약 시간이 없거나 해결해야 할 일들로 스트레스가 심하다면 가장 중요한 일부터 우선순위를 매기라고 저자는 조언한다. 이번에 강연과 북토크를 준비하는 것도 나에게는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혼자 연주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수많은 일들을 미루고 이 일에 최선을 다했다. 북토크까지 잘 마친 후 미뤄두었던 콘서바토리 과제 둘을 거뜬히 해치웠고, 다른 곡 연습도 했다. 밀린 책 리뷰도 곧 할 예정이고, 이미 읽고 미뤄 두었던 이 책의 리뷰는 지금 쓰고 있다. 우선순위를 정해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수동적인 삶과 능동적인 삶, 둘 중 어느 것을 고를지는 자신에게 달려 있다. 남이 이끄는 대로 마지못해 따라갈 것인가? 내가 주체적으로 정하고 판단하고 엮어나갈 것인가? 처음에는 쉽지 않을 것이다. 책의 조언대로 책 읽는 습관을 먼저 들이고, 작은 것부터 하나씩 배워 나가고, 스트레스를 주는 일들에 우선순위를 매겨 도장 깨기 하듯 하나씩 마무리해 가면 스스로 느끼는 성취감이 점점 자라 갈 것이다. 나도 아직 과정 중에 있지만 많은 분들이 내가 느끼는 몰입의 즐거움을 맛보셨으면 좋겠다.


자기 목적성을 가진 사람은 지칠 줄 모르는 정력을 가졌다고 하였다. 이번에 북토크 할 때 내가 분주하게 손님들을 맞이하는 것을 보고 북바이북 사장님이 목이 쉴까 봐 걱정했는데 토크할 때 에너지가 넘치는 걸 보고 놀랐다고 말씀하셨다. 오래전부터 들은 에너자이저라는 별명이 그래서 생긴 것일까? 어쨌든 나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 항상 책 읽고 배우는 자세로 살아가야겠다. 돈 안 되는 일에 왜 그렇게 열심히냐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 일이 나와 우리 가족과 나의 학급을 살렸음을 믿는다. 배움과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몰입은 즐거우니까. 

* 목소리 리뷰

https://youtu.be/y-8u-UqTmz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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