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치는 아이를 데려다주고 기다리는 동안 옆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보았다. 영화에 대한 정보라고는 고 이선균 님이 나온다는 것뿐이었다. ‘나의 아저씨’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던 그의 유작이라고 생각하니 보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심한 안개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공항대교에서 새벽 운전을 한다는 건 불안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저마다의 사연으로 공항대교에 진입한 차들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처한다. 그 위험한 도로에서 스피드를 즐기는 한 유튜버 때문에 엄청난 사고가 일어나고, 비밀 프로젝트로 키워진 군견들이 풀려난다. 체내에 삽입한 칩으로 정해진 목표물을 무차별 공격하는 살상무기는 프로그램 오류로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짧은 시간에 벌어지는 지옥 같은 일들. 사람들의 희생에도 정치적 계산만 하는 사람들, 그 와중에도 돈 벌 궁리를 하는 사람, 다른 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 극한의 상황에서 사람의 본성이 드러난다.
주연 배우를 잃고 영화를 완성해 개봉하기까지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재난 영화라 유쾌한 내용은 아니지만 배우를 스크린에서나마 다시 만날 수 있었던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