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년 보고서에 들어갈 마지막 활동으로 태권도 세미나를 넣어두었다. 11월 9일 하루 동안 가천대학교에서 있는 KTA(대한태권도협회) 미래인재&전문교육과정 프로그램이었다. 오후까지 받을 생각으로 신청했는데 뒤늦게 아버님 생신 온 가족 점심식사 일정이 정해져(식구가 굉장히 많다) 오전만 받고 바로 강화로 가느라 오후 수업을 듣지 못했다.
성남까지 가는 길이 토요일 오전인데도 별로 막히지 않아 늦지 않게 도착해 등록을 하고 강의가 있는 수련장으로 갔다. 겨루기 선수 출신의 강사님은 현재 도장을 운영하며 아이들을 많게는 동시에 6~70명을 지도하기도 한다고 하셨다. 그 많은 아이들을 동시에 수업하려면 얼마나 힘들까 싶은데 혼자서 어렵지 않게 수업한다는 게 놀라웠다. 그게 가능한 건 아이들끼리 스스로 미트를 잡고 발차기를 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해 적용했기 때문이다. 교사인 나에게 큰 자극이 되었다.
2인 1조, 3인 1조, 때로는 기차 대형으로 기초 체력 훈련을 한다. 미트를 미리 바닥에 놓아두면 아이들이 그곳에 가서 자리를 잡기 때문에 일정한 대형을 유지하기 쉽다. 아이들이 미트를 잡고 발차기를 하다 보면 미트를 놓치기도 하고 날아가 다른 아이에게 맞을 수도 있기 때문에 잉여 띠를 사용해 미트 손잡이에 묶은 다음 끝을 다시 묶어 어깨에 비스듬히 걸친 채 미트 발차기를 한다. 잡는 아이도, 차는 아이도 계속 어깨에 메고 다니며 때로 잡고, 때로는 놓고 찬다.
기차 대형을 실습해 보았다. 한 줄로 쭉 선 다음 한 명씩 바닥에 다리를 쭉 뻗고 앉는다. 다음 아이가 다리 위로 점프를 한 후 그 옆에 앉는다. 계속 그런 방식으로 연결해 반환점을 돌아 들어온다. 미트 발차기도 똑같이 한 명이 잡고 한 명이 발차기 후 그 옆에 서고, 다음 아이도 계속 발차기를 쭉 한 후 마지막에 서서 미트를 잡는다. 이 과정을 음악을 틀어 놓고 다섯을 센 후 발차기를 하도록 해 두면 아이들끼리 미트 발차기를 신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수업을 마친 후 질문 시간에 기초 체력 훈련 아이디어를 더 말씀해 주시라고 했더니 앉아서 다리를 벌리고 그 사이로 점프하기, 엎드린 아이 위로 점프하기, 팔과 발만 닿게 하고 몸을 들어 올린 아래로 통과하기 등을 할 수 있고, 때로 섞어서도 한다고 하셨다. 앞으로 체육 수업을 하게 될 나에게 너무 좋은 팁이었다. 원래 군복무 직후 트니트니 강사를 하며 어린아이들을 가르친 경험을 도장 수업에 적용시킨 것이라고 한다. 아이들에게 태권도 도구들을 친구로 느낄 수 있도록 계속 이야기해 주고, 미트로 친구를 치거나 아이들 넘을 때 다리를 밟지 않도록 안전교육을 수시로 계속해야 함을 강조하셨다.
짧은 오전 시간 동안 많은 것을 배웠다. 내년 세미나에도 꼭 참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