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장에 조금 늦었다. 수요일에 엄마 모시고 병원 다녀오느라 빠져 도장에 들른 것이다. 들어가자 마다 한 외국인 분이 계셔서 놀랐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온 분이라고 한다. 태권도 협회에서 연결해 주어 우리 도장에서 목, 금요일에 수련을 하고 얼마 후 본국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도복에 자신의 이름이 한글로 새겨진 검정 띠까지 매고 계셨다. 20년 전 태권도를 재미있게 배우다 낙마 사고로 다쳐 못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와서 태권도를 다시 시작하시는 모양이다. 마음으로 응원했다.
스트레칭과 체조를 하고 아이들 쉬는 시간 동안 간단히 발차기를 했다. 쉬는 시간 후에는 아이들과 나는 뒤에서 태극 5장부터 8장까지 다섯 번씩 했고, 사범님이 외국인 분께 태극 4장을 가르쳐주셨다. 처음에는 동작이 어색하더니 점점 기억이 나는지 제법 잘했다. 수업을 마친 후 그분과 잠깐 이야기를 나눴다. 20년 만에 하는 거라 쉽지 않다고 하는 것 같아 아까 보니 너무 잘하더라고 말씀드렸다. 내일도 만나자고 했다.
선수반 A팀과 외국인 분은 9시까지 수업을 하느라 남고 나와 다른 아이 몇 명은 먼저 나왔다. 아이들이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어 하는 것 같아 아래층 가게로 들어갔다. 제일 맛있는 걸 고르라고 했는데 가장 저렴한 걸 골랐다. 귀여운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