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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경기에듀오케스트라 공연을 마치고

by Kelly

토요일에 대망의 오케스트라 공연이 있었다. 일 년 동안 준비한 것을 두 시간 동안 쏟아낸 자리였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연주회장 스텝회의를 다녀온 덕분에 연주회 준비를 하게 되었다. 컴퓨터를 바꾸면서 작년에 심혈을 기울인 계획서를 찾지 못해 재작년 것을 다시 전달받아 바쁜 시간을 쪼개어 올해 것으로 바꾸느라 애를 먹었는데도 당일 빠진 부분이 많아 뜨끔한 순간들이 있었다. 다행히 사고 없이 임기응변으로 해결하며 리허설을 마친 후 공연을 시작했다.


가족 중 첫째와 스포츠지도사 구술실기 시험 때 만난 세종공주님이 오기로 했다. 합창단 덕분에 관객이 작년보다 많았다. 무대 뒤에서 모니터로 객석을 보며 가슴 설레어했다. 연주가 시작되었다. 첫 곡이 평소보다 조금 빨랐으나 사운드가 너무 좋아 행복하게 연주를 했다. 예년에 비해 어렵지 않은 곡들이라 그런지 자신감이 넘쳐 뒤쪽에서 소리가 크게 들렸고, 덕분에 나도 즐기며 연주를 했다. 2부에서는 합창단 아이들이 천사의 목소리를 들려주어 눈물이 날 것처럼 감동적이었다. 짧은은 솔로 부분이 있어 부담되었던 곡도 무사히 잘 끝났다. 마지막 곡 곤두와나는 연주하면서도 너무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 관악기와 타악기의 활약이 대단했다. 이번에는 1, 2부 두 명의 단원이 사회를 맡아 더 화기애애했던 것 같다.


연주를 마치고 대기실 정리와 무대 의자, 보면대를 정리하느라 애를 먹었다. 원래 다 같이 하기로 했었는데 지인 분들을 만나러 다들 나가셨는지 무대 감독님이 혼자 열일을 하고 계셔서 단체 대화방에 무대 정리를 도와주시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머리에서 땀이 나도록 정리를 같이 했다. 한참 후 두어 분이 오셔서 도와주셨다. 무대감독님께 죄송해서 다음에는 담당을 여러 분 정해두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몇 분이 먼저 시작하려다가 어떤 분이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다들 나갔다고 한다. 밖으로 나가니 첫째와 세종공주님, 그리고 그 따님이 기다리고 있었다. 사진을 찍은 후 아들을 먼저 보내고 세종공주님 모녀를 태우고 인천으로 향했다. 대중교통으로 오셨고, 대중교통으로 인천 부모님 댁에 가시는 길이라고 해서 그냥 보낼 수가 없었다. 가는 길에 샌드위치를 사고 이야기를 많이 나누며 모셔다 드렸다. 그렇게 멀리서 와 주신 세종 공주님께 감사했다. 공연이 재미있었다고 해서 다행이었다.


새벽부터 돌아다니느라 피곤해서 뒤풀이는 참석하지 못했고, 집에 돌아와 음향감독님께 건네받은 영상을 구글드라이브에 옮겨 단원분들께 공유했다. 부분공개로 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후 단원 분들과 공연에 오지 못한 지인 분들께 링크를 보내드렸다. 지휘자님이 다섯 번 중 이번이 가장 좋았다고 하셔서 뿌듯했다. 화요일에는 단원 회식이 있다. 다들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궁금하다. 내년에는 어떤 곡을 하게 될까? 격년으로 심포니를 하기로 해서 아마도 교향곡을 하지 않을까 싶다. 매년 조금씩이나마 발전하기를, 더 많은 분이 함께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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