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주연 Jun 24. 2024

그래도 해야지 어떡해

버티기

새로운 직장에 정착한 지 약 1년이 다 되어간다.

그토록 가고 싶은 회사에 갔으나,

적응해 나가기가 녹록지 않았다.

사실 여전히 적응 중이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는데, 나는 인간이 아닌 것인가? 왜 이렇게 적응하기가 쉽지 않을까?

인스타에 돌아다니는 짤을 보고 너무나 공감이 되었다. 제일 크게 차지하고 있는 것은 분노이다.

왜 이렇게 성이 나는지! 그나마 깔깔 메이트인 동기들 덕에 분노가 해소되는 편이다.

근래 일이 끝나면 파사삭 영혼이 사라진다. 그만큼 영혼을 쏟아붓고 있는데 그만큼 신경 쓰이는 만큼 번아웃이 심하게 오는 듯하다.


출, 퇴근 시간이 왕복 3시간 정도 되다 보니 그때를 이용하여 취미생활을 즐기려고 한다.


최근 <미나 씨, 또 프사 바뀌었네요?>라는 OTT를 보있다. 29살의 여주의 일상을 풀어낸 이야기이다.

거기서 여주는 첫회사에서 인턴으로 입사를 하고, 수습기간이 끝난 뒤에 정규직 전환을 기대하지만 안타깝게도 동기중 그녀만 전환에 실패한다. 그리고 퇴사하면서 그녀의 서사가 이어진다.

현실에 있을법한 일을 풀어내는 부분이 근래 본 드라마 중 제일 공감되고 전반적으로 한국사회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비정규직의 설움 그리고 취업시장에서 을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면이 아련해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던 장면이다. 경쟁은 학교 다닐 때만 하는 줄 알았는데, 찐 경쟁은 사회인이 되서부터였다니…! 정말로 웃프다.


점심시간에 동기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동기의 휴대폰 케이스를 보았는데 현실적인 멘트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도 해야지 어떡해!>

대게 보통의 직장인들은 일주일에 5번 출근을 한다.

매일 아침 일어날 때, 제발 오늘이 주말이었으면, 혹은 아직 잘 시간이 많이 남아있기를 간절히 소망하지만 현실은 회사 갈 시간이라는 점에서 머리를 탁! 치게 된다.

최근 부모님께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씀드렸다. 부모님의 반응은 그토록 하고 싶어서 이직을 한 건데, 후회가 되지 않겠냐며 다시 한번 천천히 생각해 보라고 말씀 주셨다. 부모님의 말씀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사실 나도 아직 나를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어떤 선택을 해도 후회는 따라오기에 더 망설이고 있는 걸 수도? 내가 무엇을 할 때 보람을 느끼는 가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이다 보니 근래 들어 잡생각이 많아진다. 잡생각은 뒤로하고, 일단 오늘도 조용히 출근을 해본다.



친한 친구한테 진로 고민이 있다고 말하니, 일은 그저 돈 버는 수단일 뿐! 너무 일에 많은 신경을 쓰지 말라는 조언을 들었다. 하지만 그 일이 나의 24시간 중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면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 친구에게 현재 일이 힘든 것에 대해 털어놓으니, 본인도 일은 여전히 힘들다고 말하면서 그래도 이전보다 자신이 좀 더 업무적으로 나아지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안 괜찮은 날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요즘은 괜찮은 날도 간혹 생기고 있어. 점차 시간이 지나면 괜찮은 날들이 연속되지 않을까?” 이 말을 듣고 나서 갑자기 멍해졌다. 내가 너무 부정적으로만 생각했구나! 친구 말처럼 꾸준히 노력하고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괜찮은 날들의 연속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한번 또 나를 믿어보기로 했다. 아직까지 진로 방황기이지만, 이 또한 지나가지 않을까?














탁월한 성취 뒤에는 언제나 끈덕지게 버티는 힘이 숨어있는 법, 버텨라. 끝내 버티면 이긴다
-앤드류 매튜스-





작가의 이전글 N번째 소개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