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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 율 Sep 22. 2024

가을에 부르는 노래 '봄날의 캐롤'

코레아트 나의 음악 이야기


코레아트 - 봄날의 캐뮤직 비디오 링크


내가 만든 노래와 곡 안에 담긴 일화를 소개하는 시간.


이번 글에서는 노래 '봄날의 캐롤'에 담긴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시간은 흐르고 우리는 시간에 따라 변한다.


다만 변화하는 속도에 차이가 있 뿐이다.


마음은 신체에 비해 나이를 더디게 먹는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마음은 생각보다 쉽게 늙지 않는다.




갈대처럼 흔들리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지만 우리의 마음은 영원을 꿈꾸곤 한다. 노래 '봄날의 캐롤'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봄날'과 '캐롤'은 서로 조응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노래는 다른 계절을 노래하는 봄날의 시간에 대한 물음을 담고 있다.


이 곡은 2020년 겨울 외국인 프로듀서 T.F.G가 보낸 메시지에서 출발하였다. 그는 자신과의 작업을 제안하였고 그가 만든 곡들을 내게 보내주었다.



그의 곡들을 시간을 들여 모두 살펴보았다.


그러다가 특정한 곡에서 계절감이 강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 곡을 들을 때마다 자주 보았던 영화가 떠올랐다.



영화의 제목은 바로 2001년에 개봉한 '봄날은 간다(One Fine Spring Day)' 계절이 돌아올 때마다 보았던 영화다. 횟수로 따지면 10번 가까이 된다.


시간이 지나며 영화에 대한 인상 조금씩 변화하였다. 처음엔 영화 속 푸른 새벽녘의 분위기가 인상 깊었다. 시간이 지나 2000년대 초반의 아련함이 코끝에 감돌았다. 그리고 다시 시간이 흘러 서툴고 투박한 감정이 떠랐다.



'나는 무슨 이유로 이 영화를 이렇게 많이 보았을까?'


물음에 대한 답을 구하고자, 흐르는 계절에 걸터앉아 시간을 두고 곰곰이 반추하였다.


시간을 들여야만 나오는 답은 생각보다 간단명료한 편이다.


하지만 이 물음의 답은 겉보기엔 명확해 보였지만 이면에 풀리지 않는 모호함이 있었다.


왜냐하면 '변화'라는 키워드 안에 감정이 얽혀있었기 때문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일단 영화를 다시 보았다.


영화를 보자 또 다른 물음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봄에도 겨울을 노래할 수밖에 없는 사람은 어떠한 기분일까?


딱 떨어진 답을 내기보단 물음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감정과 느낌을 구하는 것이 더 적합해 보였다.


영화에서도 드러났듯이 감정이 생기고 그에 따라 변화하는 관계 속에서 든 생각들을 담담하게 가사로 써 내려갔다.



구체적인 의도를 가지고 만들었던 곡은 추상적인 감정을 담고 있었다.  시간은 흘렀고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났을 때 이 곡이 다시 떠올랐다. 예전에 냈던 곡을 지금 다시 부르면 어떤 느낌이 들까.


불완전한 감정을 노래한 곡을 다시 미완성의 상태로 돌렸다. 2024년 가을, 겨울이 오기 전 노래한 '봄날의 캐롤'. 다시 돌아올 계절을 앞두고 지난날의 소회를 곡 안에 담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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