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에 걸린 생각들
풍경 사진을 주기적으로 찍지만, 글이나 음악 등과 엮어 간헐적으로만 올린다. 그렇기에 시기를 놓쳐 올리지 못한 사진들이 많다. 지나간 계절을 담은 사진들은 대개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잊히곤 한다.
사진들을 정리하다가 찍어둔 사진들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랑할 만큼 대단한 사진들은 아니지만, 나름의 애정을 담아 찍은 사진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로 사진들을 올려 간단한 코멘트와 함께 게시하려고 한다.
물론, '브런치'는 글을 중심으로 한 공간이다. 공간의 성격상, 사진을 주제로 삼아 풀어낸 이야기는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사진 또한 문자와 비견되는 의미를 내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게시한 글들도 대부분 직접 찍은 사진들을 첨부하여 풀어나갔다. 그동안 사진들은 글이나 음악을 보조하기 위한 부연 설명에 해당하였다. 하지만 각각의 이미지들은 그와 관련된 서사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나의 사진이기에 그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서론이 길어졌는데, 사진은 가을산 중턱에서 찍은 들꽃이다. 데이지를 닮은 들꽃의 이름은 개미취이다. 쑥부쟁이꽃과도 비슷한 생김새를 하고 있다. 산과 들에선 겨울을 제외하고 수많은 꽃들이 피고 진다. 들꽃들의 이름을 외우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꽃>
김춘수의 시 '꽃'의 한 구절. 길가나 들판에 핀 꽃들의 이름을 찾아보는 행위는 사물에 대한 인식과 동시에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시도라고 생각한다. 무심코 지나치던 풍경을 다시 살펴봄으로써 그동안 무관심했던 주변의 자연물들이 조금은 달리 보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