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컬챌린지의 마지막 날이 왔다. 이 챌린지에 참가한 모두가 기다리던 날이었을 것이다. 끝이 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지금과 같은 시스템 안에서 내 삶이 지속되지 못한 다는 아쉬움과 슬픔도 있겠고, 하루하루 차곡차곡 미션을 해온 것에 대한 기쁨과 해방감도 있을 것이다.
처음 계획은 마지막 미션을 하고 하루 이틀 내에 피드백을 받으면 바로 올리는 것이었다. 어쩌다 미션의 종료와 더불어 선생님께서 마무리 작업들을 해주신다고 조금 시간이 지체되었는데 거기에 막 이사를 와서 미쳐 적당한 자리를 찾지 못해서 어지러운 내 보금자리와 설명절 이동까지 겹쳐졌으니, 쉽지 않은 마지막 업로드가 되었다. 그 기간 중에서도 생각을 했던 것은 마지막 업로드를 day30을 끝으로 한다면 아쉽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day30은 미션을 한 것으로 올리고, 챌린지 수료와 그 이후의 마무리 상황들과 그 과정에서 내가 느꼈던 것들을 마무리 글처럼 덧대어 하나를 더 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어쩌다 시간이 흘러버렸고 공백의 기간 동안에 그새 게을러진 나는 day30을 마지막으로 글을 마칠지 모른다.
처음 미션을 시작할 때부터 약속되었던 것은 마지막 날의 미션은, 처음에 day1이 시작하기 전에 녹음하여 제출 한 노래를 다시 한번 불러 제출을 하면 제출한 자에 한해서 피드백을 해주시는 것이다. 그렇게 처음 노래와 마지막 노래를 비교하면서 30일 동안 매일 연습한 것에 대한 변화를 받아 볼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처음 불렀던 노래는 '나에게 그대만이_탑현'의 노래다. 당시 조금 검색을 해보니 원곡은 유해준이라는 가수가 불렀던 것을 탑현이 불렀나 보다. 아무튼 이 곡을 부르는 탑현의 노래는 당시 나에게 너무나 감미로웠고 가사도 예뻤기 때문에 나는 당시 이 노래를 정말 자주 들었고 나도 이렇게 예쁜 가사와 음색을 불러보고 싶었던 것이다.
마무리는 이렇게 진행이 되었다.
이 챌린지를 마칠 때에 후기를 남기는 사람들에게 차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부분이 있었는데, 단순히 그런 혜택이 다가 아니라 감사한 마음을 담아 "이런 것들이 좋았습니다"하면서 후기를 남기고 싶었기에 후기를 남겼다. 그리고 선생님께서는 감사의 의미로 수료증을 주셨다. 앞으로 노래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생기면 단톡방을 통해서 언제든지 피드백을 요청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미션을 수료하여 처음 투자한 금액에 대한 환급도 받았다.
동시에 내가 29일 동안 겪어왔던 하루하루의 기록과 그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들과 시행착오(?)들을 선생님께 공유하고 싶었다. 나에게 소중한 챌린지였고 이 챌린지를 기획한 사람에게도 이것은 소중한 것 일 테니, 무엇이든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에게 그가 마음을 쓴 무언가가 돌아가기 마련이고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은 다른 이들보다 그 가치를 누릴만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노래를 좋아하시거나 보컬에 관심이 있는 우리 브런치 식구들이나 다른 분들도 이 글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무엇보다 이 글의 가치를 아는 사람은 직접 운영하신 선생님과 이 글을 작성한 내가 아닐까. 조금 부끄러워 잠시 망설였던 순간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함께 기뻐하고 힘이 되고 싶었던 마음이 더 컸다. 선생님께서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왕이면 기쁜 선물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공유하는 과정 중에서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선생님도 글쓰기 챌린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바빠도 꼭 하나하나 다 읽어보겠다고 하신 선생님의 말이 끝나고 2시간이 채 안 됐을 시간에 선생님께서 하나하나 다 읽어봤다고 연락이 오셨다. 하루 이틀 글도 아니고 29일 치 글인데 이렇게 받자마자 다 읽어보시고는 "너무 선물 같은 글이에요 정말.. 정말 감동이네요ㅠㅠㅠㅠㅠ" 이렇게 답을 보내오신 선생님을 보고 나는 오히려 감동스러웠다. 바로 다 읽어보셨다는 것에서부터 마음이 느껴졌다. "웃기려고 한 건 아니었는데 웃음을 드렸다니 의도치않게(?) 기분이 좋기도 하네요." 하는 선생님의 답변도 나에게 안도와 기쁨이 되었다. 실물 포장지에 싸서 형태를 가진 선물은 아니었지만, 그런 선물을 주고받을 때에도 받는 사람이 기대하는 마음으로 그 자리에서 선물을 뜯어서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때에는 선물을 준 사람도 뿌듯하고 흐뭇하고 그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선생님께서 과찬으로 글을 참 솔직 담백하게 잘 쓴다는 말까지 들었다. 글쎄 나보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은 더 많겠지만 정성으로 내 글을 읽어준 누군가에게 들은 말은 참 값지다.
어찌하다 보니 이 글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선생님도 글쓰기를 하고 계신다는 것이 너무 신기해서 어떻게 글쓰기를 하게 되셨는지도 물어보고 어쩌다 보니 선생님의 어릴 적 이야기도 조금 들으면서 어린 시절의 선생님 모습이 저절로 상상되는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는 선생님은 외모가 조금 귀여우신 편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어릴 적 귀여운 선생님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공감되는 부분들이 상당히 있어서 신기하고도 더 정감이 갔다. 선생님께서 내가 쓴 글을 읽으면서 많이 가까워진 느낌도 들었다고 하신 것처럼!
이 대화들이 잠시 일단락되는 사이에 마지막 미션제출 곡에 대한 피드백들이 하나씩 시작되었다. 내가 받은 피드백은 "너무 큰 변화가 느껴져서 좋네요ㅠ_ㅠ 비포 노래 때는 가성느낌이 많이 나고 힘없는 노래라는 느낌이 강했는데, 힘 있으면서도 크게 위치를 벗어나지 않고 잘 지키면서 불러주셨어요. 너무 훌륭하십니다!ㅎㅎㅎㅎ너무 기분 좋네요.
안쪽 공간여는 것에 더 집중해 보시면 더 시원시원하고 공간감 있는 소리를 얻으실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방향성을 지금보다 훨씬 더 안쪽, 위쪽으로 생각해 주시면 좋습니다."였다. 무엇보다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피드백이었다. 처음 시작 때에 개선사항에 대해서 발전이 있었으니까 나름 잘 해온 거라는 생각에 안도가 됐다.
선생님께도 말씀드렸지만, 30일간에 노래 연습을 하면서 있었던 일들은 나에게도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기억이고 이것을 매일 글로 쓰면서 하루가 갈수록 더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다.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우리 앞날들에 대해서 언젠가 우리 삶이 지쳐서 아무런 힘도 낼 수 없을 때가 올 때에, 선생님의 그런 순간들이 언제가 될지는 알지 못하지만 그때에 다시 이 글을 펼쳐보면서 힘이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나와 선생님을 위해서, 또 다른 독자들을 위해서 이 글을 끝까지 남겨놓을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