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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현함 May 22. 2023

극기복례

추위와 더위


동토(凍土)에

발 뒤꿈치를

산봉우리처럼 쌓아두고

무릎을 얼린다


이마를 낮은 곳에 내려

예(禮)를 갖춘다


부싯돌처럼

어금니를 꽉 깨물자

입 안에서  

불꽃이 튄다


머리의 아랫목

그 불꽃을 온기 삼고

몸을 웅크렸다


어금니가 하나씩

터져나갈 때마다

극기복례(克己復禮)

하고 생각했다


살짝 녹은 혀에서

다른 말이 나올 것 같으면

얼른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을

쿵쿵쿵 세 번 박았다


인주를 찍은

입술을  않는다

입술 안의 말을 씨앗처럼 져보지

않는다

어느 눈 한송이로

내어줄 용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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