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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래하는 한국 여자 Dec 19. 2021

39. 시실리에 사는 한국 여자 아침 산책길

오전 8시 내가 가는 산책길

또 하루가 시작되었다.

코로나 때문에 어수선한 것은 세계 곳곳 어디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어쨌든 난 여태 감염도 안돼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다.

행동들이 제한되어 못하는 게 많지만 지금은 투정할 때가 아니다. 빨리 코로나가 지나가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랄 뿐.

해서 마음 정리 겸 산책을 아침에 한다. 희망이란 걸 생각하며.

내가 사는 곳은 이탈리아 시실리섬 카타니아 시의 한 외곽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어렸을 때 시네마 천국 영화를 봤을 때 영화 배경 속 마을이 너무 예뻐서 그런 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한편으론 " 아마 영화 세트일 거야... 요즘 저런 곳이 어딨어. 있더라도 이탈리아에서도 찾기 힘든 곳일 거야. 혹시 내가 찾아가기 전에 재개발이니 뭐니해서 마을이 없어지진 않을까? 영화 속 그곳이 아니더라도 영화 속 비슷한 이탈리아 작은 마을에서 며칠이라도 살고 싶다.. 근데 내가 이탈리아 나라에 갈 일이 생길까? 아마 꿈으로만 남을지도...." 그랬었다. 근데 내가 지금 이탈리아 작은 마을에 산다는 게 가끔 실감이 안 난다. 작년에 로마에서 남편 고향 이곳으로 이사했다. 이탈리안엔 아직도 시네나 천국에 나올 법한 마을들이 무진무궁 많다. 그래서 난 좋다.

길위에 검정 가루가 있다. 왜냐면 에트나 활화산이 근처에 있어 잿가루가 날리는 것이다.

내가 사는 동네다. 오전 8시면 이 정도의 햇빛이다.

동네 골목골목 돌며 주차된 차들, 테라짜의 화분들, 널어놓은  빨래들 보는 게 산책하며 눈요기다.

내가 사는 동네는 아파트와 단독주택이 대다수다. 한국과 달리 아파트라 해도 3층정도에 가구수도  10세대 안팎들이 많다.

할머니들은 한국이나 이탈리아나 항상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하시다. 길 위의 한 할머니가 어느 집 창문에 있는 친구와 아침 대화 중인 것 같다.

난 가운데 있는 연두색 차를 좋아한다.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차들이 주거지에 주차된 차들 대부분이다. 실컷 차들 디자인 구경하는 게 재밌다. 여기서 한국 수입차도 아주 가끔 보인다.

내가 좋아하는 카페 옆 입구이다.

3층 저 할머니는 오전 7시~8 시대엔 꼭 저기 테라짜에서 아래를 내려다보시면서 오고 가는 사람들 관찰하고 아는 사람 지나가면 대화하신다.

카페 건물 주변엔 아침에 카페 들어가려고 많은 사람들이 차를 주차한다.

우리 동네 고상한 카페다. 예전에  무솔리니가 자주 왔던 곳이라서 한다. 이탈리아엔 아직도 코미니스트, 파시스트...들이 정당 활동을 한다. 이 카페 노주인이 클래식을 아침부터 힘차게 틀어서 그럴까 50대 이후 남자들이 많이 보인다. 예전엔 피아노 연주자가 라이브로 피아노를 매일 연주했다고 했다. 이탈리아는 내가 느낀바론 친무설리니파와 반대 무솔리니파로 사람들 분위기가 나뉜다. 난 무솔리니라는 인물이 이탈리아 과거 역사의 한 장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여기 이탈리아 와선 생각이 달라졌다. 아직도 이탈리아 사람들은 무솔리니에 대해 찬반 인식이 있는 것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확실한 것은 그가 이탈리아 역사에 큰 그은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이탈리아 교회 앞마당은 항상 주민들을 위한 운동장, 놀이터, 산책로, 공연장이다. 오늘은 어제저녁 활화산에서 뿜어내는 잿가루 연기로 바람을 이용한 청소 트럭이 청소를 하고 있었다.

교회 맞은편은 동사무소다.


이렇게 짧은 아침 산책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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