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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브우 Jul 03. 2023

왜 나는 높은 연봉을 포기하고
퇴사했나

홀로서기 일기_01 (대기업, 중소기업, 스타트업의 장단점)

감히 세상에서 가장 큰 방송국을 뛰쳐나오다.


2018년 졸업 후 나는 동기들 중 가장 빠르게 취업을 한 사람 중 하나였다.

뉴욕 브라이언트 파크 바로 옆, 멋지고 한없이 높은 빌딩, 사원증이 주는 프라이드, 당시 전 세계적으로 가장 화제였던 드라마를 방영하던 방송국이었다. 


어렸을 적부터 고전 명작 영화를 찾아보고 영화, 드라마를 너무 좋아했던 나에게 주니어 디자이너로 입사하여 전 세계인이 보는 드라마와 영화 관련 컨텐츠를 제작하는 일은 지금 생각해도 상상만으로 너무 짜릿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반복되는 업무에 설레임은 사라지고 내가 큰 공장의 하나의 톱니바퀴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름 갓 입사한 주니어 디자이너 치고는 막중한 임무도 맡아보고 중요한 회의에도 참석해서 내 의견도 피력해 수용되보았지만 마음 한켠에 더 큰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줄지 않았다.


그러다 한국에서 할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듣게 되었다.


나는 나의 어머니가 그렇게 우실수 있는지 그때 처음 알았다. 한없이 명랑하고 소녀같은 분이셨기 때문에



그렇게 장례식을 마치고 할머니와 오랜 유학 생활 때문에 하지 못했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때 할머니가 하셨던 말씀이 아직 기억에 선명하다


가족이 옆에 없으면 부귀영화가 무슨 소용이냐



그 일을 계기로 10년 넘은 미국 생활을 뒤로하고 한국으로 귀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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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탄탄대로를 벗어나.


급작스러운 귀국으로 포트폴리오나 취업관련 정보가 막막했던 나는 우선 한국의 업무 프로세스를 파악하기 위해 어느 한 스타트업으로 취업을 하였다.


당시 뜨거운 감자였던 주제의 스타트업이었고 나는 4번째 사원으로 초기 멤버로 합류하였다.

6인실 정도의 조그만 사무실, 먼지 가득한 환경으로 나의 첫 번째 회사와는 조금 비교됐지만 초기 회사를 같이 만들어 나간다는 마음으로 즐겁고 또 즐겁게 일했다.


즐거운 마음으로 일해서 그런 것인지 회사는 VC의 투자를 받고 고속성장했고 2년 만에 건물 제일 밑 사무실에서 최고층으로, 사원수 4명에서 150명 규모로, 나 혼자였던 디자인팀에서 15명의 팀원을 이끄는 팀장으로, 높은 연봉과 파격적인 인센티브까지, 같은 연차에 비해선 불평할 거리는 많지 않았다.


너무 빠르게 성장해버린 탓일까? 이해관계는 복잡해지고 업무 처리 방식에 대해 의구심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회사의 굵직한 방향성이 나의 의견과는 맞지 않았다. 물론 이해했다 그저 나와 맞지 않았을 뿐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어떻게 하겠는가, 나의 의견이 틀릴 수도 있는 것이고 결국 배의 키를 쥔 사람은 회사의 대표님이니.


그 길로 나의 독립이 시작되었다.


회사는 내가 퇴사한 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과 실리콘밸리 뱅크 파산 등의 문제로 투자금 유치에 난항을 겪고 3개월 뒤 자금 문제로 안 좋은 상황에 놓여있다고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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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홀로서기


현재는 퇴사하고 8개월 정도 여러 가지 일들을 해보면서 퇴사를 후회하고 있다.

회사에서 조금 더 준비하고 나올걸, 판로를 뚫어놓거나 정하고 나올 걸 등등 8개월이 지난 후 지금에서야 조금씩 벌이가 생기고 있다. 그전까지는 정말 막막하고 후회막심했는데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회사에서 독립 준비를 충분히 준비하고 나오는 걸 추천한다.


하지만 현재는 후회하지만 미래엔 후회하지 않을걸 알기에 나온 거다.


이 글이 퇴사를 중용하는 글은 아니길 바라고 각자 본인의 성향에 맞는 방향이 있으니 본인의 스타일을 잘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글쓴이는 이런 스타일이구나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퇴사 후 나의 고군분투기 혹은 성장과정 일기가 다른 창업이 막막한 분들에게 동기부여나 좋은 인사이트가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써봅니다. 앞으로 나는 퇴사 후 어떤 일을 했는지, 지금은 뭘 하고 내가 얻은 인사이트는 무엇인지 진솔하게 적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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