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권식의 성의학 바이블
“교수님, 노니가 그렇게 좋습니까?”
10년 전 노니에 대해 모 TV 프로그램에서 건강에 좋다고 연구 성적까지 들먹이며 설명한 적이 있었다. 이후 동남아 국가의 노니 매장에서 그 내용을 녹화하여 한국 관광객에게 보여준 뒤로 진료 중에 흔히 듣는 질문이다. 실제로 노니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서 항암, 항염, 항산화, 항당뇨, 항바이러스, 등의 효과가 매우 좋은 수퍼푸드 같은 식품이다.
우리 몸은 섭취한 음식으로 에너지를 만들어 생명을 유지하는데, 그 과정에서 활성 산소라는 독성물질이 형성되고 이로 인해 산화 스트레스가 유발된다. 그 정도가 심해지면 노화가 빨라지고 해당 장기나 조직은 기능을 잃게 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건강 관련 식품은 항산화 성분이 많을수록 각광을 받는다. 항산화 성분은 주로 플라보노이드, 폴리페놀, 알칼로이드 계열인데, 혈관 건강에 탁월하기 때문이다. 발기부전도 일종의 혈관질환이어서 한번 발생하면 고혈압, 당뇨병처럼 완치가 되는 병이 아니다. 그래도 경한 상태에서는 혈관 건강을 위해 노력한다면 어느 정도 개선이 될 수 있다.
그러면, 과연 정력에는 어떤 식품이 최고의 수퍼푸드일까?
‘프렌치 패러독스’라는 말이 있다. 프랑스인들은 적색육과 지방 섭취가 많은데도 심장질환 빈도가 낮아서 생긴 말이다. 그 해답은 레드와인에 있다. 2008년 과일 주스의 다양한 항산화 능력을 측정한 연구가 있었다. 그 중 확실한 톱을 차지한 것은 석류였고 그다음이 레드 와인이었다. 레드와인에 있는 풍부한 포도의 항산화 물질이 알코올의 부작용을 넘어서 혈관 질환을 방지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과일과 야채는 기본적으로 항산화 성분이 많을뿐더러, 풍부한 섬유질로 건강한 장 내 세균도 유도하여 동맥 경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서, 섭취량이 중요하지 특정 종류에만 매달릴 필요는 없다. 건강한 식물성 식단이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및 심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의 상태를 크게 개선할 뿐만 아니라 모든 원인의 사망 위험도 낮추었다는 연구 결과는 매우 많다.
음식으로 혈압을 낮춘다는 DASH 식이나 건강 식이의 대명사인 지중해식 식단도 수퍼푸드 몇 종을 권하는 게 아니다. 기본적으로 매일 다양한 채소와 과일 섭취를 일정량 이상 권한다. 탄수화물은 당지수가 높은 것은 제한하고 식이 섬유가 많은 통곡물을 권한다. 지방은 오메가3 지방산 같은 불포화지방산 섭취를 위해 올리브 오일, 피쉬 오일, 견과류 섭취를 늘리되 동물성 지방은 피한다. 단백질은 콩 같은 식물성 단백질, 생선과 해산물을 권하되 적색육은 주 1회로 제한한다. 레드와인과 저지방 우유는 하루 한 잔 정도는 권한다. 개인적으로는 김치, 된장, 나토, 요거트와 같은 발효 식품도 꼭 권한다. 최근에 주목받는 오키나와 장수 식단은 탄수화물 비율이 매우 높지만, 성분 중심이 아니고, 전체 섭취 열량이 정상인보다 10% 정도 부족하게 섭취하는 개념이다. 말하자면 아무리 건강식품이라도 정상 체중을 벗어날 정도의 과도한 열량 섭취는 피해야 한다.
그러면 식품 자체가 좋을까, 편리한 추출물 형식이 좋을까? 식품으로는 항산화 성분을 일정량 이상 섭취가 어렵지만, 추출물은 고농도 섭취가 가능하다고들 한다. 그렇지만 필자는 과일이나 야채는 다른 성분도 있는 통밀과 같고, 주스나 추출물은 정제된 밀가루같이 생각한다. 그래서 식품 전체 섭취를 권하지 주스 형태, 추출물, 보충제는 잘 권하지 않는다. 실제 많은 연구 논문들도 특정 성분의 단일 보충제는 잘 권하지 않는다. 그리고 앞서 노니의 필자 요지는, 아무리 좋은 식품이라도 자신에게 문제가 생겨서 일시적으로 약처럼 먹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고 현지인처럼 생활 속에서 장기간 섭취해야 효과가 있다는 것이었다.
사실 좋은 것만 먹기란 매우 어렵다. 그래서 먼저 나쁜 식품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 당분, 적색육, 동물성 지방, 해로운 식물성 식품(가당 과채 주스, 정제된 곡물), 등은 심장질환 위험을 증가시킨다.
아무리 수퍼푸드라도 질병 치료가 아닌 건강 유지에 방점을 둔다. 이미 감퇴한 기능을 회복시킬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그러니 성 기능을 잃기 전에 건강한 식이로 지키는 게 정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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