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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처럼 Mar 30. 2024

<94> 작은 찬사에 동요하지 말고 큰 비난에...

배두나(배우)이 인생 좌우명

세상의 평가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당찬 각오



배우는 인기를 먹고사는 직업이다. 특별히 연기를 잘하거나 눈에 띄는 선행을 하면 엄청난 찬사를 받는다. 반대로 연기가 부실하거나 언행을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세찬 비난에 휩싸인다. 찬사는 한껏 즐기고 누리면 그만이지만 비난은 견뎌내기가 쉽지 않다. 악플 공세에 맥없이 쓰러지는 배우가 생기는 이유다.


이런 환경을 누구보다 당당하게 헤쳐나가는 사람이 있다. 중견 여배우 배두나(1979~ ) 그녀는 갓 스무 살에 데뷔해 영화 ‘괴물’ ‘터널’ ‘브로커’ 등에서 열연한 덕분에 연기 실력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종종 비난 악플에 시달리는 것은 피해 가기 어렵다. 가끔이긴 해도 출연 작품의 흥행 실패 주범이란 오명을 쓰는가 하면 “불안 요소인 배두나를 초반에 죽여야 한다”는 댓글을 만나기도 한다.


하지만 배두나는 씩씩하다. 2019년 넷플릭스 사극 드라마 ‘킹덤’에 조선 의녀로 출연했을 때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으나 전혀 속상해하지 않았다. 연예 전문기자의 물음에 20년 차 배우는 이렇게 답했다. “연기에 대한 평가는 개인의 취향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논란 없이 좋은 평가를 받았을 때는 ‘그 정도로 잘하진 않았는데’라고 생각했다. 또 논란이 있을 때는 ‘그 정도로 못하진 않았는데’라고 생각한다. 지금 나는 ‘그래 나도 한번 당해봐야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편안하다.”


어디서 이런 내공을 쌓았을까? 데뷔 무렵에 정했다는 인생 좌우명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작은 찬사에 동요하지 말고 큰 비난에 아파하지 말자.” 얼핏 별 것 아닌 말 같지만 고매한 인생철학이 담긴 좌우명이다. 주변 환경이나 타인의 섣부른 평가에 휘둘리지 말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이자 각오이다.


연극배우인 어머니한테서 이런 인생관을 터득한 게 아닐까 싶다. 어머니는 배두나가 어릴 적부터 여자는 무조건 예뻐야 한다며 소식하는 습관과 바른 자세를 가르쳤다. 또 애써 예술 작품을 보는 눈을 기르게 했다.


딸이 데뷔할 때는 기획사에 ‘내 20년 역작”이라고 소개했단다. 극성 엄마이긴 해도 자신감과 자존감을 지니고 살아야 한다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주었으리라 짐작된다.


누구나 배두나의 좌우명을 가슴에 새기고 살면 마음에 평정심이 생겨 거친 인생길을 편하게 걸어갈 수 있다. 잘됨에 쉽게 흥분하거나 못됨에 지나치게 낙담하지 않는 삶, 어떤 일에도 일희일비하지 않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삶은 곧 평화다. 이런 사람 곁에는 좋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자기 마음에 평화가 있기에 주변 사람들의 마음에도 평화가 깃들기 때문이다. 대인관계가 원만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인생관을 가진 사람은 시련을 당해도 어렵지 않게 헤쳐나갈 수 있다. 자신감과 자존감이 있기에 좀체 흔들리지 않는다. 특히 세상의 시선을 크게 의식하지 않기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는다. 마음이 건강하기에 기회만 주어지면 금방 재기할 수 있다.


배두나는 어느 영화제 시상식에 참석해 이런 인사말을 남겼다. 여우주연상을 받고서다. 


“좌우명이 ‘작은 찬사에 동요하지 말고 큰 비난에 아파하지 말자’이지만 오늘 이 상은 큰 찬사니까 오늘 밤까지만이라도 이 기분 누려하지. 그리고 내일부터는 다시 잊고 나 자신으로 돌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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