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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laxy Nov 04. 2022

B2B 리드 수집하는 법 '오프라인 전시회'

오프라인 전시회 효과는 연애 리얼리티와 비슷하다

오프라인 전시회(a.k.a 박람회, 산업전, 엑스포)에 참가한다고 하면 회사 내부에서 '이 돈 주고 꼭 해야 해?'라는 말이 꼭 나온다. 돈도 많이 들어가고 품도 많이 드는데, 전시회가 치러지는 며칠 동안만 유지되고, 효과가 즉각적으로 확인되지도 않기 때문일 것이다.


간혹 '이번 전시회를 통해 몇 억 원의 계약 체결' 같은 기사도 있는데, B2B 특성상 즉석에서 구매 계약이 이뤄지는 경우는 제로에 가깝다. 저런 기사는 사전 협의가 다 완료된 상태에서 도장만 전시회 기간에 찍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계약 체결을 기대지 못한다면, 어디까지 기대하는 것이 적정한 것인지 궁금하실 분들께 이렇게 설명드리고 싶다. 오프라인 전시회에 나간다는 건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나가는 것과 비슷하다고.


오프라인 전시회의 세 가지 효과


프라인 전시회에 참가할 때 기대할 수 있는 것은 크게 세 가지다.


1. 판매 계약을 눈앞에 둔 Sales Qulified Lead 수집

사랑의 스튜디오부터 시작해 짝으로 이어졌다가 2022년 최고의 전성기를 맞은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역사 상 촬영 기간 내에 혼인 신고를 한 커플은 단 한 커플도 없다. 다만 진지한 만남을 염두에 두고 '알아가는 관계'가 되어 프로그램 종료 이후에도 진지한 만남을 이어가는 것이 정상적인 시나리오다.


오프라인 전시회에 가져야 할 최고치의 기대 수준도 이와 같다. 전시회 이후에도 연락을 주고받으며 계약을 염두에 두고 알아가는 관계가 된다면 그때부턴 Sales Qulified(영업 활동을 해도 되는) Lead로 넘어간 것이기 때문에 B2B 마케팅 단계에서의 목표는 모두 이룬 것이라 할 수 있다.



2. Marketing Qualified(마케팅 활동을 해도 되는) Lead 수집

위에서 말한 Sales Qualified Lead 수집 단계가 오프라인 전시회를 통해 B2B 마케터가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목표였다면, 현실적인 목표는 MQL, 즉 마케팅 활동에 동의한 Lead 수집이다. 우리 회사 부스에 방문해 자발적으로 명함을 제공하거나 명찰 바코드 스캔에 동의한 경우에 한해 마케팅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는 e-mail 등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전시 부스 모객이나 MQL 수집을 위한 다트 게임 이벤트 같은 것도 했었고, 어떤 굿즈를 준비할지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었는데, B2B 마케팅에서는, 특히 우리 제품의 가격이 5억 이상이라면 더더욱 방문객과 리드의 양보다는 질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B2B 전시회의 참관객은 '보러' 오는 것이 아니라 '일 하러' 오는 직장인임을 고려했을 때 방문보다는 상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전시 부스 구성과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3. 홍보 효과

고객의 정보를 수집하지는 못 했으나, 우리 회사와 제품의 이름을 알리는 홍보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인쇄물, 영상, 데모, 대면 Q&A 등 다양한 홍보 방식을 결합해 보여주는 초단기 플래그십 스토어.



그래도 이 돈 주고 전시회에 꼭 나가야 하냐고 물으신다면


내가 참여했던 모든 B2B 전시회는 팀 내부나 회사 차원에서도 성과가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 번 나갔던 전시회는 매년 참가하는 것이 그 증거. 사례를 자세히 소개하자면...


우선 올해 전시회 하느라 들어간 비용은 전시회에서 이어져 발생한 매출로 이미 충당이 되고도 남는다. 예전에 B2G 마케팅까지 커버하던 때에 한 칸짜리 조립부스로 참여했던 전시회에서도 대규모 프로젝트의 주요 의사 결정권자인 대령을 Sales Qualified Lead로 확보했던 사례도 있다.


한 칸짜리 조립부스로 군부대 대령님을 SQL로 확보했던 galaxy 대리 시절의 전시회 완료 보고서


Marketing Qualified Lead 측면에서도 전시회 이후에 보낸 Thank you letter는 평균적으로 세 명 중 한 명 이상이 열어 보았고, 그중 추가 정보를 얻기 위해 홈페이지, 블로그까지 유입된 고객이 상당수이다. 이 중에 홈페이지를 통해 추가 문의를 남겨 Sales Qualified Lead로 발전한 사례도 물론 있다.


신기한 것은 전시회에서 우리 회사를 접한 뒤 계약까지 이어진 사례 중에 전시회 기간 중에는 리드가 수집되지 않았던 고객도 있었다. 명함이나 바코드 스캔 없이 질문만 하거나 조용히 보기만 하고 자료만 챙겨서 떠나는 고객 중에서도 우리 솔루션을 구매하는 고객도 있을 수 있다는 것. 이런 사례도 있으니 B2B 기업이라면 계속 씨를 뿌린다고 생각하고 투자 관점에서 중요한 전시회에는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이런 B2B 기업에는 오프라인 전시회를 적극 추천합니다


위에서 내가 참가했던 오프라인 전시회는 다 성과가 좋았다고 했는데, 사실 '내가 잘해서'만은 아니었고 우리 제품과 고객, 그리고 전시회 선정, 이 세 가지 요소의 합이 좋았기 때문이다. 오늘은 세 가지 요소 중 제품고객에 대해 나눠보고 싶다. 적절한 전시회를 선정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소개할 예정.


1. 오프라인 전시회에 적합한 '제품'

우리 제품(솔루션) 가격이 5억 이상이고, 이걸 일시불로 지불하는 방식이라면 오프라인 전시회를 적극 추천한다. 최근 B2B 솔루션 업계에서 급성장하고 화제가 되는 채널톡, 잔디, 슬랙, 노션 같은 구독형 서비스와는 좀 다른 사례지만, 매몰 비용(회수할 수 없는 비용)이 큰 제품은 고객 입장의 리스크도 크기 때문에 대면 미팅을 선호하게 된다.


정수기 렌탈은 온라인을 통해서도 많이 하지만, 내 집의 리모델링을 맡길 업체를 고를 때는 반드시 대면 미팅을 한 뒤 진행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


2. 오프라인 전시회에서 만나기 적합한 '고객'

우리 제품은 IT 솔루션인데, 우리의 고객은 1차(농업, 임업, 수산업 등) 또는 2차 산업(제조업, 광업, 건설업 등)에 속한다면 고객이 오프라인 전시회와 같은 대면 미팅을 선호하고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


우선 분야가 다르기에 고객이 느끼는 심리적인 장벽이 있고, 프로젝트 수행 시에도 고객사 현장의 특수성이나 제약 사항 등을 고려한 맞춤형 제안이 필요해 실질적으로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 역시 고객이 느끼는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이기에 고객이 자발적으로 전시회 같은 대면 미팅의 자리를 찾아 올 가능성이 높다.



오프라인 전시회의 효과 (번외)


비중이 크진 않지만 오프라인 전시회를 통한 의미 있는 만남 중 하나는 기존 고객과의 만남이다. 때로는 업그레이드나 확대 도입 같은 추가 세일즈 기회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 그게 아니더라도 B2B 마케터 입장에서는 실제 고객을 대면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는 않다 보니 우리 제품을 실제 사용하는 고객의 생생한 VOC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쓴소리를 해 주시는 고객도 물론 계셨지만, 거칠게 말씀하시는 분은 아직 한 번도 못 만나봤다. 불편이 발생해 고객센터로 연락을 주시는 때에야 부정적인 감정이 최대치일 수 있겠지만, 예상치 못한 자리에서 아는 제품과 회사를 만나는 것이 기존 고객 분들께도 약간의 반가운 감정을 불어넣어 주는 것 같고, 좀 더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불편 사항 등에 대해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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