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 B2B 리드 수집하는 법 '오프라인 전시회'에서 5억 이상의 기업용 솔루션(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B2B 기업에 오프라인 전시회(a.k.a 박람회, 산업전, 엑스포)가 왜 효과적인지 영업을 좀 했는데, 이번 글에서는 오프라인 전시회를 한 번도 치러보지 않은 분들께 '그럼 오프라인 전시회는 대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공유해보려고 한다.
B2B 마케팅을 위한 오프라인 전시회 잘 고르고 잘 준비하는 법
우리 회사에 효과적인 오프라인 전시회 고르는 법
[ Step 1 ] 관련 전시회 리스트업 하기
B2B 마케팅에서 전시회가 효과적인 건 알겠는데, 어떤 전시회를 나가야 하는지 막막할 때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경쟁사가 나가는 전시회부터 살펴보는 것이다. 네이버 뉴스 탭에 경쟁사 이름을 검색해 보거나, 경쟁사 블로그를 확인해보면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두 번째 방법은 컨벤션센터에서 공지해 둔 전시회 목록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보통 서울 강남구의 코엑스, 경기도 고양시의 킨텍스, 부산의 벡스코에서 주요 산업전이 치러진다. 미래의 전시 일정은 바로바로 업데이트되지 않기 때문에 과거의 전시 일정을 토대로 관련 전시회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좋다.
[ Step 2 ] 참가할 전시회 선정하기
너무 커도, 너무 작아도 우리 제품을 구매할 고객을 만나기에 적절하지 않다. 가상의 기업용 협업 툴 '미래에서 온 도비'를 담당하는 B2B 마케터가 국내 최대 ICT 전시회 'World IT Show' 참가를 검토한다면,
해당 전시회 홈페이지를 통해 세부 카테고리가 아래와 같이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ICT 융합
디지털 트윈&메타버스
스마트 리빙&헬스케어
로보틱스
인텔리전트 모빌리티
블록체인&보안
그중 '기업용 협업 툴'이 포함될 카테고리는 'ICT 융합' 정도인데, ICT 융합은 너무 광범위해서 협업 툴과 연관성이 약하다. 기업용 협업 툴에 대해 알고 싶은 고객이 'ICT 융합' 카테고리에 찾아 올 가능성 역시 낮다.
'스마트 워크' 정도의 카테고리라면 기업용 협업 툴을 탐색 중인 잠재 고객이 방문할 확률은 훨씬 높을 것이다. 참가하려는 전시회의 세부 카테고리와 우리 제품군이 '스마트 워크와 기업용 협업 툴' 정도로는 연관성이 있어야 구매 의지를 가진 잠재 고객을 만날 수 있다.
[ Tip ] 효과적인 전시회를 고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리 참관해 보고 내년도 참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뉴스 클리핑, 경쟁사 동향 모니터링 정도면 평소에 주요 전시회 소식은 쉽게 들을 수 있다.
직접 참관해보면 관람객의 수나 분위기 등이 쉽게 파악된다. B2B 마케팅이기 때문에 단편적인 부스 방문객 수보다는 유의미한 상담이 이뤄지고 있는지 등을 체크해보면 좋다.
오프라인 전시회 준비하는 법+일정표
[ D-365 ] 부스 계약 (+부스 형태 결정)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행사라면 1년 전에 내년도 전시회 부스 계약이 열린다. 일찍 신청하거나 여러 칸의 부스를 계약할수록 좋은 자리를 고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니 특히 5칸 이상의 큰 부스를 기획하고 있다면 꼭 계약이 열리자마자 진행하기를 추천한다.(얼리버드 혜택으로 할인을 적용해 주는 전시회도 있다.)
전시 부스는 몇 칸 짜리냐에 따라 형태도 정해진다. 보통 1~3칸은 조립부스, 4칸 이상은 독립부스로 진행된다. 조립부스는 뼈대에 상단 현수막 형태로 구성된 조립식 부스를 주최 측에서 시공해준다. 부스가 기본 옵션이기 때문에 부스 벽면에 걸 현수막이나 추가로 디스플레이할 모니터, TV 등만 준비하면 된다.
1칸짜리 독립부스의 예. 좌우/뒷 벽면에 걸릴 현수막, 스탠드형 TV, 카탈로그 거치대, X배너 등을 추가로 준비했다. 테이블은 주최 측에서 무상 제공. 4칸 이상은 독립부스를 준비해야 한다. 다시 말해 부스 칸 수만큼의 공간만 대여하는 것이고 참가사가 독립적으로 부스를 시공해야 한다. 전문 업체를 섭외해 부스 디자인부터 시공까지 맡기면 되는데, 코엑스, 킨텍스의 경우 등록된 전시부스 업체에만 시공을 허용한다. 전시회 주최 측에 문의하면 등록된 업체 풀을 공유해주기도 한다.
[ D-365 ~ D-90 ] 무엇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 기획하고 준비하는 기간
이 기간이 가장 가장 가장 중요하다. 큰돈을 들여 전시회에 나갈 때는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뚜렷하게 있어야 한다.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란 품목이 아니라 그 품목의 어떤 장점을 소개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다시 말해 'B2B 마케터 galaxy입니다' 정도의 품목 소개로는 부족하다. 'B2B 특성상 마케팅 조직이 소규모인 경우가 많은데, galaxy는 거기에 최적화된 올라운드 플레이어입니다. 온라인 채널 구축부터 콘텐츠 작성, 성과 측정과 개선까지 직접 하고 있고요. 제품 소개서 작성, PR, 전시회 등 B2B 마케팅에 필요한 모든 활동을 직접 수행하면서 인사이트와 노하우를 고루 갖춘 즉시 전력입니다.' 정도로 우리 제품에 대해 소개하고 싶은 콘텐츠가 준비되어야 고객에게 보여주고 어필할 것이 있는 것.
저 정도의 콘텐츠를 구성하기 위해 세일즈 조직이나 제품 개발 조직을 인터뷰해야 할 수도 있고, 수직적인 조직이라면 Top-Down 방식으로 지시를 받게 될 수도 있다. 과정이야 어쨌든 전시회를 준비하는 B2B 마케터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이번 전시회에서 보여 줄 우리 제품의 장점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 결정되면 어떻게 보여줄지에 대한 방법은 아래처럼 쉽게 따라온다.
사용자 편의성이 좋은 IT 솔루션이라면? 데모 사이트를 준비해서 고객이 직접 체험해 보도록 하자! 》 전시 부스 구성 시에 모니터, 노트북을 비치할 수 있는 체험존 필요
구축 사례가 많은 것이 장점이라면? 분야별 구축 사례를 담은 책자를 만들어 비치하자! 》 원고 작성 및 인쇄 일정 확인 필요
그 외 기본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 : 인쇄물 형태의 카탈로그, 회사 소개서, 담당자 명함 등
[ D-90 ] (독립부스일 경우) 부스 디자인 및 제작
독립부스로 진행할 경우 따로 부스를 세워야 하는데, 부스 재료를 무엇으로 하느냐에 따라 비용은 천차만별이다. 일반적으로 목공 시공 부스(상대적으로 고가, 재활용 불가)와 블록 시스템 부스(상대적으로 저렴, 재활용 가능) 중 선택하거나 섞어서 구성한다.
부스 전문 업체에 몇 칸 짜리 부스에 예산(혹은 사용하고자 하는 재료) 정보를 제공하면 견적을 받을 수 있고 진행하기로 하면 디자인 시안을 제작해 준다.
디자인 시안 작업 전에 '우리는 총 3개의 아이템을 전시할 거니 감안해서 섹션이나 백월을 구성해달라'는 요구사항을 전달하면 수정 기간을 줄일 수 있다.
[ D-80 ] 영상 제작
데모 영상, 기타 홍보 영상 제작 시. 경험 상 계약 과정을 거쳐 착수 후 2개월 정도 걸렸다.
[ D-30 ] 사전 홍보 : 전시회 참가 + 사전등록 안내
전시회에서 잠재 고객을 많이 만나기 위한 사전 홍보 역시 중요하다.
전시회 30일 전 정도에 참관객들을 위한 무료 사전등록이 열린다. 해당 전시회에 관심이 있을 만한 잠재 고객에게 무료 사전등록이 열렸다는 소식과 함께 우리 회사도 참가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는 취지의 홍보 콘텐츠가 가장 무난한 형태.
한 주 간격으로 연달아 열리는 전시회에 참가 소식을 홍보한 뉴스레터 홈페이지나 SNS 채널에 올리는 것은 기본이고, 활용할 수 있는 고객 정보가 있다면 뉴스레터를 보내도 좋다.
[ D-30 ] 굿즈 제작
방문 고객이나 상담 고객에게 제공할 굿즈도 준비하면 좋다. 보통 영업일 기준 10일 정도 걸렸는데, 재고 수량 등도 확인해야 해서 일찍 준비하는 것이 멘탈 관리에 좋다.
추천하는 굿즈 제작처 세 곳.
가장 많은 품목을 대체로 최저가에 판매하며 가장 유명한 고려기프트
품목은 보편적이나 고려기프트보다는 예쁜 아이템이 선별되어 있는 개성상인
흔하지 않고 예쁜 아이템을 볼 수 있는(비교적 비쌈) 신시어리
[ D-30 ] 인쇄물 제작
카탈로그 등 비치할 인쇄물은 영업일 기준 7일 정도 걸렸는데, 먹박 등의 후가공이 들어간다면 기간은 더 길어지니 이 또한 굿즈와 마찬가지로 일찍 준비해두면 좋다.
[ D-7 ] 사전 홍보 : 자사 부스 위치 안내 + 무료 사전 등록 마감일 안내
전시회 한 주 전에 마지막 사전 홍보를 진행한다. 전시회 한 달 전에 부스 위치가 확정되지 않아(종종 있는 경우) 홍보하지 못한 경우에는 전시회 무료 사전 등록 마감일(보통 전시회 이전 주) 안내와 함께 우리 회사 부스 위치도 안내하면 고객이 필요한 정보와 우리가 전하고 싶은 정보를 함께 담을 수 있다.
부스 위치와 주요 전시 품목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콘텐츠를 담아 뉴스레터를 보냈다
B2B 비즈니스는 대면 미팅이 반이다
B2B 비즈니스에서 대면 미팅을 했다는 것은 엄청난 진전이다. 이전 글에서 오프라인 전시회는 연애 리얼리티와 같다고 하면서 판매가 아니라 '알아가는 관계'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전시회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결이 비슷한 글이 있어 공유하며 이번 글을 마무리한다.
전시회는 약속된 1:1 미팅은 아니지만 즉석 대면 미팅을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좋은 제품을 찾는 고객에게도, 좋은 제품이 준비된 B2B 기업에게도 유용한 자리가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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