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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콕재택커 Oct 14. 2023

웹3와 오픈소스

커뮤니티가 만드는 혁신

웹3가 빠른 혁신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오픈소스 철학을 바탕으로 커뮤니티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오픈소스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필요한 소스코드를 누구나 볼 수 있게 공개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공개라는 것은 단순히 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누구나 이 소스코드의 발전을 위해 이 코드의 업데이트를 제안할 수 있고 또한 누구나 이 소스코드를 활용해서 사업을 하거나 이를 수정해서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다. 


웹3의 세계에서는 오픈소스가 기본이자 상식이다. 즉, 웹3 개발자 혹은 개발사의 대부분은 자신이 개발한 코드를 오픈소스로 공개하여 누구나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프로덕트를 개발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같은 메인넷 소프트웨어에서부터 유니스왑, 오픈씨와 같은 Dapp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주요 프로젝트들은 자신의 소스코드를 오픈소스로 대중에 공개하고 있다. 


이는 세 가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첫째, 커뮤니티의 형성이다. 오픈소스는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발전해 나가는 소프트웨어이다. 소위 Founder라고 불리는 특정 소프트웨어의 최초 개발자가 자신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오픈소스 라이센스를 바탕으로 공개하면, 해당 소프트웨어의 소스코드를 바탕으로 커뮤니티가 형성된다. 커뮤니티 멤버들은 자신만의 커뮤니케이션 채널, 기여 방식, 지식 관리 방식, 의사결정 방식 등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해당 소프트웨어를 여러 차원에서 발전시켜 나간다. 이러한 규칙을 만드는 과정, 소프트웨어를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 자신의 기여가 유의미한 것임을 다른 커뮤니티 멤버에게 설득해 나가는 과정은 커뮤니티가 성장하고 지속가능한 공동체가 되는 원동력이 된다. 필자가 위에서 Devcon과 함께 소개한 이더리움 커뮤니티가 대표적인 오픈소스 커뮤니티라고 할 수 있다. 비탈릭 뷰테린이라는 Founder, 이더리움 재단을 중심으로 제도화된 이들의 협업과 토론 방식, 이를 통해 만들어낸 이더리움의 다양한 버전들이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성장해 나가는 방식과 정확히 일치한다. 


둘째, 이렇게 형성된 커뮤니티를 통해 지식의 축적과 공유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웹3 개발자들은 많은 경우 공개된 소스코드를 활용해서 새로운 프로덕트를 만든다. 오픈 소스 프로젝트의 라이선스는 해당 소스코드를 활용해서 만들어진 프로덕트 또한 그 소스코드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오픈소스 코드를 활용해서 자신의 프로덕트를 만들어낸 개발자들은 의무적으로 자신의 프로덕트 코드를 오픈소스로 공개해야 한다. 물론, 이 소스코드는 다시 다른 프로덕트 개발의 원천이 된다. 이러한 축적의 과정을 통해 끊임없는 혁신이 이루어지게 된다. 


기존 프로덕트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구상해 낸 사업가 혹은 개발자들이 기존 프로덕트에 대한 개발을 반복하지 않고, 문제점을 해결하는 부분만 구현하면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고 이를 커뮤니티와 시장에서 평가받는 패턴도 매우 빠르게 일어나게 된다. 물론 커뮤니티와 시장이 발견해 낸 문제점을 다른 프로덕트가 해결하는 선순환이 끊임없이 일어나게 된다.  


셋째, 코드의 약점을 손쉽게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다. 웹3 프로젝트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코인을 만들고 이를 시장에 유통시켜 금전적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다. 성공한 프로젝트의 경우, 코인이 만들어내는 금전적 가치의 규모가 천문학적이기 때문에, 해커들은 그 어느 프로젝트보다 웹3 프로젝트의 취약점을 찾기 위해 에너지를 투입하고 있다. 그에 대한 대응으로 대부분의 웹3 프로젝트들은 Certik, Quantstamp 등 사이버 보안 업체를 통해 소위 보안감사라고 불리는 테스트를 진행한다. 오픈소스 방식은 프로젝트가 론칭되기 전에 다수의 개발자로부터 해당 코드의 취약점을 테스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보안 감사에는 해당 보안 회사의 직원 몇 명이 참여하지만,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의한 검증 과정에서 전 세계의 개발자들이 코드 검증에 참여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웹3 프로젝트에 대한 해킹 사고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통하지 않았더라면 더 많은 해킹 사고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것이 웹3 업계의 시각이다.


물론 모든 웹3가 위에서 언급한 이상적인 오픈소스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웹3를 표방하지만 보안 이슈를 이유로 코드를 공개하지 않은 상태로 사업을 시작하는 프로젝트도 있고, 소스코드를 공개하고 거기에 기여할 수 있는 절차를 만들어 놨음에도 불구하고 의미 있는 규모의 커뮤니티를 구축하지 못해서 실질적으로는 해당 소스코드의 개발팀만 코드 개선에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들도 다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자신만의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그 커뮤니티가 프로덕트의 개선에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웹3 프로젝트만이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어떤 프로젝트들이 의미 있는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있는지, 그 오픈소스 커뮤니티는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작동 방식이 혁신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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