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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콕재택커 Jan 13. 2024

다음 차례는 이더리움? 이더리움이 가져온 혁신

SEC가 비트코인 ETF를 승인했다. 이 사건으로 비트코인은 화폐가 되고자 한 그 꿈을 일부 달성했다. 일부라고 표현한 이유는 그 기술적 한계로 인해 진짜 화폐가 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에서 하나의 거래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약 10분이 걸리며, 1개의 블록에는 약 2500개 정도의 거래만이 기록될 수 있다. 이 정도 확장성으로 화폐를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금 본위제 시절 금이 미 연방은행 금고에 보관되어 있으면서 화폐를 찍기 위한 기초가 되었던 것처럼, 비트코인도 유동성의 기초가 되는 금과 같은 자산으로서의 위치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거기까지이다. 


비트코인 ETF 승인이 끝나자마자 이더리움이 주목받고 있다. 비트코인 ETF가 승인되고서 비트코인의 가격은 승인 직전 가격에서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이더리움 가격은 승인 전에 비해 10퍼센트 이상 상승했다. 비트코인 ETF 다음은 이더리움 ETF라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이다. 필자는 주인이 없는 비트코인과 달리 비탈릭 뷰테린이라는 사실상의 주인이 있는 이더리움을 자산으로서 인정해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SEC의 결정 여부와는 상관없이 비트코인이 상승한 만큼 이더리움의 가격도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오늘 주제는 이더리움 ETF가 아니다. 이더리움이 웹3 업계에 가져온 혁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오늘의 주제이다. 러시아의 개발자 비탈릭 부테린이  2013년 11월 이더리움 백서를 발표했고, 백서를 바탕으로 2014년 7월 ICO (Initial Coin Offering)를 통해 투자금을 모집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2015년 7월 30일 이더리움을 세상에 내놓게 된다. 


비토코인은 화폐를 대체하는 거래 수단이라는 제한적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졌지만 이더리움은 달랐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이 만들어낸 블록체인의 구조를 일부 개선하고 여기에 스마트 컨트랙트라는 개념을 구현했다. 평균 채굴 시간을 10분에서 15초 수준으로 단축한 것도 의미가 있었지만, 가장 큰 혁신은 스마트 컨트랙트에 있었다. 즉, 이더리움에는 코인의 거래 내역뿐만 아니라 스마트 컨트랙트라고 지칭한 프로그램을 저장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즉, 프로그램이 어떤 조건이 형성되었을 때 작동해서 결괏값을 내어놓는 것처럼, 이더리움의 스마트 컨트랙트도 어떤 조건이 형성되었을 때, 자동적으로 거래가 발생하고 그 결괏값이 이더리움 체인 내에 영구적으로 기록되게 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비트코인이 암호학, 전자화폐 분야의 다양한 연구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이더리움도 앞선 연구들 위에 만들어졌다. 즉, 비트코인을 개선하고 그 위에 닉 재보(Nick Szabo)의 스마트 컨트랙트 개념을 도입하고 이를 솔리디티 언어를 통해 구현한 것이 이더리움이다. 


이 프로그래밍 가능한 블록체인이 현재의 웹3 업계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트코인은 개발자들에게 채굴이라는 놀이의 공간이었지만, 이더리움은 개발자들의 상상력, 욕망을 자극했다. 프로그래밍이 가능하다는 것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이더리움은 화폐였고, 개발자들은 화폐로 할 수 있는 모든 행위들을 이더리움이라는 블록체인 위에서 구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다. 


그 결과 블록체인과 스마트 컨트랙트에 기반한 애플리케이션을 의미하는 DApp (Decentralized Application)이라는 개념이 등장했고 수많은 개발자들이 여기에 뛰어들기 시작한다. 이더리움이 론칭한 2015년 500여 개에 불과했던 이더리움 DApp 관련 Repository 수가 2022년에는 70,000여 개까지 증가했다. 2015년에는 DApp 생태계가 이더리움에만 존재했지만 현재에는 무수한 블록체인 내에 DApp 생태계가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DApp 생태계는 정말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수많은 비즈니스들이 이더리움이 만들어 놓은 혁신에 기반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더리움은 또 다른 차원에서 혁신의 조건을 만들어냈다. 이더리움의 탄생과 함께 이더리움 재단이 만들어졌고, 이더리움 재단은 이더리움 커뮤니티의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EIP (Ethereum Improvement Proposals)이라는 오픈소스 Repository  커뮤니티 거버넌스를 통해 관리하면서 이더리움 생태계가 커뮤니티의 합의를 통해 표준을 만들어내고 여기에 기반해서 혁신의 성과를 누적해 나갈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 거기에 재정적 지원까지 제공하면서 혁신에 필요한 물적 기초까지 제공하고 있다. DevCon과 같은 이벤트를 통해 커뮤니티가 만들어낸 혁신이 확산될 수 있는 모멘텀을 제공하는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여기서 만들어진 수많은 표준들이 업계 내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는 혁신의 기초가 되고 있다. ERC-20을 통해서 누구나 토큰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고 ERC-721을 통해 NFT (Non Fungilble Token)라는 개념이 도입되면서 완전히 새로운 산업이 창출되었다. 그 외에도 계속해서 다양한 표준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그 표준은 다음 혁신의 마중물로 작용하고 있다. 


혁신에는 항상 그림자가 있다. 다음 글에서는 이더리움이 만들어낸 어두운 장면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폰지의 시작에 대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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