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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윤효 Jun 26. 2024

하루 한 권 독서

[유대인의 지혜]- 임재성

가풍이 있듯이 민족성에도 그런 기운이 있다. 소심한 듯 하지만 꼼꼼할 것 같은 일본인, 대범해 보이지만 속을 알 수 없는 중국인, 성실하고 야무진 한국인. 아시아 3국을 두고 서양에서는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유대인에 대한 이야기는 익히 잘 알려졌다. 그 알려진 사실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해 주는 저자 임재성은 치열하게 읽고 쓰며 사유의 깊이를 더해가는 사람이다. 


 유대민족의 성공 비결, 교육, 경제 개념, 비즈니스 그리고 쾌락과 고난, 휴식에 관한 태도를 이야기해주는 책이다. 1948년까지 2000년 동안 나라 없이 살아낸 그들만의 삶에는 탈무드라는 책이 중심이 된 것 같다. 율법의 핵심 내용을 압축해 일상생활에 필요한 내용을 기록한 미쉬나와 그 해설서인 게마라를 합쳐 놓은 책이 탈무드다. 탈무드는 특이하게 첫 장과 앞장이 비어 있다고 하다. 첫 장의 여백은 열린 답을 추구하라는 뜻이고, 공부하는 데는 따로 시작이 없음을 상징한다고 한다. 마지막 장이 비어 있는 이유는 당신의 삶에서 얻은 지식과 경험으로 계속 채워가라는 뜻이라고 한다. 유대교는 기도하는 종교가 아니라 배우는 종교임을 알 것 같다. 


 마이크로 소프트, 구글, 페이스 북, 스타 벅스, 배스킨라빈스....... 수도 없이 많은 기업들의 오너가 유대인이다. 책을 읽어 가면서, ‘어? 이 사람도 유대인이었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미국 전체 GDP 20%를 차지하는 유대인, 하버드대, 예일대, 보스턴 대학의 82%가 유대인, 7개 메이저 영화사 중 6개가 유대인이, 노벨상 수장자의 20%가 유대인 그중 경제영역은 거의 42%가 유대인 차지다. 나열하다 보니 끝도 없을 것 같다. 분명한 삶의 철학과 그 철학을 지키는 제도가 수천 년이 지나도 우수한 민족으로 세상을 리드하는 사람들을 길러 내고 있다. 


 유대인의 문화를 이해하는 게 우선인 것 같다. 정직을 성공비결로 여기고, 공동체 정신을 강조한다. 한 배에 여러 명이 타고 있을 때 자신의 자리가 자기 것이라고 구멍을 낸다면, 그 동동체는 물에 가라앉는다. 함께 한배를 탄 공동체라는 의식이 서로를 돕게 만든 문화를 만들어 냈다. 우리 모두 타인의 희생으로 얻은 안락 위에서 살고 있다.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50~60년 뒤를 보고 심는 나무 이야기는 현존하는 자신만을 위한 일뿐만 아니라 후손을 위한 삶까지를 생각하라는 뜻이다. 그 노인 또한 그의 선조가 심어놓은 나무를 누리고 살았다.

 

 삶은 해석이고, 감사는 삶을 해석하는 척도라는 정신 또한 탈무드는 전한다. ‘감사할 줄 모르는 자를 벌하는 법은 없다. 감사할 줄 모르는 삶 자체가 벌이기 때문이다.’ 그리스 법률가 라이피곱스 인용글도 기억에 남는다. 탈무드에서 감사의 가치를 다음과 같이 전한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자기를 이기는 자이고, 가장 부유한 사람은 만족할 줄 아는 자이며, 가장 지혜로운 사람은 배우는 자이고, 가장 행복한 사람은 감사하며 사는 자이다.’


 유대인의 교육의 핵심은 배움을 평생 의무로 생각한 다는 것이다. 어린 손자와 할아버지가 함께 탈무드를 공부하는 문화가 당연히 힘이 강할 것이다. 유대인이 진정한 유대인이 되려면 엄마가 유대인 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계 사회’에서 엄마가 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이 자녀에게 각 시기에 필요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자녀 교육에도 때가 있지만, 각 시기별로 어떤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귀한 정보 또한 탈무드에 담겨 있다. 교육의 초점이 호기심과 창의력을 키우는 것에 두었기에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 과학자나, 스티브 스필버그 같은 영화 제작자가 탄생된 것이다. 유대인 교육에서 중요한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1. 독서

2.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과 끊임없이 질문하는 것.

3.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

최고의 작별 인사로 ‘부디 당신의 아이들이 당신과 같이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간절히 빕니다’를 이야기한다. 


 탈무드에서는 돈을 무자비한 주인이기도 하지만, 유익한 심부름 꾼이 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돈을 주인으로 모실 것인지, 나의 충실한 하인으로 삶을 것인지는 그 주인 된 자의 태도에 달려 있다. 그들의 말처럼 돈의 선악은 돈의 주인인 인간이 결정하는 것이다. 많이 벌고 많이 사회에 돌려주어야 한다는 문화를 만들어 낸 것 또한 탈무드의 교훈이다. ‘돈과 거름은 쌓아 두면 악취가 난다.’ 돈이 많은 사람은 자칫 거울이 되기 쉽다고 한다. 유리창 너머로 세계를 봐야 하는데, 돈이 많다 보면 그 유리를 어느새 자기만 보이는 거울로 만들어 버릴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사람을 해롭게 하는 3가지로 근심, 말다툼 그리고 빈지갑을 유대인의 정신을 잘 보여 준다. 미국 최고의 갑부였던 록펠러는 ‘사람이 돈 때문에 행복을 얻는 것이 아니며, 행복은 단지 다른 사람을 도움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이라는 아버지의 말씀을 잊지 않았습니다’라는 정신은 유대인의 자선 정신인 ‘체다카’에서 나온 것이다. 미국 최고의 부자였던 앤드루 카네기 또한 ‘부자가 되어서, 부자로 죽는 것은 불명예다’라고 이야기했다. 영어 문화권에 2,500개의 도서관을 선물로 남긴 그의 정신이 오늘날도 여전히 살아 있는 듯하다. 


세계 최고 금융재벌인 유대인 가문 로스차일드 가문의 경계 교육 기본 10가지도 배울만한 점이다. ‘성공한 사람처럼 행동하고, 안 되는 것을 남 탓을 하지 말며, 정보가 돈임을 알아야 한다. 인맥은 곧 힘이 되고, 남을 위해 일하고, 위기가 곧 기회임을 알아야 한다. 팀 워크가 중요하며, 교육비에는 과감히 투자하며, 성공한 사람과 교분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


 인간 삶이 비참하고 혼란스러운 가장 큰 이유가 소유물이 곧 나 자신이라는 착각 때문이라 이야기한 에덤 스미스와, 인간은 더 많이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이 존재하는 것으로 행복해질 수 있다 주장한 칼마르크스도 유대인이이다. 그리고 유대인 에리히 프롬은 ‘소유나 존재냐’에서 다음과 같이 자신의 철학을 이야기한다. ‘존재를 추구하는 사람은 소유보다 존재에 가치를 두기 때문에 관계 속에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런 사람은 자신의 존재뿐만 아니라 상대의 존재도 인정할 줄 안다.’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인 금요일 저녁부터 다음날 토요일 저녁까지의 안식일은 생활 깊숙이 자리 잡힌 유대 문화다. 안식일에 탈무드를 공부하고 토론하면서 평생 잊히지 않을 삶의 교훈이 자연스럽게 안착이 될 것 같다.  ‘조용한 곳에서 자기의 내면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라.... 자신에게 가장 좋은 스승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여행하고 취미 활동을 하면서 쉬는 것이 아니라 사색을 통해 인생을 관망하고 거리를 두는 연습이 우리에게도 필요한 시간이다. 나쁠 땐 희망을 노래하고 좋을 땐 겸손함을 유지하는 유대민족의 그 큰 힘은 평생을 거쳐 지켜 나가는 공부하는 종교 같다. 배워야 잘 살고, 그 배움을 잘 실천하고, 후손까지 전달할 수 있는 문화가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정신 같다. 한 개인의 죽음으로 끝나는 삶이 아니라 개개인의 삶이 연결되어 강한 힘을 발휘하는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음을 유대인들이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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