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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윤효 Jul 19. 2024

하루 한 권 독서

[Hoot]- Carl Hiaasen

청소년 문학 소설상인 뉴베리 상을 받은 칼하이어센의 4부작 중 첫 책이다. 올빼미를 구하기 위한 중학생 3명의 이야기다. 이야기의 핵심줄거리는 이해하기 쉽지만, 생각보다 다양한 어휘가 책 전반에 펼쳐져 있다. 문학은 그 시대를 창문 밖에서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 책 또한 미국 가정의 간접적 체험과 학교 문화를 느낄 수 있다. 


 주인공 Roy는 Trace 중학교로 전학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스쿨버스 안에서 학교 불량배인 Dana의 괴롭힘 대상이 된다. 스쿨버스 안에서 다나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로이는 맨발로 뛰고 있는 아이를 발견하고, 다나의 코를 주먹으로 한방 날리고, 맨발의 아이를 쫓아 가기 위해 스쿨버스에서 내린다. 결국, 숲으로 사라진 맨발의 아이를 뒤쫓다가 골프공에 맞았고, 학교에서는 다나의 코가 부러진 사건에 대해, 로이는 교장실로 불려 간다. 다행스럽게 로이 목에 남겨진 다나의 목 조름 흔적으로 일주일간의 스쿨버스 탑승 불가와 다나에게 사과의 편지를 쓰라는 훈방조치를 받는다. 


  유약해 보이는 로이의 외모 때문에 Cowgirl이라는 닉네임으로 불리지만, 호기심이 많고, 쉽게 굴복하지 않는 주인공이다. 여동생을 잃었던 경험 때문에 부모님에게 자신의 신변에 대한 걱정을 끼치고 싶어 하지 않은 로이의 생각이, 다나의 괴롭힘에도 의연하게 버티는 힘을 준 것 같다. 로이를 존중하는 부모의 태도도 다른 두 가정과 비교가 된다. 사과 편지를 들고 다나의 집을 찾아간 로이가 만나는 다나의 부모도 아이만큼 거칠다. 로이가 들고 간 사과 편지는 괴롭히지 않으면 나도 너를 때리지 않겠다는 조건부 글이다.  로이는 더욱더 다나의 미움의 대상이 된다. 


 학교에서 친구 Garrret은 로이에게 다나가 보복성 폭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부모님께 전화해서 데려가 달라고 부탁하라는 말에도 꿋꿋하게 하교 시간을 맞는다. 거의 죽을 만큼 맞고 있는 로이를 구해 준 사람이 여자 축구부인 Beatrice다. 베아트리스는 남자 이상으로 강한 체력과 힘을 가지고 있다. 로이가 맨발로 뛰고 있던 소년을 쫓아 간 날, 점심시간에 베아트리스는 무언의 위협을 로이에게 했었다. 그 이유가 그 소년이 베아트리스의 새엄마의 아들이기 때문이었다. 재혼을 한 후에 자신의 아들을 가출하도록 만든 베아트리스의 새엄마는 냉담한 사람이다. 오히려, 베아트리스 아버지가 새아들에 대해 걱정하는 대화를 보면서 왜 베아트리스가 남동생을 지키려 하는지를 알 것 같았다. 


숲으로 맨발의 아이를 찾아간 로이는 가명인 Mullet Finger (숭어 손가락)인 베아트리스 남동생을 만나게 된다. 그가 소개해준 산속 깊은 곳 개울에서 손으로 물고기를 잡는 그 아이는 마치 현대판 로빈후드 같다. 숲에서 혼자 살지만, 전혀 두려움이 없고, 단지 주 연방 정부에서 보호동물로 지정된 올빼미를 구하기 위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서 팬케이크 회사가 올빼미 서식지를 불도저로 밀어 레스토랑 건물을 세우는 것을 막으려고 한다. 


 부지의 관리인인 Curly는 다양한 방법으로 기초 공사를 막는 보이지 않는 10대를 찾기 위해, 경찰을 부르고, 사람을 위협하는 개들을 동원한다. 경찰관 Delinko 또한 부지를 새벽 순찰하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 그사이 로이가 경찰차 전면유리를 까맣게 색을 칠해 버린다. 결국, 지역 신문에 사건이 알려지고 델링코 경찰은 사무실만 지키라는 지시를 받는다. 그의 승진에 오점이 된 사건으로 그는 업무가 끝난 뒤에도 팬케이크 레스토랑 부지를 오간다. 


 다나의 끈질긴 괴롭힘을 로이는 현명하게 처리한다. 상당한 양의 담배를 숨겨둔 곳을 알고 있다고 다나를 팬케이크 하우스 관리 사무실을 알려준다. 결국 다나는 관리사무실에 몰래 밤에 잠입하려다가 컬리가 놓아둔 쥐덫에 발이 걸리고, 컬리에게 잡히게 된다. 다나는 지금까지의 모든 비행을 책임지게 되고 소녀원으로 가게 되는 상황까지 간다.


 로이는 학교 발표 시간에 부엉이에 대한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전하고, 다음날 점심시간을 이용해 팬케이크 하우스 준공식을 막기 위해 간다. 베아트리스의 축구 단원들과 로이 그리고 그 친구들이 준공식을 막고 서로의 손을 잡는 모습이 지역 신문에 나고, 불법 건축 허가를 받기 위해 뇌물을 쓴 팬케익 회사의 비행이 알려지게 된다. 


 준공식에서 뮬렛핑거가 구멍을 파고 그 안으로 들어가 머리만 내민 상황도 웃음이 난다. 부지를 지키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독뱀들을 풀고 저항한 그는 한순간에 지역 영웅이 된다. 그의 엄마는 티브이 포로그램에 출연 연출을 받자 값비싼 옷을 사고, 이로 인해 베아트리스 집의 분란이 된다. 결국, 뮬렛핑거는 집을 나가게 된다. 


 로이는 동생을 다시 찾지 말라는 베아트리스의 말을 듣게 되고, 로이는 뮬렛핑거가 보여 주었던 숲 속 개울가에서 손으로 숭어를 잡아본다. 뮬렛핑거가 손으로 숭어를 잡았던 일을 트릭으로 생각했지만, 자신이 벗어둔 운동화 한쪽에 손가락 만한 숭어가 들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숲 속 어딘가에서 자신을 지켜보고 있을 뮬렛핑거의 존재를 느끼며 책은 끝이 난다. 


 책에서 그려지는 로이, 뮬렛 핑거, 베아트리스는 소신껏 자신들이 원하는 일들을 해내는 인물들이다. 청소년 시기의 가치관이 평생을 살아가는 기본틀이 된다.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로이의 방식이나, 혼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뮬렛핑거의 자립심 그리고 동생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보살피는 베아트리스의 인물됨들이 돋보이는 책이다.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을 위해,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동물들의 서식지를 함부로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 지구는 동물과 인간들 모두에게 조화롭게 살아가는 공간임을 책은 조용하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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