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써봅시다 책이 뭐라고]- 신선수
책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이동하는 꿈을 가진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다. 어른이 되면 삶이 무지갯빛뿐만 아니라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암흑의 존재감도 느낀다. 그 보이지 않는 곳에 대한 두려움은 독서를 시작하게 하는 이유가 된다. 그리고 읽기를 반복하다 보면 희망이 보이고, 그 희망 넘어 누군가에 빛이 되는 글을 남기고 싶은 마음이 서서히 올라온다.
저자의 첫 책인 <한 시간에 끝내는 영어 말하기의 모든 것>은 2020년 세종도서 교양 부분에 선정된 도서다. 그리고 두 번째의 이 책도 그 누군가에게는 빛이 되어줄 글들이다. 시간이 없어 글을 쓰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하루 30분 쓰는 시간을 만들어내고, 조각난 글들이 시간의 굴곡을 지나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프레임 책 쓰기가 그 작은 조각들을 연결해 주는 힘을 준다. 출퇴근 시간 버스에서 휴대폰으로 글을 쓰고, 하루 자투리 시간들 안에서 다시 수정하고 첨가했다고 한다. 그의 6개월간의 노력으로 나온 책은 일상의 화음이 전혀 흐트러지지 않은 평온한 화음 속에서 이루어낸 기적 같다.
매일 30분 글을 쓰기 시작하기 전에 쓰고 싶은 주제를 정해야 한다. 좋아하는 것으로 쓸 것인지 하고 있는 것으로 쓸지를 정해야 한다. 저자는 업을 제외하고 가장 잘하고 많이 에너지를 쏟는 일이 무엇이고,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가치가 있는지 그리고 객관적으로 나에게 책을 쓸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성찰 후 두 권의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글을 쓸 주제를 정했다면, 그 주제와 관련된 단어를 생각나는 대로 종이 한 장 안에 제한 없이 적어 본다. 그 단어들 속에서 유사 항목을 4~5장의 그룹으로 만든다. 그 각각의 그룹에서 소제목이 될 만한 꼭지들의 제목을 2개 이상씩 써보는 것이다. 마치 빵틀을 먼저 만들어 두고, 각각의 틀 안에 재료들을 넣는 준비를 하는 것과 같다. 틀이 만들어졌다면, 그 꼭지 안에 넣을 재료를 써 내면 된다. 꼭지마다 핵심 내용을 정하고, 인용 및 사례를 넣는다. 소제목을 정하고 인용 및 명언으로 시작해 주장과 논거를 쓰며, 사례나 예시를 만드는 프레임으로 꼭지를 완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틀에 맞추어 매일 30분씩 써가다 보면, 어느 순간 한 권의 책이 가을철 감이 나무에서 떨어지듯이 툭 하고 손안으로 책이 들어 올 것이다.
열심히 살아도 불안한 우리의 삶, 왜 책을 써야 하는가, 하루 30분 프레임 책 쓰기, 퍼스널 브랜딩을 위한 책 쓰기 어떻게 준비할까 그리고 책 쓰기에 관한 모든 질문과 답으로 매일 출퇴근 시간 휴대폰으로 글을 써 내려갔을 저자가 상상이 된다. 읽는 삶에서 쓰는 삶으로 방향을 틀었을 때 더욱 필요해지는 것이 다독이다. 그래서 쓰는 동안 읽기에도 가속이 붙는 것 같다. 좋은 책에 대한 만남이 더욱 기다려지게 되는 것이다. 가방 안에 든 종류가 다른 3권의 책은 육체적 노동 같지만, 정신적 싫증을 달래는 다양한 맛으로 읽기 지속 습관을 잡아주는 좋은 전략이다.
부모로 살아가는 일이 쉽지는 않다. 내 한 몸만 생각한다면 쉽게 멈출 수 있다. 하지만, 가족을 부양하는 부모는 쉼 없이 일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번아웃이나 슬럼프가 느닷없이 찾아오기도 한다. 그런 감정의 불청객도 웃으면서 맞이할 수 있는 힘을 주는 활동 또한 글쓰기다. 직장 5년이면 그 분야에서 전문가 정도의 글을 쓸 수 있다는 용기를 준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고유한 특성을 가진 존재로 책으로 쓸 이야기를 충분히 담고 있다. 그냥 용기를 내서 생각을 글로 내려보는 것이다.
40이 지나고 50이 지나기 시작하면 뭔가를 새로 시작할 용기 보다는 늦은 건 아닌지에 대한 불안감이 올라온다. 저자의 남은 생산 기간 계산법은 새롭게 시작할 에너지를 준다. 평균수명에서 현재 나이를 뺀 잔여 생산 기간을 생산 연령 총례(평균 수명- 생산 시작나이)로 나눈 후 100을 곱해 남은 생산기간을 계산할 수 있다. 이 계산법을 써보니 내게는 60% 이상의 생산 기간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생각보다 많은 생산 기간은 겨울 외투 속에서 우연히 발견된 비상금 같은 느낌을 준다.
작은 습관의 변화가 시간이 지나면서 삶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을 저자도 알고 있는 것 같다. 계속해서 누적되는 힘을 알 때, 작은 습관으로 큰 일을 도모하는 일을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저자의 말처럼 ‘진짜 명함’인 책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다. 책 쓰기의 핵심은 계속할 수 있는 끈기, 규칙성과 연속성이라고 한다. 일상 속에서 습관을 만들기 시작하면 된다.
‘개인의 노력은 지극히 개인적이다....... 오늘 나의 최선이 누군가에겐 평범한 일상일 수도 있다.’ 책에서 소개된 웹툰 작가의 말이 인상 깊게 남는다. 내가 힘들게 하고 있는 노력이 그 누군가의 평범한 일상이라는 말은 개인적 노력을 객관적으로 보게 해 주는 힘을 준다.
열심히 알뜰하게 아끼듯 살아가는 저자의 글 쓰는 일상과 삶은 우리가 가진 것으로 충분히 더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