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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권 독서

[SQ3R 독서기술]- 이상욱

by 조윤효

망망대해에서 대어를 낚는 법은 분명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독서의 바다에서 읽기라는 그물로 대어를 기다린다. 책을 통해 인생이 변화되고, 자신의 삶이 바뀐 사례들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역사적 인물들이나 세계적인 부호들도 독서를 통해 성공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평범한 사람이 비범한 사람이 되는 방법 중 하나가 독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떻게’라는 방식이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남이 성공했던 독서법이 나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다. 책을 읽어 가면서도 꾸준하게 독서법을 함께 읽어가면서 나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아가면서 읽어 갈 때, 비범함으로 가는 길이 보일 것이다.


책의 서두글을 읽다 보면 독서 기법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읽기는 강조하면서 효과적 읽기에 대한 지도는 상대적으로 적다.


자기 성취는 탁월한 독서기술에서 온다. 독서 기술이 정보를 정확하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가장 기본적 진실을 만날 수 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자유 시민을 위한 필수 지식인 리버럴 아츠(Liberal Arts)의 트리비움에 대한 소개를 만날 수 있다. SQ3R 독서 기술이 바로 트리비움의 원리에서 시작한다. 언어 구조와 규칙을 배우는 문법, 논리적 사고와 추론을 배우는 논리, 설득력 있는 의사소통을 배우는 수사학이 트리비움이다.


수학과 수학적 계산을 다루는 산술, 공간과 형태를 다루는 학문인 기하학, 소리와 리듬을 다루는 학문인 음악, 천체 구조와 우주를 다루는 천문학을 쿼드리 비움이라 한다. 리버럴 아츠의 또 다른 축을 보면서, 현재의 교육은 주도적인 민주시민 양성을 위한 목적을 이행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SQ3R 독서 기술은 미국 교육 심리학자 프랜시스 P. 로빈슨이 대학생들의 읽기 기술을 올리기 위해 전통적인 트리비움을 응용하면서 시작되었다. 읽을 내용이 아니라 제대로 읽는 법에 대한 지도가 필요한 시대다. 넘쳐나는 정보와 읽어야 할 글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그중에서 나를 성장시키는 재료가 될 생각과 재료를 어떻게 대어 낚듯이 낚아야 할까. 많은 책을 읽고자 하는 욕심으로 읽어오고 있지만, 읽는 기술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유연함이 부족했다. 다양한 독서기술법으로 읽기를 시도해 봐야겠다.


책은 다양한 독서법을 소개한다. (속독, 정독, 낭독, 필사, 신토피칼 독서, 거룩한 독서, 트리비움 독서, SQ3R 독서 기술)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 아이스크림 같다. 책마다 장르마다 또한 기분에 따라 선택해 읽어 본다면, 딱딱한 책 읽기가 유연한 놀이 활동이 될 것 같다.


SQ3R 독서 기술은 다음과 같다.

개관 Survey단계에서 저술 배경, 저자공부, 주제 파악, 목차를 읽고 책 제목을 읽는다. 일기 전 목차를 외워버리면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시도해 보니 생각보다 목차가 외워지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쉬워질 것 같다. 제목은 책 속으로 들어가는 문고리 역할이라는 말이 독창적이다. 책이라는 방에 들어가려면 그 문고리를 잡고 밀고 들어가야 하는데, 문고리가 매력적이면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커지는 게 당연하다.


질문 Question 단계는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저술 목적을 이해하고, 다양한 질문을 통해 독서 목표가 정해진다. 읽기 전에 5 W1 H 질문이나 KWL(알고 있는 것, 알기를 원하는 것, 얻게 된 것) 질문, 서사 질문(삶의 진실을 담고 있는 텍스트)을 통해 질문 리스트를 만드는 것이다. 뇌는 질문하면 답을 찾고자 노력 한다. 읽기 전 질문이 읽는 동안의 독서질을 올릴 것이다.


질문을 만들었다면 본격적으로 일기 Read단계로 들어간다. 읽으면서, 언어 구조와 규칙을 이해하고, 텍스트 요소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훈련인 문법 세우기가 필요하다.

읽고 나서는 되새김 Recite 단계를 통해 논리적 사고를 거쳐, 표현 Review 단계에서 수사학적 기법을 쓰는 과정을 잘 소개하고 있다.


읽기를 체계적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교육철학자의 아들러의 말을 통해, 읽기 강요가 아닌 읽는 방법에 대한 교육을 바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읽기 기술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한 스킬이다.

독서 목적에 따른 독서법이 독서 기술이다. 유대인들의 또 다른 지혜를 만났다. 낭독 기법으로 하루 2회 신앙 고백문을 읽는 ‘쉐마’가 이스라엘 의식 구조와 삶에 큰 영향을 주었다. 작지만 매일 평생을 하는 시스템이 결국, 만족스러운 성취와 성공을 부르는 삶의 기반이 된다.


담고자 하는 사람의 글을 필사하면, 그 사람의 태도나 생각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또한 그 사람의 능력까지 얻을 수 있다. 그래서 필사는 가장 훌륭한 글쓰기 훈련법이라 부르는 것 같다.

독서 기술을 통해 독서량이 아닌 독서 질을 올려야 한다. 연습과 적용을 통해 개발되고 향상될 수 있는 독서 기술을 가질 때, 삶이 달라진다.


SQ3R 독서 기술은 이해력 분석적, 조직력 같은 수렴식 사고력이나 세계관 확장에는 좋으나 에세이, 기사문, 설명문 같은 객관적 내용 전달 이나 설명적 학습 내용으로 그 한계가 있다.

장단점을 알고, 읽는 책에 따라 독서 기법을 바꿔보는 재미가 읽기 효율성을 높여준다. 우리뇌는 선천적으로 학습하기를 좋아한다고 한다. 배워가는 재미 중 하나가 독서법인 것 같다.


한 줄 한 줄 읽어가는 독서길은 지루하다. 줄들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질 때, 눈은 쉽게 피로해지고, 핵심이 잘 들어오지 않을 때가 있다. 저자가 소개하는 센스 그룹 단위의 읽기를 바로 따라 해 보니, 저자의 말처럼 속으로 읽는 현상이 사라진다. 한 줄을 읽을 때 크게 의미 단위로 3번 끊어 읽다가, 조금 익숙해지면 두번 끊어 읽고, 최종적으로 한 줄을 한 번에 읽어 보는 것이다. 문장 중앙을 보면서 위에서 아래로 읽는 (김병완 작가가 소개한 방법 중 하나) 방법 보다 더 머릿속에 잘 들어온다.


읽으면서 밑줄을 긋는 활동이 중요하다. 그러나 내 생각과 신념을 뒷받침하는 문구에 줄을 긋는 것이 아니라, 거부감이 들고 어딘지 신경 쓰이는 문장에 줄을 그으라는 말은 낯설다. 낯선 것에 대한 줄 긋기는 내가 가진 한계선을 드러나게 해 줄 것이다. 드러난 한계는 당연 뛰어넘을 선이 된다. 결과보다는 원인에 줄을 그을 때, 독서는 내용파악, 구조파악, 서술 방식을 파악하는 뇌 활동된다.


이 우주에서 우리에게 두 가지 선물이 주어진다. 사랑하는 힘과 질문하는 능력. 그 두 가지 선물은 우리를 따뜻하게 해주는 불인 동시에 우리를 태우는 불이기도 하다.’

퓰리처 상 수상시인 메리 올리버의 글을 만났다. 간혹 한 줄의 글귀를 만나는 게 한 권의 책을 읽는 정당한 이유가 되는데, 이 책은 한 줄뿐만 아니라 독서법에 폭넓은 시각을 덤으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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