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iver] - Lois Lowry
“행복만 있는 세상, 정말 행복할까?” — 『The Giver』가 던지는 불편한 질문이다.
삶에서 걱정이나 고생 없이 짜인 각본데로, 꽃길만 걷는 인생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는 책이다. 책은 야생 속에 자라는 나무가 아니라, 모든 것들이 갖추어져 있는 온실 속의 삶을 이야기한다.
가족을 ‘Family Unit’이라 칭하는 곳에서 위원회가 정해주는 결혼 후, 애완용 개를 선택하듯 아이를 배정받는다. 정해진 틀대로 살아가기 때문에 모든 것이 안정적이다. 직업 또한 위원회가 선정해 준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사람들이 모여 아이들 연령별로 사회에서 부여하는 특권을 자축한다. 재킷에 단추 개수가 늘어나고, 9살이 되면 자전거가 지급이 되고, 12살 이후는 성인처럼 직업이 주어진다.
The Giver 즉 기억 전달자는 사회 구성원에서 특별히 한 명이 선택되어 지나온 역사와 생각들을 전달받는다. 주인공 Jonas가 기억을 전달받는 Reciever가 되어 1년 동안 인간 삶에서 일어났던, 사랑, 행복감 및 불행, 불안, 배고픔등 다양한 감정들을 생전 처음으로 맛을 보게 된다.
읽을수록 그 사회에 대한 궁금증의 늪으로 빠지듯 읽어가게 만드는 책이다. 아침이면 배달되는 안정적인 식사배급 제도와 사춘기가 다가오면 이성에 대한 감정을 없애는 알약을 매일 먹어야 하는 규칙이 당연한 사회다. 매일 진행되는 아이들의 꿈이야기를 통해 가족 구성원인 엄마 아빠가 할 일이 언제부터 알약을 먹여야 하는지 알아내는 일이다.
사람들은 색깔을 볼 수 없고, 음악이 없는 사회를 의식하지 못한다. 결정적으로 우정이나 사랑, 연민 같은 가장 인간다운 감정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란성 쌍둥이가 태어나면 몸무게가 가벼운 아이는 자연스럽게 Release 된다. 해방이 아니라 태어나자마자 주사를 주입해서 마치 쓸모없는 물건처럼 제거된다
직업 중 3년 동안 아이만 낳는 여자들은 그 이후의 삶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나머지 삶은 노역으로 삶이 마감된다. 나이가 든 노인도 또한 당연히 Release의 대상이 된다. 그 일을 해내는 사람들이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다. 감정이 없기 때문에 전혀 괴롭지 않다.
기억을 전달받는 조나스는 처음 맛보는 인생의 희로애락이 혼란스럽다. 기억 전달자는 조나스를 통해 그 사회의 문제점을 정확히 직시하게 된다. 자신의 딸이 기억 전달을 받는 과정 중에 Release 된 고통을 알고 있기에 조나스를 돕는다.
밤이면 잠들지 못하는 Gabriel이 조나스 집에 잠깐 동안 돌봄을 받는다. 조나스의 아버지 직업이 신생아들의 제거를 담당하는 사람이기에 최종 결론을 내리기 전 자신의 집에서 돌보고 있었다. 이제 막 걷기 시작하고 말을 배우기 시작한 가브리엘은 밤이면 칭얼대고, 보채서 부모의 숙면을 방해한다. 그래서 조나스가 자신의 방에서 가브리엘을 재운다. 조나스가 전달받은 행복감을 가브리엘에게 전달하면 아이는 소리 없이 잠에 빠져 든다.
크리스마스 행사를 앞두고 기버는 조나스를 이 사회로부터 탈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버는 다시 사람들에게 전파될 인간의 감정들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조나스와 함께 떠나지 않는다.
밤마나 칭얼대는 가브리엘이 다음날 아침 아버지의 손으로 제거될 예정이었다. 이를 안 조나스는 아이를 태울 수 있는 보조 의자가 있는 아버지 자전거를 타고 사회로부터 탈출을 시작한다. 위원회가 보낸 수색팀들은 색을 볼 수 없기 때문에 탈출자들의 몸에서 나오는 열감지로 도망자를 찾지만, 다행스럽게 조나스가 가지고 있는 눈과 얼음, 추위에 대한 기억을 가브리엘과 나누어 채온이 떨어져 발각되지 않는다.
조나스가 처음 맛난 추위와 배고픔은 고통스럽다. 그전의 삶은 ‘The life without color, pain, or past (색깔, 고통 또는 과거가 없는 삶)’이었지만, 그곳을 다시 동경하지 않는 것 같다.
편안한 세상을 찾아가는 여행이 아니라 인간 기본 본성이 존중받는 곳으로 향하는 여정이다. 결국, 그가 기버를 통해 전달받았던 곳으로 도착하면서 작가가 조용하게 주인공을 향해 이야기한다.
‘He would have lived a life hungry for feeling, for color, for love.’ 그는 감정과 색깔 사랑에 대한 삶의 배고픔을 느끼며 살아가는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살아가면서 만나는 욕망과 번뇌 그리고 괴로움은 당연한 것이다. 어둠을 모조리 몰아내고, 행복감만으로 살아가려는 것 자체가 삶을 건조하게 만든다. 불쑥불쑥 나타나는 어둠을 또 다른 나로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밝은 나를 더 건강하게 볼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삶은 씨줄과 날줄처럼 어둠과 밝음이 교차하며 세월의 강을 흘러가다 보면, 자신만이 갖는 고유한 그림이 탄생한다는 것을 책은 조용하게 이야기하는 듯하다.
그래서 이 책은 ‘행복하게 사는 법’을 말하지 않는다.
대신 ‘진짜로 느끼며 살아가는 법’을 일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