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남편은 아이들 앞에서 심각하게 싸우지 않기로 약속했었다. 부모가 싸우는 모습을 아이들이 지켜볼 때 얼마나 위축되고 힘든지, 내가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래 상황은 장난스러운 상황임을 미리 말하고자 한다.>
남편에게 몇 가지 작은 일로 잔소리를 했다. 남편은 나에게 장난스럽게 대꾸를 하며 말을 듣지 않았다.
내가 속상한 척, 아이들에게 “얘들아 아빠가 엄마 말 안 듣고 계속 말대꾸만 해. 엄마 속상해!”라고 하자 이런 일이 벌어졌다.
6살 첫째는, 나에게 편지를 썼다.
To 엄마
엄마! 나야 나 OO. 엄마 아빠가 엄마한테 말대꾸해서 기분이 안 좋았지? 맞아 기분이 안 좋았을 거야. 그러니까 내가 선물 줄게. 안녕!
다섯 살 둘째는 아빠에게 갑자기 자기가 제일 아끼는 티니핑 인형을 건넨다. 엄마에게 사과하고 자기 인형을 선물로 주라는 것이다.(웃음이 터져 나왔다.)
아빠는 두 남매의 등쌀에 못 이겨 나에게 사과를 하고 선물을 건네며 완벽히 K.O패 했다.
이번 부부싸움 고자질로 알게 된 것은,
1. 아이들은 아무리 아빠랑 노는 걸 좋아해도 엄마 편이다.
2. 아이들도 누군가의 화를 풀 때는 선물이 좋다는 것을 아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