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손을 잡고 산책을 하던 중이었다. 아이가 갑자기 어! 하며 멈춘다. 내 손을 놓고 손가락으로 바닥을 가리키며 말한다.
“여기에 있으면 안 되는데!”
아이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반쯤 태운 담배꽁초가 떨어져 있다. 5살은 이제 막 사회질서, 규범, 규칙 등을 배우는 나이다.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면 안 된다는 것.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는 것 등.
지극히 당연하고도 옳은 사회 규칙이 어겨진 상황에 아이는 몹시 당황해 보였다.
나는 재빨리 “그러게 바닥에 버리면 안 되는데! 엄마가 나중에 쓰레기 버린 사람 보면 혼내줘야겠다!”라고 큰소리를 쳤다.
그러자 아이는 큰 눈을 깜빡이며 묻는다.
혹시 실수로 떨어뜨린 건 아닐까?
아직은 아이의 마음속에 일부러 쓰레기를 길거리에 버리는 어른은 없나 보다.
담배꽁초를, 그것도 반이나 핀 것을, 실수로 떨어뜨렸을 리 없건만, 나는 아이의 말간 눈을 보며 차마 아니라고 말하기가 미안했다. “그런가 보다. 누가 실수로 떨어뜨렸나 봐! 우리는 실수로도 길거리에 쓰레기 떨어뜨리지 말자.”라고 대답해 주었다.
이제 막 사회의 규칙과 규범을 배워가는 햇병아리 같은 5살 아기에게, 차마 이렇게 당연한 것을 지키지 않는 다 큰 어른이 존재한다고 말하기가 부끄럽고 또 미안했다.
누군가 그랬다. 인생은 초등학교 때 배운 것의 복습이라고.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우리가 아주 어려서 배운 가장 쉬운 것을 떠올리면 된다.
그러니 우리, 길거리에 쓰레기 버리지 말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