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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아리 Apr 27. 2023

유독 힘든 날, 다이아몬드 반지를 받았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그리고 유독 힘든 날이 있다. 그날이 그랬다. 폭풍 같은 하루를 보내고 퇴근한 뒤, 아이와 놀아주고 씻기고 밥을 차려 먹이고, 나는 뻗어버렸다.(남편은 야근 중) 아이 둘이 잘 노는 것 같아, 침대에 잠시 누워서 숨을 돌린다.


거실에서 6살 먹은 큰 아이가 빳빳한 종이가 필요하다며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테이프, 가위를 찾는 소리도 들린다. 그러다 자기가 만든 것이 찢어졌다며 혼자 속상해하더니 이내 무엇인가를 계속 만든다.




한참을 그러다 방에 들어온 아이가 나에게 손을 달라고 한다. 누워있던 나는 어리둥절해서 손을 내밀었다.


작고 통통한 손에 들린 것은 바로, 종이로 만든 엄청 큰 다이아몬드 반지. 평소에 반지를 좋아해서 자주 끼고 다니는 것을 아는 아이가, 나를 위해 반지를 만들었다며 끼워준다.


엄마가 반지 좋아하지?


라며 나에게 끼워주는 반지에는 아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찢어진 반지 구멍을 테이프로 붙인 자국에서 사랑이 듬뿍 느껴진다. 어쩌면 지금의 남편이 결혼하자며 건넨 반지보다도 더.


힘든 날, 어쩌면 조금은 덜 친절한 엄마였을 그날에도, 아이는 나에게 언제나 가장 큰 사랑을 준다.


무엇으로도 힘이 날 것 같지 않던 그날도, 나는 아이가 만든 종이 반지에 어느 때보다 큰 힘이 난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참 과분하게도 행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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