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조직이 그러하듯이 TF에서는 조직의 발전과 새로운 지휘부의 운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아이디어와 실천과제가 식별될 것이다. TF의 구성을 시작으로 이슈별 의견 수렴, 개선방안 도출, 식별 결과의 활용은 TF 운영의 통상적인 절차라 할 수 있다.
TF의 구성원은 지휘부에서 주로 결정하게 되며, 주제별 팀을 이루어 시니어급을 팀장으로 정한 후 팀원을 형성하게 된다. 팀장은 주어진 기간 동안에 간헐적으로 지휘부와의 미팅을 하게 되는데.... 이 미팅에서 지휘부의 의견이 앞으로 작성될 TF 결과보고서에 자연스럽게 반영되기도 하며, 전체적인 작성 방향이 은연중에 노출되기도 한다.
제목의 주제로 돌아와서, 어느 날 TF 위원으로 활동하는 A 후배가 찾아왔다.
A는 선배로서 의견수렴을 한다는 이유로, 또한 기획조정본부에서 근무했던 노하우를 듣는다는 이유로 TF에서 발의된 이슈에 대하여 나에게 의견을 물었다.
"당신은 준비된 리더"에서 상술하였듯이, 나는 이미 지휘부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있었으므로 업무 노하우를 다시금 되살려 자문을 해주었다.
즉, 발굴된 새로운 방안이 회사의 내규로 확정되었을 때를 가정한 후 이로 인해 발생할 제도, 조직, 인력부문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순된 상황, 파급력, 외부 법률과의 관계, 이를 극복하려면 수정해야 할 부분 등을 세밀하게 조언해 주었다. 안건별 의견을 제시하다 보니, 많은 안건에 대하여 나는 주로 제약사항과 단점 등을 설명하고 있었다.
아직은 초안이어서 그런지, 다듬어지지 않고 일종의 개인적인 '희망사항'만이 나열된 듯한 느낌을 주었다.
1시간이 지나가면서.... 갑작스럽게 의문이 들었다.
후배가 자문을 구하는 이유는 뭘까?
TF는 기존 조직과 별개로 독립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그 결과 또한 자율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
현행의 제도라는 '틀'에서 안을 내는 것보다, 대안을 마련하고 필요하다면 '새로운 틀'을 제시하면서 제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일종의 권한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배가 선배에게 자문을 구하는 이유는 뭘까?
어쩌면 선배에 대한 예의와 존중, 추후 나올 TF 결과에 대한 반대의견 사전예방, 파급효과에 대한 책임 공유를 위함일 수 있다.
그리고 아마 가장 큰 이유는 상급자에게 '능력을 인정받기' 위함일 것이다.
TF를 통해서 각각의 위원은 지휘부에 개인의 능력을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기존의 업무 이외에도 TF 활동이라는 추가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상급자에게 봉사정신을 전제로 한 활동이니, 쓸만한 아이디어 하나로 새로 부임한 CEO에게 '주목할만한 인재'가 될 수 있는 가장 빠른 통로인 것이다.
꼭 TF만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루트로 들어오는 후배들의 자문요청은 어쩌면 보다 발전되고 멋진 방안을 상급자에게 제시하여 능력을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이러한 후배들의 마음을 미리 헤아려서 ●조직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 ● 후배의 제시안을 보완하면서 발전된 방안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자문해주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