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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imlico Jun 14. 2023

19세기 영국의 도시화 간단 정리

19세기에 형성된 공업도시는 1760년대 증기기관(steam engine)의 발명 및 상용화가 본격적으로 촉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8세기의 공장들은 기계를 돌리기 위해 숲 속 깊숙이 계곡이나 강 상류의 수력에 의존했었기에 입지의 제약이 컸었다. 특히 풍부한 노동력이나 원자재 확보의 어려움은 생산성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원인이 되었다. 당시 노동력 확보를 위해 노동자 기숙사라는 개념이 최초 생겨나게 된다. 강이나 계곡을 따라 선형으로 형성되었다.


18세기 후반부터 증기 기관이 상용화되면서 방적기 등 기계운용이 더 이상 수력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었다. 기계운영의 지리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도심 근처에 공업지대가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또한 증기기관을 활용한 기차와 철도가 개발되면서 노동자 통근 및 원자재 이동의 범위, 속도, 비용도 크게 개선되었다. 이것은 현재 영국 도시들의 철도역들이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이유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현재 셰필드의 트램 노선은 19세기 노동자들의 통근기차와 유사한 경로를 가진다. 자본가나 관리들이 거주했던 서쪽의 교외 주택지가 아니라, 노동자들이 거주했던 북동(노선을 따라 현재 도시재생사업 및 메도우홀 쇼핑센터 개발) 및 남동 방향과 도심을 이어주고 있다.


이를 위해 도시공간에 시간의 개념이 동시에 강화되면서 관공서와 기차역에 시계탑이 세워지기 시작했다. 시계는 당시에 고가의 물건이라 개인 노동자들의 소지가 불가능했었고, 분업이 대량생산의 핵심인 공장에서는 같은 시간에 모든 노동자들이 생산 라인에서 작업을 시작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통근 기차 스케줄은 산업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해 정확히 지켜져야 했었다. 현재 맨체스터시의 상징물이 꿀벌인 이유는 공장으로 출퇴근을 하러 한꺼번에 들어가고 나오던 노동자들이 꿀벌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의 산업단지들에도 출퇴근 시간에 비슷한 광경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당시에 석탄에 의존한 증기 기관과 공장시설들은 도심을 빠르게 오염시키면서 최초로 "도시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산업 생산성은 크게 높아졌으나 그만큼 도심 주거의 질은 떨어졌고, 돈이 있는 자본가나 관리들은 환경적으로 우수한 교외에 주거지역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도심에 위치한 기차역과 마찬가지로 맨체스터나 셰필드 같은 과거 산업화를 이끌었던 도시들은 현재까지도 교외에 양호한 주택지들이 형성되어 있다.


런던의 버킹엄궁전을 포함한 귀족들의 주택들이 당시 교외였던 웨스트민스터로 이전했던 이유는 차이가 있다. 17세기에 런던 도심(현 시티 오브 런던)을 중심으로 재유행했던 흑사병, 런던대화재(1666), 비위생적 도심 환경, 템즈강 동쪽에서 밀고 들어오는 적의 위협적인 군함 때문이었다. 현재 영국 총리가 머무르는 다우닝 10번가의 관저들(재무장관은 옆 집인 11번가에 거주)도 17세기 후반에 개발된 교외 주거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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