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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민기 May 14. 2023

방향이 옳은가?

미국의 19세기 공화주의, 20세기 자유주의, 21세기 디지털 기술

아래 사진으로 첨부된 Jaron Lanier의 가디언지 인터뷰 기사를 읽어보면, 글로벌 테크기업들이 주도하는 디지털 기술은 소비와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간의 사유의 폭을 줄이거나 자극적인 카테고리 안에 갇히게 하고, 선택의 기회를 빼앗아간다는 문제점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인간성과 도덕은 점점 줄어들고 부와 기술의 가치를 앞세우고 있다. 시민의 민주적 참여와 자치정신에 대한 관념도 왜곡된 정보에 의해 그 가치가 폄하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이것은 19세기와 20세기 사이에 존재했던 자본주의와 자유주의의 불편한 공존의 맥락이 21세기에 디지털 기술을 통해 더욱 강화되었음을 보여준다. 마이클 샌델 교수의 책, '당신이 모르는 민주주의(2023)'에서 밝혔듯이 18-19세기의 미국에서 도덕과 자치를 강조했던 공화주의적 공공철학과 시민적 노동관은 점점 부정적인 방향으로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경험해 왔다.

지금의 미국의 모습을 보면 상상하기 힘들겠지만, 미국은 건국초기부터 시민들이 궁극적으로 고용주에 종속되어야 하는 임금노동제를 거부해 왔었다. 심지어 분업에 의한 대량생산방식인 영국식 제조업 또한 피해왔었다. 오히려 개인의 땅에서 자발적인 생산을 하는 자유노동자가 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려 노력해 왔다. 그 이유는 모든 시간을 노동에 쏟아부어야 하는 임금노동자가 되면 자치를 위한 정치적 참여의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었다. 그만큼 18-19세기 미국의 공화주의는 자본주의적 부의 가치보다 민주적이고 도덕적인 자치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겨왔었다. (하지만 노예제는 공화주의 관념 밖에서 인식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관념은 20세기 임금노동에서 얻어지는 사업자의 경제적 혜택을 위해, 노동조합을 약화시키고 노동자들을 억압해 온 자유방임주의자들에 의해 변화되기 시작했다. 18-19세기의 시민적 노동관은 20세기에 들어서 자본주의의 태생적 불평등을 인정하는 자발주의적 자유노동관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고용자와 피고용자 사이의 불평등한 차이를 자유의 가치(e.g. 계약의 자유)를 앞세워 인정하지 않았다. 즉, 이러한 인식적 변화는 현재의 미국이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금융산업의 선두에 있는 국가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으로써 이해할 수 있다.  

역사적 맥락의 방향성에서 볼 때, 현재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21세기 디지털 기술과 AI기술의 혁신이 어떤 부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지 우려되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기술혁신은 계속 진전되겠지만 인간성 및 도덕적 방향성에 대한 수정이 동시에 필요하다.

가디언지 기사 (2023.3.23)

이하 Jaron Lanier의 주요 인터뷰 내용.

"Although many of the digital gurus started out as idealists, to Lanier there was an inevitability that the internet would screw us over. We wanted stuff for free (information, friendships, music), but capitalism doesn’t work like that. So we became the product – our data sold to third parties to sell us more things we don’t need. “I wrote something that described how what we now call bots will be turned into these agents of manipulation."

"Lanier was always dismayed that the internet gave the appearance of offering infinite options but in fact diminished choice. Until now, the primary use of AI algorithms has been to choose what videos we would like to see on YouTube, or whose posts we’ll see on social media platforms. Lanier believes it has made us lazy and incuri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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