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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민기 Oct 01. 2023

혁신도시에 대한 비판을 다시 비틀어 바라보기

공공기관들을 지방으로 이전시킨 혁신도시 개발(신도시)은 주변 원도심을 쇠퇴시킨다는 비판들이 많다. 1950-60년대 제인 제이콥스 이후로 도시계획 교과서에서는 원도심에 집중하라는 내용이 주류 패러다임이다.

하지만 왜 우리는 기존 원도심이 아닌 뉴타운 개발로 진행을 해야 했었을까? 나는 원도심이 아닌 뉴타운 방식의 혁신도시 개발방식에 분명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이 방식이 가장 합리적이지 않았을까란 생각도 가지고 있다.

뉴타운 개발 방식은 대규모의 자본 투자가 용이하다. 만약 기존 원도심을 혁신도시 대상지로 지정했을 경우에는 개발이 일어날 땅을 찾기가 매우 어렵고 여러 가지 제약조건과 주민협의 등 시간도 길게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다시 말해, 원도심은 대규모 공공 예산을 투자하고 싶어도 그럴만한 마땅한 개발 가능한 땅(브라운 필드)이 부족하다. 지역균형발전의 효과를 위해서는 대규모의 돈을 개발행위로 신속하게 풀어서 지역에 활력(고용증가 및 민간의 2차 투자 등)을 돌게 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브라운필드보단 그린필드를 개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유리하다.

다시 강조하자면, 교과서적인 정답은 원도심 투자다. 하지만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투입되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점이 존재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권이 바뀌어도 일관성 있는 정책추진이 필수적이다. 우리의 정치환경에서 이것이 과연 가능한가?

이 점을 고려하면, 아직 한국사회에서는 뉴타운 개발형 혁신도시가 현실성이 더 높다는 것이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교과서적으로는 분명 정답이 아님에도 말이다.

*이러한 이유로 영국에서는 기존 도시지역의 브라운필드를 발굴하여 공공이나 민간에 공급하는 전담조직(홈즈 잉글랜드)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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